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섭의 스케치 파노라마] 딱따구리 집
[배상섭의 스케치 파노라마] 딱따구리 집
  • 배상섭
  • 승인 2020.03.06 15:02
  • 호수 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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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집

눈 내린 다음 날, 충남 아산 열병합발전소 옆 산길을 걷는다. 지금은 보잘 것 없는 도심 속 야산이 되었지만, 조금 전에만 해도 제법 깊은 산중이었나 보다. 깊은 산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딱따구리 집이 이곳에도 보인다. 딱따구리들의 집을 보며 풀리지 않는 의문은 저들의 야무진 입질이다. 어떻게 그 연약한 부리로 살아있는 통나무며 말라 죽은 고목을 가리지 않고 쪼아, 저들의 집을 짓기도 하고 또 나무속의 벌레들까지 잡아내는지 말이다. 집의 내부를 보니, 목질 부는 이미 문드러져 모래알처럼 흘러내린다. 살다가 떠난 지 상당히 오래 된 옛 집이다. 그 허전함이 마치 오늘, 시골의 폐가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 때는 행복이 가득한 보금자리였었는데.


딱따구리는 ‘나무를 두드리는 새’라는 뜻으로 ‘탁목조’(啄木鳥)라 한다. 지구상에 200종이 넘게 서식하며, 국내에는 청딱따구리·오색딱따구리·크낙새·까막딱따구리 등 9종이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크낙새와 까막딱따구리는 멸종 위기 종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딱따구리는 개미, 좀벌레 등 곤충을 잡아먹지만, 가을부터 봄에 이르는 기간에는 나무열매와 종자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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