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서명에 회계부실…시니어클럽 잇달아 적발
대리 서명에 회계부실…시니어클럽 잇달아 적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3.06 15:47
  • 호수 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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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아 자연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절벽이 눈앞에 닥치고 있다. 사진은 한 산부인과 병원의 텅빈 신생아실.  	 사진=연합뉴스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아 자연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절벽이 눈앞에 닥치고 있다. 사진은 한 산부인과 병원의 텅빈 신생아실. 사진=연합뉴스

대전‧군산 일부 시니어클럽 엉터리 회계관리 등으로 물의

여수시 모 노인요양병원은 위탁맡은 재단 부도로 큰 혼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며 노인일자리 사업이 속속 중단되는 가운데 일부 노인일자리 대행 기관이 부실한 운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또한 일부 노인요양병원 역시 병상수를 무리하게 늘려 노인의료비를 증가시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인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전북 군산시가 최근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 기관 7곳을 대상으로 사업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지적사항을 적발하고 행정상 시정 및 주의, 재정 회수, 신분상 주의 등 처분을 내렸다.

감사에 따르면 군산시에서 노인일자리 사업을 가장 많이 수행하는 A시니어클럽의 경우 간담회와 문화활동 등에 참여한 참석자에 대한 대리서명 사례 수십 건이 드러나 관리소홀로 시로부터 행정상 주의 조치를 받았다. A시니어클럽은 일부 부대경비 회계를 맞추고자 참석자에 대한 서명부에 대리서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회계관리 엉터리로 진행

또한 보조금 및 수익금 지침상 집행 불가항목에 대해 부적정 집행과 예산집행 시 보조금전용카드 사용원칙 준수를 소홀히 해 행정상 주의를 받았으며 시장형사업단 운영규정 제정 부적정 및 분기별 정산보고 미실시 등으로 행정상 시정 조치를 받았다.

이와 같은 일은 대전시에서도 벌어졌다. 대전시 역시 자치구와 노인인력개발원이 함께 특별점검반을 편성해 노인일자리 기관을 점검한 결과 5개 기관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다. 특히 상당수가 회계 관련 문제여서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급여 계산 오류와 자재 구입 때 사업단 구분 없이 통합 작성한 것이 지적됐다. 또 사무실 계약 만료에 따른 계약 내역이 없는 곳도 있었고, 보조금을 직책 보조비로 사용할 수 없음에도 부당 사용한 것이 점검에서 밝혀졌다.

특히 B시니어클럽의 경우 시장형 사업단에 참여한 노인에게서 판매 수익금을 현금으로 받아 담당자 개인 계좌에서 사업단 수익금으로 계좌이체 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익금을 부실하게 관리했다.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운영안내’의 주요 조치기준에 따르면 부대경비에 대한 집행기준을 준수하지 않으면 행정 조치가 아닌 기관주의를 내릴 수 있다. 특히 대리서명과 같이 공문서를 허위 작성하거나 위·변조 여부가 확인된다면 사업중단 조치까지 할 수 있는 사항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사업 집행에 대한 결과보고를 누락할 경우에도 행정적 시정 조치보다 높은 기관주의를 해야 한다.

또 일부 노인요양병원도 방만한 운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감사원이 최근 공개한 요양병원 운영 및 급여관리 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요양병원 병상 수급에 대한 관리가 부실한 것도 지난 10년간 요양 병상이 2배 이상 증가한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65세 이상 노인 1000명당 요양 병상 수는 15.4개에서 36.9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입원 필요성이 적은 경증환자 비율은 25.3%에서 51.2%로 증가했으며, 평균 입원 기간도 125일에서 174일까지 늘어났다. 그 결과 전체 의료기관 건강보험 등 급여비용에서 요양병원 비중은 3.7%에서 8.6%까지 증가했다. 요양병원 급여비용 역시 연평균 증가율이 17.6%에 달하는 등 과다한 지출로 이어졌다. 

또 2017년 6월부터 지난 3월까지 요양병원 27곳에서 슈퍼박테리아 환자 35명이 발생한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점도 적발됐다.

위탁재단 부도로 운영 위기

전남 여수시에서는 위탁운영을 맡긴 공립노인전문요양병원에 대한 관리 부실이 문제가 됐다. 여수시가 지역 어르신의 보편적 의료복지 확대를 위해 설립한 C노인전문요양병원의 위탁운영사인 D의료재단이 최근 부도가 난 것이다.

둔덕동의 C노인전문요양병원은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125병상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5월 4일부터 2024년 5월 3일까지 5년간 D의료재단과 위수탁 운영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지난해 9월 D의료재단의 어음 부도로 현재까지 정상 운영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 병원이 수입을 개인 통장으로 관리하면서 직원 급여 및 관리비로 사용하거나, 부원장의 아내를 사회복지사로 채용한 뒤 국가에서 지원하는 급여 250만원과 별도로 병원에서 급여 200만원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여수시 관계자는 “지난해 부적절한 사례가 있다는 내용을 알고 조사 했고 시정 명령을 했다”며 “노인요양병원은 위탁 사업으로 시가 운영에 세부적으로 간여할 수 없지만,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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