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 방심하면 나도 모르게 몸에 쌓인다
환경호르몬, 방심하면 나도 모르게 몸에 쌓인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0.03.06 15:29
  • 호수 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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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을 만지면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에 접촉하게 된다.
영수증을 만지면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에 접촉하게 된다.

내분비계 기능 교란하고 장애 일으켜… 불임·암·아토피·우울증 등 유발

영수증·대기표에도 환경호르몬… 플라스틱 대신 유리 용기 사용해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 경기에 사는 이난영(72) 어르신은 온라인 금융거래에 서툴러 꼭 은행에 가서 순번대기표를 뽑고 기다리곤 한다. 이후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영수증을 건네받는다. 집에 가서는 손주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같이 만지며 놀아준다. 간식을 주기 위해 냉동치킨에 랩을 씌워 전자레인지를 돌린다.

대기표, 영수증, 장난감, 랩…. 이 어르신처럼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이런 물품에 접촉함으로써 환경호르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호르몬이란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생성되는 호르몬이 아니라 인체의 내분비 계통에 이상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외부 물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다이옥신이나 톨루엔처럼 주로 산업 활동을 통해 생성, 분비되는 화학 물질이다.

이와 달리 내분비 호르몬은 인체나 동물에 존재하는 뇌하수체, 갑상선, 이자, 부신 및 생식선 등의 기관에서 분비하는 것으로 신경, 면역체계 뿐만 아니라 생명체의 성장, 발달 및 항상성 유지를 위한 조절 기능을 한다.

환경호르몬은 인체에 들어와 내분비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생식기능 감소, 불임, 성조숙증 등 생식기 장애 △유방암 등 각종 암 △기억력 감소, 학습장애, 우울증 등 정신질환 △아토피, 천식 등 각종 알러지 질환 △당뇨병, 비만 등 대사증후군 등이 발병될 수 있다. 환경호르몬은 지금 당장 큰 영향이 없을지라도 장시간 농축 시 건강에 위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다이옥신 = 다이옥신은 쓰레기를 소각할 때 나오는 독성 물질이다. 다이옥신이 인체에 유입되는 경로는 △쓰레기 소각 △목초지 및 토양 오염 △오염된 곡물을 동물 사료로 사용 △육류 섭취 등이 있다.  

다이옥신은 이미 우리 주변에 많이 만연돼 있기 때문에 완전히 피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예방을 통해 인체 내 다이옥신 축적을 줄일 필요가 있다. 우선, 쓰레기를 최소화해 쓰레기 소각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육류 섭취를 최소화하고 육류를 먹을 때에는 지방을 떼어내 먹는 것이 좋다. 높은 온도에서 데치거나 삶아 지방을 녹여 먹는 것도 다이옥신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프탈레이트 =플라스틱, 의료용품, 화장품 등에 많이 들어 있는 성분인 프탈레이트는 장기간 노출될 경우 생식계와 뇌신경계 관련 질환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아이들 장난감에 많이 들어 있어 뇌 발달 저해 또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의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프탈레이트로부터의 노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들 장난감 구매 시 항상 환경안전마크가 있는 지 확인하고 장난감을 입에 가져가지 않도록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플라스틱 장난감보다 친환경 원목으로 제작된 제품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음식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랩이나 알루미늄 호일 등의 생필품도 자제해야 한다.

•톨루엔 = 톨루엔은 주로 새집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환경호르몬이다. 톨루엔 원료의 상품으로는 접착제, 가구, 페인트, 카펫 등이 있다. 톨루엔을 장시간 흡입했을 경우에는 두통 유발과 시력저하 등의 증상 뿐 아니라 폐 기능 장애 및 심장부전 등의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정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집안 곳곳에 고무나무나 산세비에리아 등의 공기정화 식물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스페놀A = 비스페놀A는 신체로 흡수하게 되면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즉, 정자의 감소와 무정자증을 일으키게 되며 불임과 유방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비스페놀A는 영수증이나 번호대기표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데, 기름에 잘 녹기 때문에 로션이나 핸드크림 등을 바른 후 만지게 되면 더 잘 스며들고 오래 남아 있게 된다. 그러므로 영수증을 자주 만진다면 이 점은 꼭 주의해야 한다.

◇생활 속 환경호르몬 예방법

•유리그릇 사용 = 환경호르몬의 특성 중 하나는 열에 약하고, 상처가 생기면 쉽게 용출된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식품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물병을 여름철 승용차 안에 두거나 음료를 찌그러뜨리면 환경호르몬이 많이 나오게 된다. 오래 써서 흠이 생긴 플라스틱 제품도 사용하면 좋지 않다. 

또한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때 용기 위에 랩으로 한번 덮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랩은 비스페놀 A가 많은 PVC 소재로 만들어졌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스티로폼 사용하지 않기 = 가벼운데다 충격흡수율이 높고 열기와 냉기 보존력이 뛰어난 스티로폼에는 ‘스틸렌’이라는 환경호르몬이 함유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티로폼 용기에 뜨거운 기름이나 물, 알코올 등이 닿지 않게 해야 하며, 컵라면을 먹을 때에는 그릇에 옮겨 먹거나 너무 뜨겁지 않은 적당한 온도의 물을 넣어 조리하는 것이 좋다. 

•천연제품 사용 = 제품의 성분을 꼼꼼히 따져 가급적 화학 성분의 함유량이 낮은 제품을 골라 쓰거나 주방세제 대신 천연세제나 쌀뜨물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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