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절벽’ 벌써 시작됐다
우리나라 ‘인구절벽’ 벌써 시작됐다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0.03.06 15:45
  • 호수 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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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 12월 인구 줄어… 11월 감소는 사상 처음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아 자연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절벽이 눈앞에 닥치고 있다. 사진은 한 산부인과 병원의 텅빈 신생아실.  	 사진=연합뉴스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아 자연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절벽이 눈앞에 닥치고 있다. 사진은 한 산부인과 병원의 텅빈 신생아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연간 기준 인구가 줄어드는 첫 해로 기록될 듯

2024년부터 취업자 감소 전망…일본처럼 구인난 오나

[백세시대=조종도기자] 지난해 11월, 국내 인구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3년 이래 사상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데 이어, 12월에도 감소해 이른바 ‘인구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 출생아 수는 2만3819명으로, 1년 전보다 1482명(5.9%) 줄었다. 11월 기준으로 역대 최소치다. 반면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1238명(5.1%) 늘어난 2만5438명으로 사상 최대치다.

이런 추세는 12월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출생아 수는 2만1136 명으로 1년 전보다 1631명(7.2%) 감소한데 비해 사망자 수는 2만6764 명으로 241명(0.9%) 증가했다.

2019년 연간 기준으로는 출생아 30만3100명, 사망자 29만5000명으로 8000명이 늘었으나 인구 자연증가는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인구가 7300명 줄었다.

출생자 급감과 사망자 증가 추세로 미뤄볼 때 연간 기준으로도 당장 올해부터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절벽’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자연증가 8000명은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숫자”라며 “출생아 수가 계속 더 감소하고 사망자 수는 고령화 때문에 늘어나는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자연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4년 뒤엔 ‘취업자 마이너스 시대’

인구 감소에 따라 2024년부터 ‘취업자 마이너스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3월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2017~2067년)에 따르면, 2024년 취업자는 전년보다 1만9439명 줄어든다.

취업자 감소폭은 해가 지날수록 확대돼 2027년 10만명, 2033년엔 20만명 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사회에서 처음 맞게 될 취업자 감소 시대는 인구 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그동안 증가해오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지난해 5만6000명 감소로 전환했다. 올해엔 감소폭이 23만1000명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보다 일찍 취업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일본의 경우 일손 부족으로 문을 닫는 중소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일손 부족으로 문을 닫은 일본 중소기업이 426곳에 달했다. 구인난은 대기업으로 파급된 상태다.

◇백화점 줄고 실버산업 활황 가능성

인구절벽이 현실화될 경우 소비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시장은 자동차, TV 등 고가 내구재다. 올해 1월 자동차 내수 판매는 7년 만에 10만대 이하로 밑돌아 충격을 주었다. 전문가들은 약 15년 뒤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30%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다. 2017년 200만대에 달했던 TV 내수 시장규모도 지난해 약 180만대로 줄어들었다.

백화점도 생존의 위기가 다가온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현재 100개인 백화점 점포가 2028년엔 66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3분의 1이 문을 닫는다는 것. 백화점뿐만이 아니라 대형마트, 편의점 등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실버산업은 큰 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버산업 가운데 가장 역동적인 분야는 식품이다. 일본에서는 노인 대상 가공식품 시장규모가 2013년 1258억 엔에서 2017년 1480억 엔으로 급성장했다.

국내서도 고령세대를 겨냥한 ‘케어푸드’ 시장에 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8년 선보인 ‘연화식(軟化食) 한우 갈비찜 세트’다. 단단한 정도가 두부와 비슷해 잇몸으로도 씹을 수 있다. 편의점에서도 노인들을 위한 연화식 도시락 상품을 출시된 상태다.

조종도 기자 jdcho@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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