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땅 투기 목적 KC대학 인수 의혹…이봉관 회장 이사 후보도 도마위
서희건설, 땅 투기 목적 KC대학 인수 의혹…이봉관 회장 이사 후보도 도마위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3.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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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열 설립재단 측 “서희건설-교육부-전 현직이사협의체 커넥션, 이사회 장악, 학교 매수 계획” 주장

서희건설은 금시초문?…“KC 대학교 인수 진행 들은 바 없다”해명
교육부 “서희건설, 재정 투자하고 학교 운영 권한 갖고 싶어 해”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문재인 수혜주’로 문재인 대통령 당선 당시 높은 주가를 올리던 서희건설이 땅 투기 목적의 대학교 인수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기독교 진리를 바탕으로 설립된 이 학교의 신임이사 후보에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을 비롯한 이 회장과 친밀한 인사들이 추천됐기 때문이다.
학교인수에 반대하는 재단측은 이 인사들의 비정통성을 들면서 교육부와 서희건설, 전 현직이사협의체의 ‘커넥션’을 문제제기하고 있다. 반면 서희건설은 “인수 진행에 대해 전혀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수혜주’로 문재인 대통령 당선 당시 높은 주가를 올리던 서희건설이 땅 투기 목적의 대학교 인수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기독교 진리를 바탕으로 설립된 이 학교의 신임이사 후보에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사진)을 비롯한 이 회장과 친밀한 인사들이 추천됐기 때문이다.(사진=서희건설)
‘문재인 수혜주’로 문재인 대통령 당선 당시 높은 주가를 올리던 서희건설이 땅 투기 목적의 대학교 인수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사진=서희건설)

“학교 정체성과 전혀 상관없는 외부인사가 이사 후보로 추천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전 현직이사협의체, 학교를 매수하고 싶어 하는 서희건설의 커넥션 때문입니다.”

KC대학교 최수열설립재단 관계자 A씨는 학교 설립 정신을 위배하는 현 이사추천 결과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한국전쟁 이후 60년 넘게 건실했던 학교가 현 정부 들어 존폐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종 추천된 이사 후보에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교육부고위관리 출신인 창신대 이성희 전 총장, 서희건설 측 법무법인 대표 두 명이 최종적으로 포함됐다. A씨는 이 세 명을 ‘서희건설 팀’이라고 지칭했다.

“서희건설에 매수된 전직 이사들이 가장 ‘막강한’ 인사들로 이사후보에 올렸고, 이들이 완전히 속내를 드러낸 것입니다.”

최수열설립재단은 KC대학교 설립자인 최수열 선교사를 기리는 단체이다. 학교가 설립이념을 지키면서 잘 운영되도록 후원하고 협력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KC대학교는 관선이사 체제에서 정이사 체제로 전환 중이다.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는 사립학교법 시행령에 따라 5개 그룹에 신임 이사 후보자 추천권을 부여했다. 사분위는 △전 현직이사협의체(11명 추천) △KC대학 평의원회(3명) △등촌중학교 학교운영위원회(1명) △개방이사추천위원회(4명) △관할청(2명) 등 5개 그룹에 총 21명의 추천권을 할당했다.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KC대학교 부지는 투자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학교가 보유한 경기도 파주시의 8만여 평의 토지도 서희건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부동산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5월에는 인수의향자 서희그룹 회장 이봉관이 명시돼 있는 ‘KC대학교 재정기여 및 정상화 계획서’라는 문서가 이 학교 전 현직 이사는 물론 교육 관계자에게 배포된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제보자)
지난해 5월에는 인수의향자 서희그룹 회장 이봉관이 명시돼 있는 ‘KC대학교 재정기여 및 정상화 계획서’라는 문서가 이 학교 전 현직 이사는 물론 교육 관계자에게 배포된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제보자)

KC대학교 인수의향자 서희그룹 회장 이봉관?…꼼꼼하게 명시된 ‘인수계획서’

실제로 지난해 5월에는 인수의향자 서희그룹 회장 이봉관이 명시돼 있는 ‘KC대학교 재정기여 및 정상화 계획서’라는 문서가 이 학교 전 현직 이사는 물론 교육 관계자에게 배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 관계자 A씨는 이 문서에는 100억원 상당의 재원을 학교에 투입하겠다는 내용과 토지 개발과 확충계획이 목적인 문서라고 밝혔다. 문서에는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과 가치 보존 등은 찾아볼 수 없고, 파주시 토지에 대한 수익개선 계획도 포함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여기에는 이 문서를 배포한 학원 브로커 S씨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S씨의 전 현직 이사에 대한 선물공세도 포착됐다. S씨는 경희대 미래융합R&D 소속 추진단장을 맡기도 했다.  

재단 관계자 A씨는 “신임 이사를 추천하는 전 현직이사협의체가 서희건설에 매수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희건설에 유리한 이사를 추천할 수밖에 없게 됐죠.”라고 말했다. 

KC대학교의 이사회는 총 8명으로 구성된다. 이사장과 총장 선임은 이사 5명의 동의가 있으면 가능하다. 또 학교 매각이나 이전 내용이 포함된 정관변경은 6명의 동의가 있으면 가능하다. 그만큼 이사 선임은 학교 방향성과 밀접한 관련을 맺기도 한다. 결국 전 현직이사협의체는 전 포스텍 총장과 교육부 관료, 회계법인 부대표 등을 추천했고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학교보다는 서희건설에 더 가까운 인사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사분위는 지난 달 24일까지 전 현직이사협의체에 후보를 재추천하라고 공지했지만 전임이사들은 새 후보를 추천하지 않았고 사분위는 다시 추천하라고 재차 공지했다. 

“전직 이사들에게 재추천하라고 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행하지 않았는데 추천권을 끝까지 주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협의체에 일부 인사가 서희건설과의 긴밀한 커넥션이 있는 상황에서 인사 물색 기회를 또 주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백세시대] 확인 결과 사분위는 전 현직이사협의체 5인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추천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해결방안을 마련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니 각각 추천하게끔 했다. 그중 한 그룹이 결과적으로 이봉관 회장, 이성희 총장, 서희건설 법무법인 대표, 즉 ‘서희건설 팀’을 최종적으로 이사 후보로 올렸다. 

A씨는 “설립 이후 60년이 넘게 부채도 없이 건실하게 운영되던 학교였습니다. 우리는 서희건설에 학교가 넘어가더라도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희건설은 학교 인수 건과 관련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지난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인수를 하면 그 진행 절차가 있을 텐데 그와 관련해서 들은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봉관 그룹 회장의 학교 인수 계획에 대해 어떤 것도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 문서를 배포한 학원 브로커 S씨의 역할도 결정적이었다. S씨의 전 현직 이사에 대한 선물공세도 포착됐다. (사진=제보자)
이 문서를 배포한 학원 브로커 S씨의 역할도 결정적이었다. S씨의 전 현직 이사에 대한 선물공세도 포착됐다. (사진=제보자)

文에 꽃다발 건넨 이봉관 회장, 화곡동 땅 품을까

본지는 12일 교육부 사분위 관계자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법에 따라’ 후보자 추천권을 부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사분위 관계자는 “법 기준에 따라 사분위 위원들이 이사 추천권을 부여할 그룹을 지정한다”면서 “다만 그룹에 따른 이사 추천 인원은 사분위 재량이다”라고 말했다. 즉 KC대학교의 전 현직이사협의체에 추천 권한을 준 것도, 11명의 추천 인원을 할당한 것도 사분위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백세시대 확인 결과 사분위 위원은 대법원장과 국회의장 그리고 대통령이 위촉한다. 총 11명의 위원 중 대법원장이 5명, 국회의장이 3명, 대통령이 3명을 임명한다. 사분위 위원은 추천돼 올라온 이사 후보 중 최종 이사를 선출하는 권한도 갖는다. 즉, KC대학에서 21명의 이사 후보가 5개 그룹에서 추천되면, 8명의 이사는 사분위가 최종적으로 선임한다. 국내 대학의 이사 선임은 사분위, 즉 정부가 위촉한 11명의 위원이 결정한다. 

사분위 관계자는 “전 현직이사협의체에서 재추천하지 않아 ‘의견 없음’으로 처리했고 의견이 맞는 인사끼리 그룹을 만들어 각각 추천하게 했다”면서 “이는 법에 명시돼있는 내용”이라고 답변했다. 사분위는 5인의 전 현직이사협의체 인사를 2명과 3명으로 분리해 각각 이사 후보를 추천받았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서희건설이) KC대학에 재정적 투자를 하고 운영 권한을 갖고 싶어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수열설립재단은 서희건설의 이사회 장악을 규탄하는 가두시위를 서희건설 본사 앞에서 조만간 벌일 계획이다.   

최수열설립재단 관계자는 “설립 이후 60년이 넘게 부채도 없이 건실하게 운영되던 학교였습니다. 우리는 서희 쪽에 학교가 넘어가더라도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은 2월24일 시위하는 모습.(사진=제보자)
최수열설립재단 관계자는 “설립 이후 60년이 넘게 부채도 없이 건실하게 운영되던 학교였습니다. 우리는 서희 쪽에 학교가 넘어가더라도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은 2월24일 시위 모습.(사진=제보자)

한편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 사업과 문재인 테마주로 크게 성장했다. 이봉관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으로 2012년 총선 당시 문 대통령에게 직접 꽃다발을 건네는 등 후원자로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서희건설은 지난해 일반분양 10곳 중 9곳 완판 실패와 지뢰제거사업 무산, 언론사 인수 실패 등 악재가 겹치면서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희건설의 주력 사업인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시공 중단과 사업포기, 그로인한 조합원과의 갈등이 진행중이다.

이런 가운데 서희 건설이 KC대학 인수를 두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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