[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1.만성질환 유발하는 담적병 치료 3원칙
[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1.만성질환 유발하는 담적병 치료 3원칙
  • 김영근 원장
  • 승인 2020.02.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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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질환은 만성으로 되기 쉽다. 김영근 위맑음한의원장이 위장 등 소화기질환 극복법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만성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데 별다른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늘 속이 더부룩하고 복부 팽만감을 달고 사는 데도 병원의 각종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오는 것이다. 치료 방법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상황은 더욱 안 좋아져 과민성대장증후군, 복통, 트림, 가슴 답답함, 입냄새, 두통, 어지럼증, 손발 저림, 불면증까지 겹치는 사례도 있다.

이런 경우 한의사들은 담적(痰積) 가능성을 점쳐본다. 담적은 담이 정상순환을 하지 못해 탁하고 걸죽해진 진액이 가슴에 몰려 생긴 병증이다. 점성이 높은 담은 가래가 많고, 기침을 해도 잘 뱉어지지 않는다. 몸에 노폐물이 많아지면 위와 장의 기능이 떨어지고,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각종 병리 현상이 유발된다. 장부의 기능저하 속에 담이 무기질, 탁한 혈액 등과 작용하면 조직을 굳게 한다.

이로 인해 주변 조직과 기관의 활성도가 떨어지게 돼 증세는 더욱 악화된다. 담적의 주된 증상은 복통이다. 비위(脾胃) 기능 이상에 의한 수습(水濕)으로 담이 생겨서 나타난다. 그러나 노폐물이 쌓이는 조직과 경화되는 정도에 따라 소화기질환 외에도 담 결림,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의편(醫碥)의 적취(積聚)에서는 ‘담적은 나무처럼 뻣뻣하고, 어지럽고, 막히고, 답답하고, 조잡하다. 평소 담이 많은 사람에게 일어난다(痰積, 證見麻木眩暈, 痞悶嘈雜, 其人平素多痰)’고 설명하고 있다. 치료법으로 한의학대사전에서는 가래를 삭이면서 폐기(肺氣)를 고르게 하는 도담탕(導痰湯)이나 죽력달담환[竹瀝達痰丸) 등을 제시한다.

인터넷 시대는 정보가 넘쳐난다. 특히 오랜 기간 병을 앓은 사람은 지식이 상당하다. 그 영향인지, 만성 복통 등으로 한의원을 찾은 상당수는 “담적병인 것 같습니다”라고 자가진단 속에 상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처럼 담적을 예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특히 노폐물이 위장 내벽을 뚫고 들어가 조직을 굳게 한다는 인식은 위험하다. 특정 물질이 위벽을 뚫고 스며든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담은 인체가 처리하지 못한 노폐물의 집합체인 것은 맞다. 그런데 담은 한곳에 머물기도 하고, 전신을 순환하기도 한다. 한곳에 머물러 쌓인 게 담적이다.

따라서 혈액순환이 왕성하면 담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형성된 담이나 담적도 사라진다. 결국 담과 담적은 질환의 원인이 아닌 중간산물인 셈이다.

만성 소화기질환을 포함한 담적에 의한 질환 치료 핵심은 심장의 강화, 간의 강화, 운동이다. 근육 움직임에 필요한 에너지는 혈액을 통해 공급받는다. 혈액순환을 관장하는 장부가 심장이고, 에너지에 필요한 모든 혈액도 심장에서 나온다. 심장의 혈액 운송 능력은 소화기관의 근육 움직임과 직결된다.

간은 근육을 주관하고, 음식의 연동연하 운동에 관여한다. 소화기관이 만든 에너지인 영양분은 간과 근육에 저장된다. 간에서는 담즙도 생성돼 십이지장에서 분비하게 한다. 담즙은 지방의 소화흡수, 노폐물 배설, 위산중화, 부패방지 기능이 있다. 만성 소화기 질환자는 간과 근육이 약할 수밖에 없다.

담적을 삭이고, 피를 맑게 하는 법은 무엇보다 운동이다. 체내에서 만들어진 노폐물은 호흡과 소변, 몸을 움직여 나오는 땀으로만 배출된다. 대변은 활용하고 남은 찌꺼기다. 따라서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통해 호흡이나 소변으로 나가지 못한 모든 노폐물을 배출시켜야 한다. 특히 화학입자들은 땀을 통해서만 완벽히 배출된다. 찜질이나 사우나와 같은 인위적인 열 자극에 의한 땀 배출은 과하면 안 된다. 세포액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근>

태원의학회 수석교수로 위맑음한의원장이다. 20년 넘는 기간 동안 만성 소화기질환 연구와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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