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가 대리청정한 ‘경복궁 계조당’ 복원
세자가 대리청정한 ‘경복궁 계조당’ 복원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3.06 15:30
  • 호수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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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훼손한 동궁 정당 재건해 2023년 개방

조선 말기 왕세자가 정치를 하던 공간으로 마련됐지만 일제에 의해 훼손된 경복궁 계조당(繼照堂)이 복원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일제강점기에 훼손되고 철거된 동궁의 정당(正堂)인 계조당에 대한 복원공사를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2월 4일 밝혔다.

계조당은 1443년(세종 25년)에 창건돼 문종의 대리청정 공간으로 쓰였다가 1452년(단종 연간)에 철거됐던 곳이다. 이후 1868년(고종 5년) 경복궁 중건 당시 다시 건립되고 1891년(고종 28년)에 개건되면서 왕세자가 조하(朝賀, 신하들이 축하하는 예절)를 받기 위한 동궁 내의 정당(正堂)으로 주로 이용됐다. 정당은 나라의 정치를 신하들과 의논하거나 집행하던 곳이다. 그러나 1910년께 일제에 의해 철거됐다.

궐내 동쪽에 자리 잡은 동궁(東宮) 권역은 왕세자의 공간으로 외전과 내전을 갖춘 궁궐 속 작은 궁궐이다. 특히 계조당은 신하가 왕세자에게 조하를 하고 진찬(進饌)을 여는 등 동궁의 정당으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조선 왕조의 권위와 후계의 연속성을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었다는 게 궁능유적본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선 왕실의 권위를 지우고 식민통치의 정당성을 선전하는 박람회인 조선물산공진회의 행사공간으로 경복궁을 활용하면서 동궁의 주요 건물들이 파괴됐고 현재는 1999년에 복원한 자선당(資善堂)과 비현각(丕顯閣) 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궁능유적본부는 이번 계조당 복원사업에 2022년까지 총 82억원을 투입해 왕세자의 공간인 동궁 권역의 기본 궁제를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정식 개방은 2023년 1월 이후로 예상된다. 조선왕조 역사성을 보여주는 재현 전시 공간이자 문화교육 공간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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