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국격 떨어트리는 국립발레단원의 기강해이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국격 떨어트리는 국립발레단원의 기강해이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3.06 14:33
  • 호수 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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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國立). 국가에서 세웠다는 뜻으로 국가가 직접 관리 운영하는 시설의 명칭에 들어가는 말이다. 문화예술계에는 간판 제일 앞에 ‘국립’을 달고 있는 곳이 많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국립발레단 등이 그렇다. 이들 기관과 단체는 탄생 목적 자체가 영리(營利)가 아니어서 국가의 세금이 많이 들어간다. 발레단원들은 국가의 녹을 먹고 살기에 준공무원이나 마찬가지다. 국가를 대표하기에 한국에서 가장 유능한 인재들이기도 하다.

이런 국립발레단원 몇몇이 최근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질러 타 단원들과 더 나아가 국격에 먹칠을 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소속 단원 전체가 자가격리에 들어갔는데, 일부 단원이 이를 어기고 일탈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국립발레단에 따르면 발레단은 2월 24일부터 일주일간 강수진 예술감독을 포함한 단원 전원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2월 14~15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백조의 호수’ 공연을 진행했는데, 이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속히 늘면서 행한 예방 차원의 조치였다.

발레단은 안전조치 차원에서 상급 기관인 문체부에 보고하고 나서 단원들의 자가격리를 진행했다. 단원들 건강 상황을 매일 체크했고, 이 기간 감염증상을 보인 단원은 없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국립’이란 간판을 달고 있는 단체다웠다. 

문제는 단원 가운데 1명이 자가격리 기간 중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다. 정단원 A씨는 자가격리 기간 중 여자친구와 일본 여행을 다녀왔고, 이 사실은 그가 SNS에 올린 사진을 통해 밝혀졌다.

논란이 일자 국립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강수진 예술감독이 3월 2일 “국가적으로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빠르게 발표했다.

더욱이 사과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번에는 다른 단원들의 학원 특강 논란이 빚어졌다. 발레단 무용수 3명이 2월 22일, 26일, 29일 그리고 3월 1일에 한 발레학원에서 특강을 한다는 포스터가 드러난 것이다. 이 중 정단원 B씨가 2월 29일 진행한 특강만 예정대로 진행됐고 나머지는 취소됐다. 특강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자가격리 기간(24~ 28일)은 아니지만 타 국립기관들이 감염증 확대를 막기 위해 휴관에 들어간 상황에서 다수를 대상으로 한 외부활동이 합리적이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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