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 “젊은 노인이 찾는 경로당 모델 만든다”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 “젊은 노인이 찾는 경로당 모델 만든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3.06 14:02
  • 호수 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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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마다 중대형 거점경로당 운영하기로
김광홍 충북연합회장(뒷쪽 가운데)이 지난해 10월 충북 보은군지회에서 열린 행복리더 간담회에 참석해 행복리더들을 격려하고 있다.
김광홍 충북연합회장(뒷쪽 가운데)이 지난해 10월 충북 보은군지회에서 열린 행복리더 간담회에 참석해 행복리더들을 격려하고 있다.

행복리더 중심 자립경로당 정착… 손주와 함께 찾는 곳으로

공동작업장 만들어 자립 지원… 남성 어르신 프로그램 확충

김광홍 충북연합회장
김광홍 충북연합회장

[백세시대=배성호기자] 행복리더를 양성해 경로당 회원들이 주도적으로 여가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자립경로당’ 추진을 화두로 던졌던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회장 김광홍)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노인 편입에 발맞춰 경로당 프로그램 모델 개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현재 충북의 노인인구비율은 17.2%로 전남, 경북, 전북, 강원, 충남, 부산에 이어 7번째로 높다. 또 11개 시군 중 7개 시군이 20%를 넘었고, 보은군과 괴산군은 30%대로 진입했다. 또 올해 1955년생을 시작으로 1963년생이 노인이 되는 2027년까지 20여 만명이 추가로 편입돼 노인인구비율이 24%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마을마다 1개소 이상 있는 경로당은 60~70대가 아닌 초고령의 노인들만 간다는 선입견이 있어 젊은 노인들이 가입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노인전문가들은 부락마다 있는 작은 경로당은 기존처럼 사랑방 형태로 운영하고, 읍면마다 중대형 거점경로당을 운영해 교육 수준이 높아진 베이비붐 세대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가 필요 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로당의 변화는 손바닥 뒤집듯 단기간에 구축되는 것은 아니다. 충북연합회는 경로당광역지원센터(센터장 엄영숙)를 통해 12개 지회와 손잡고 그간 다양한 사업을 시범적으로 진행해왔다. 큰 성과를 보기도 했지만 시행착오도 겪었다. 잘 안 되는 부분은 수정하면서 표준이 될만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자립경로당 표준모델 정착단계로 

충북연합회는 올해에도 ‘경로당 행복리더’, ‘열린 경로당’, ‘경로당동아리 활동’, ‘남성어르신 프로그램’, ‘공동작업장 발굴 및 지원’, ‘치매예방프로그램’, ‘9988행복나누미’ 등으로 요약되는 어르신 여가복지서비스의 중심시설로 육성하기 위한 경로당 프로그램 운영모델 정착에 나선다. 

먼저 경로당 행복리더란 자립경로당 모델 구축을 위해 2017년부터 충북연합회가 추진해온 사업으로 자신이 속한 경로당의 욕구를 반영해 소속 회원들이 주도적으로 여가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한다. 지난해 선발된 100명의 행복리더들은 외부 강사 없이도 자체적으로 주 1회 이상 인지활동 워크북, 건강체조, 종이접기, 치매예방 보드게임 활동 등을 전개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행복리더들이 연구모임을 결성해 매월 타 경로당의 활동을 모니터링 및 벤치마킹하면서 한층 더 성숙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충북연합회는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행복리더들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교육·훈련을 진행해 기존에 없었던 행복리더의 역할모델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2020년에는 20명만 추가적으로 선발해 내실을 다지기로 했다.

또한 지역주민들과 경로당을 공유하는 ‘열린 경로당’ 사업도 진행한다. 노인만 가는 곳이라는 기존 경로당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노인들의 지혜를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의 욕구를 반영한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다. 

대표적으로 손주를 돌보는 어르신들이 경로당을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도록 조손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낡은 경로당의 환경 개선 문제 역시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 풀어갈 계획이다. 

◇남성 어르신 프로그램 확충

또 노인들의 늘어나는 동아리 활동에 대한 욕구 반영에도 나선다.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이 주를 이뤘던 동아리 활동은 최근 노인사회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충북연합회는 2018년부터 시범적으로 지원했고 7개 지역에서 e-스포츠, 노인여가문화 연구, 사물놀이, 장구놀이, 문예동아리(시, 시조, 민요), 보드게임 등 다양한 동아리가 탄생하는 기반이 됐다. 

이러한 경로당 동아리 활동 지원은 자연스럽게 남성어르신 프로그램 개발로도 이어졌다. 현재 경로당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대다수는 여성이어서 활성화를 위해서는 남성어르신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충북연합회는 지난해 “경로당에도 아이들처럼 놀 교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해 보드게임을 지급해 큰 호응을 얻었고 이는 동아리 활동으로 이어졌다.

엄영숙 센터장은 “올해에도 6개 지역에서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남성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동작업장 만들어 자립 지원

또한 충북연합회는 행복리더와 함께 자립경로당 모델의 한축을 이룰 공동작업장 발굴 및 지원에도 나선다. 현재 청주시 흥덕구 장동리경로당은 유휴공간을 방앗간으로 변경해 공동작업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흥덕구 장동리는 장수마을로 선정되면서 방앗간 기자재를 지원받았는데 고추방아, 떡, 기름, 뻥튀기 등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참여 어르신들은 소일거리를 통해 수입을 얻고 경로당 운영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충북연합회는 장동리 경로당 방앗간 사례를 바탕으로 신규 작업장 발굴을 위한 컨설팅 및 교육을 진행하고 생산품 판로 개척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어르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인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충북연합회는 치매유관기관과 협력해 추진하는 사업뿐만 아니라 연합회 자체적으로 치매예방을 위한 인지활동워크북 및 인지활동교구를 개발해 경로당을 중심으로 한 치매예방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학재 사무처장은 “올해에는 어르신들의 욕구를 반영하여 인지활동 프로그램 그리고 노인들의 근력강화에 초점을 둔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한 충북연합회를 상징하는 9988행복나누미 사업의 내실도 강화한다. 충북도내 3383개소 경로당 어르신들은 230여명의 행복나누미를 통해 매주 1~2회 여가문화 프로그램을 제공받고 있고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김광홍 충북연합회장은 “12개 지회 지회장님과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 지역주민들에게 공경을 받고, 베이비 붐 세대 역시 즐겨 찾는 경로당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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