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 강한 햇볕 아래 오랜 기간 일하면 발병 위험
피부암, 강한 햇볕 아래 오랜 기간 일하면 발병 위험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3.06 15:43
  • 호수 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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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흑생종은 비대칭에 불규칙한 모양… 경계 뚜렷한 검버섯과 달라

암세포 얼려 제거하는 냉동치료, 방사선 치료 등 비수술 요법 많이 시행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경기도에 사는 박모 어르신(80)은 샤워하다 거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약간 볼록하게 튀어나온 갈색의 작은 점이 얼굴에 올록볼록 튀어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박 어르신은 통증이 없어 크게 의식하지 않다가 주변에서 인상이 달라지는 것 같다는 말에 신경이 쓰여 피부과를 찾았다. 간단한 시술로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갈색 점은 피부암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이었다. 몇 가지 검사를 통해 피부암 진단을 받은 박 어르신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피부암은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총칭하는 말이다. 예전에는 백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분류되었는데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국내 발생자도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피부암 의심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5년 1만7455명에서 2017년 2만1187명으로 2년 사이에 약 2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암 발생원인은 강한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고, 방사선 노출이나 화상‧외상에 의한 흉터, 장기간 반복적인 피부감염 등도 피부암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발병하므로 가족 중 피부암 환자가 있다면 평소 자신의 피부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피부암은 통증이 있는 경우 많아

피부암은 흔히 편평세포암, 기저세포암, 악성 흑색종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편평세포암은 중‧노년의 남성에게 잘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만성적인 햇볕 노출이나 흡연, 과음하는 경우 발생 빈도가 높다. 

아랫입술과 혀 앞쪽에 가장 많이 생기며, 병변 부위에 궤양이 생기거나 주위로 암세포가 퍼지기 전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병변 부위가 붓거나 출혈, 궤양이 생기고, 백태나 악취가 생기기도 한다. 

기저세포암은 편평세포암과 함께 가장 흔히 발생되는 비흑색종 피부암으로 전이가 드문 악성종양이다. 한국인은 40대 이상에서 흔하고, 60대에 가장 많이 발생된다. 코 부위 등 얼굴의 중앙에 많이 발생되고, 하얀 피부이거나 피부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 위험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반투명하고 표면에 모세혈관이 확장돼 보이는 작은 결절로 시작돼 결절이 서서히 자라면서 중앙부에 궤양이 생기고, 테두리가 둥글게 말리는 것이 특징이다. 

악성 흑색종은 비대칭적이고 불규칙하며 다양한 색을 띤다. 새로 생기기도 하고, 이미 있던 점의 모양이나 크기, 색조가 변하기도 한다. 가려움, 따가움, 통증 등이 생길 수 있고 출혈이나 궤양, 딱지 형성 등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흑색종의 경우 전이가 쉽고, 예후(치료한 뒤의 경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원종현 교수는 “암인데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검버섯 종류로 오인되어 레이저 시술 등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나이 드신 분들의 경우 잘 없어지지 않고 재발하는 점들은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변 크기에 따라 절제술 등 선택 

피부암 치료는 병변의 위치와 크기, 수, 종양의 특징, 환자의 건강 상태와 과거 치료 이력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절제술, 냉동치료, 방사선 치료 등으로 결정하게 된다. 

절제술은 병변이 발생한 피부와 주변을 포함해 제거하는 방법으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치료 방법이다. 수술로 인해 피부 손상 부위가 심할 경우 피부 이식을 통해 부족한 피부를 채울 수 있다. 

냉동치료는 액화 질소를 사용해 암 조직 내 온도를 마이너스 20도에서 마이너스 50도가 되도록 냉각해 암세포를 동결한 후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피부조직을 파괴할 정도로 낮은 온도에 병변을 노출해 치료한다. 치료 후 치료 부위에 국소적 홍반이나 부종이 나타나고, 딱지가 형성되는 데까지 1주일 정도가 걸린다. 회복까지는 얼굴의 경우 4~6주가 걸리고, 몸통이나 팔다리에 적용했을 때는 12~14주 정도 걸린다. 치료 도중이나 치료 후 신체에 영향이 적기 때문에 고령 환자나 지병 때문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도 적합한 치료로 알려져 있다. 

방사선 치료는 병변이 광범위해서 수술에 적합하지 않거나 환자가 수술을 원하지 않는 경우, 또 여러 동반 질환 때문에 수술이 위험한 경우에 선택할 수 있는 치료이고, 외과적 수술의 보조 요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단 방사선 치료만 시행했을 때 치료 부위에 다른 암이 발생할 위험이 크고 미용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원종현 교수는 “최근에는 전이가 없고 크기나 깊이가 작은 피부암의 경우 수술보다는 광역동 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방법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광역동 치료는 피부에 빛에 반응하는 광과민성 물질을 충분히 바른 뒤 특정 파장의 빛을 쏘이면 질병세포에만 빛이 축적돼 치료 효과를 얻는 방법이다. 광과민제가 흡수된 피부 병변에 도달한 빛에너지는 세포 내에서 활성산소의 발생을 촉진시켜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 없이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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