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봉 너무 깊숙이 넣어 귀지 파면 고막천공 발생
면봉 너무 깊숙이 넣어 귀지 파면 고막천공 발생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2.28 14:44
  • 호수 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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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성 고막천공 증상을 나타낸 환자의 고막. 고막 천공은 외이도와 중이 사이에 위치한 얇은 막인 고막은 외부로부터 충격에 의해 찢어지거나 구멍이 난 것을 말한다.
외상성 고막천공 증상을 나타낸 환자의 고막. 고막 천공은 외이도와 중이 사이에 위치한 얇은 막인 고막은 외부로부터 충격에 의해 찢어지거나 구멍이 난 것을 말한다.

코 심하게 풀어도 고막천공 날 수 있어…귀울림‧어지럼증  증상 나타나

고막 손상 심하면 ‘고막성형술’ 받아야… 방치 땐 청력 크게 떨어져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노원구에 사는 김 모 어르신(80)은 귀가 답답한 느낌이 들 때마다 면봉으로 귀지를 빼내는 습관이 있다. 그날도 어김없이 면봉을 귀에 넣고 귀지 청소를 시도했는데, 깊게 들어간 귀지가 빠지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김 어르신은 순간 면봉을 귀 안에 쑥 집어넣었는데 귀가 먹먹해지고 갑작스러운 통증이 느껴졌다. 놀란 김 어르신은 병원을 찾았고 고막 천공 진단을 받았다. 

고막은 외이도와 중이 사이에 위치한 직경 1㎝도 채 안 되는 얇은 막이다. 외부에서 소리가 들어와서 음파가 외이도로 들어오면 이 소리를 진동시켜서 안쪽에 있는 구조물에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고막천공은 이러한 고막이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의해 찢어지거나 구멍이 나서 손상된 것을 말한다.

◇귀울림‧어지럼증‧출혈 등 발생되면 고막천공 의심

고막천공은 면봉이나 귀이개로 귀를 후비다가, 코를 심하게 풀다가, 귀 주변을 심하게 맞았을 때 많이 일어난다. 또한 교통사고나 추락, 폭발사고 등으로 머리 부분에 큰 충격이 가해졌을 때, 뜨거운 물질이나 화학품이 귓속으로 흘러 들어갔을 때에도 쉽게 발생될 수 있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안용휘 교수는 “다양한 상황에서 고막천공이 발생될 수 있다”며 “고막천공이 심한 경우나 이차적 감염증이 동반됐다면 자연 치유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이염을 앓다가 고막천공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고막 안쪽 중이강 내의 염증이 심해지면 고름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고막이 찢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막천공이 생기기 직전에는 귀통증이 심해지고, 천공이 생긴 이후에는 통증이 호전되면서 귀에서 진물이 나오게 된다. 

급성 중이염으로 인한 천공은 대부분 크기가 작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될 수 있지만, 만성 중이염에 의한 천공은 자연치유가 드물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고막천공은 고막의 찢어진 정도나 구멍 크기에 따라 증상의 경중이 달라진다. 고막 손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통증이 오래가지도 않고 빠르면 일주일 새에도 고막이 자연 재생돼 저절로 낫는다.

안용휘 교수는 “고막은 하루에 약 0.05㎜ 정도씩 재생되며 자연스럽게 치유되지만 그 기간 중 외이도가 감염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외이도가 감염되거나 다른 이유로 고막 손상이 지속된다면 청력이 점차 떨어지거나 귀울림(이명)이나 어지럼증, 출혈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또 고막손상으로 인한 출혈이나 고름이 흘러나올 수 있고, 심한 경우 다른 기관에도 문제가 생겨 청력이 크게 나빠지거나 극심한 어지럼증이 동반될 수 있다. 

◇고막천공 심하면 고막성형술 시행

고막천공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우선 고막의 손상 여부와 손상 위치, 범위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귀 내시경 검사나 청력검사 등을 통해 진단받을 수 있는데, 귀 안의 다른 기관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측두골 단순 방사선 검사나 측두골 단층촬영검사(CT)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삼염화초산 등을 처방해 천공 부위를 부식시켜 고막 재생을 촉진시키는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만약 고막의 손상범위가 큰 경우에는 화학물질이 묻은 고막용 종이패치나 실크 단백질로 만든 실크패치를 고막에 덧대어 고막재생을 도울 수 있다. 패치는 손상 부위를 정상화시키고, 빠른 시일 내에 고막 재생을 돕는 효과가 있다. 또 실크패치 시술 후 염증이나 세균, 곰팡이에 의한 감염 등 부작용이 적고, 재생된 고막조직이 매끈한 형태로 복원되고, 구멍 난 부위를 정확히 시술하는 특징이 있다. 

만약 고막용 패치 시술이 의미 없을 정도로 손상 부위가 너무 크거나 세균감염 등의 합병증이 심한 경우, 내이손상이 동반된 경우나 2개월 이상 고막천공이 이어진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가장 흔히 시행되는 수술적 치료는 ‘고막성형술’이다. 고막성형술은 천공된 부분을 메우기 위해 귀 주변에서 지방이나 근막, 연골막 등을 조금씩 떼어내어 이식하는 것이다. 

간혹 천공 위치나 외이도 형태에 따라 귓바퀴 뒤쪽을 절개 하고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귓구멍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흉터가 남지 않는다. 

안용휘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가하루 입원하거나 수술 당일 퇴원하게 된다”며 “잠시 어지럼증을 느낄 수는 있지만 대게 금방 회복되는 증상들이다”라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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