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21. 입냄새, 몸냄새, 대변냄새로 알수있는 질환
[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21. 입냄새, 몸냄새, 대변냄새로 알수있는 질환
  • 김대복 한의학 박사
  • 승인 2020.03.05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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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 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냄새는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이다. 또 사물이나 분위기 따위에서 느껴지는 특이한 성질이나 낌새다. 냄새로 낌새를 느낄 수 있다. 이는 사회학적으로 쓰이고, 의학적으로도 통용된다. 의학적으로 냄새는 질환을 유추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신체 장부의 이상이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하는 냄새는 입으로 솟구치는 게 가장 많다. 또 일부는 체취로 풍기고, 일부는 대변으로 배출된다. 겨드랑이 체취가 심하면 갑상선 이상을 생각하고, 두피에서 기름진 냄새가 나면 지루성피부염을 점쳐볼 수 있다. 냄새와 질환의 상관성을 알아본다.

하나, 시큼하거나 역겨운 냄새다. 소화불량으로 인한 여러 질환 가능성이 있다. 시큼한 냄새의 주된 원인은 위산 과다다. 소화 장부가 약해 위산이 많이 분비되면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궤양으로 악화된다. 악취는 위에서 올라오는 냄새가 식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배출되기 때문이다. 악취는 위암이나 소화기 질환자도 비슷하다. 소변에서 시큼한 냄새가 신장 기능을 체크하는 게 좋다.

둘, 달콤 시큼한 냄새다. 향기로운 과일향과 식초향이 섞인 냄새는 당뇨병 가능성을 시사한다. 당뇨 환자는 탄수화물 분해 능력이 떨어진다. 인슐린 분비가 원활하지 않은 탓이다. 지방대사가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아세톤 성분이 폐를 통해 입으로 나가게 된다. 이로 인해 달콤한 과일과 같은 아세톤 향이 풍긴다.

셋. 생선 비린내다. 간질환과 신부전증을 생각할 수 있다. 간이 약하면 메르캅탄 물질의 완전 대사가 쉽지 않다. 남은 메르캅탄이 폐를 거쳐 입으로 배출되면 생선 비린내가 풍긴다. 또 신부전에 의한 요독증도 비슷한 냄새가 난다. 신부전이 심해 신장 기능을 장기간 떨어뜨리면 요독증이 생길 수 있다. 숨을 내쉴 때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 침이 분비되는 타액선을 통해 요소 성분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변에서 혈변에 생선 썩는 냄새가 풍기면 대장암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 대장 조직이 부패했을 가능성 때문이다. 몸에서 생선냄새 폐질환을 생각할 수 있다.

넷, 달콤한 아민향이다. 비린내에 섞인 달콤한 아민향이 풍기면 심한 간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혼수상태에 이를 정도로 간이 심하게 손상되면 아민향이 난다.

다섯, 달걀 부패 냄새다. 계란 썩는 냄새가 나면 간경화증도 염두에 둬야 한다. 간에서 해독되지 않은 노폐물이 달걀이나 피 썩는 냄새로 이어진다. 또 급성 간염, 간경화, 담낭염 등은 달걀 썩는 냄새에 곰팡이 냄새, 시큼한 냄새가 가미된다.

여섯, 치즈 썩는 냄새다. 녹농균에 의한 이비인후과 질환과 연관성이 높다. 중이염과 축농증이 대표적이다. 특히 코 속에 염증이 있으면 세균 번식이 왕성하고 악취가 나게 된다.

일곱, 혈액 부패 냄새다. 피가 썩는 냄새는 위출혈과 혈액질환의 낌새가 된다. 위벽의 심한 자극은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혈액질환 중에서는 백혈병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백혈병은 고열, 탈수가 일어나 침의 분비를 적게 한다. 입 냄새가 악화된다.

​여덟, 역겨운 냄새가 지속되면 폐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폐의 염증으로 고름이 생기면 썩는 냄새가 난다. 악취는 호흡을 통해 입으로 나온다. 증세가 심할수록 악취가 더하다.

아홉, 숨이 차면서 악취가 나면 기관지염을 의심할 수 있다. 악취는 모든 염증성 질환의 공통점이다. 그런데 기관지에 문제가 있으면 기침이 잦거나 가래 증상이 동반되는 경향이다. 흔히 숨이 차게 된다.

열, 스트레스성 악취다. 악취가 나는 데 원인을 잘 모를 때는 매핵기를 의심할 수 있다. 스트레스도 구취를 유발한다. 구강이나 내분비 계통에 질환이 없는 데도 냄새가 난다면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매핵기로 표현한다. 목에 매실 열매 같은 게 막혀 있는 느낌이 매핵기다. 이같은 목의 이물감은 악취의 원인이 된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 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 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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