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코로나19 확산에 세계증시 패닉… 개인투자자들, ‘공매도 전면금지’ 등 대책 요구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코로나19 확산에 세계증시 패닉… 개인투자자들, ‘공매도 전면금지’ 등 대책 요구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0.03.13 11:04
  • 호수 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금융시장이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더불어 ‘유가 급락’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급락세가 진정되는 듯 했던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 또한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며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 9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7.79% 폭락하는 등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주가가 급락하자 장중 한때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일시 중단됐으며, 이는 1997년 이후 미국에서 처음이었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가 급변동할 경우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거래를 일시적으로 강제 중단시키는 제도다. 

같은 날 영국(-7.69%), 프랑스(-8.39%), 독일(-7.94%) 등 글로벌 주요 증시도 줄줄이 폭락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블랙 먼데이’를 맞았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 유가 폭락 등이 겹치며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데 기인한다. 2008년 금융위기는 금융시스템 마비 탓이었다면, 이번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충격이 동시에 닥치고 있다. 

이에 국내 금융당국도 주식시장 침체를 막기 위해 공매도 가열 종목 요건을 완화해 금지 종목을 확대하고 기간도 늘리는 방안을 내놓았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 가격이 내려가면 이를 싼 가격에 사들여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보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는 사실상 외국인과 기관의 전유물이어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1일부터 3개월간 당일 주가가 5% 이상 하락한 코스피 종목 중 공매도 거래대금이 최근 40거래일보다 3배 이상 늘면 과열종목에 지정하고 10거래일(2주)간 공매도를 막는 방침을 발표했다. 기존보다 거래대금 기준을 절반으로 낮춰 지정 요건을 완화한 셈이다.

공매도 금지기간도 1일에서 10일로 확대했다. 코스닥 종목은 공매도 거래 대금 기준을 5배에서 2배로 낮췄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 나날이 커지는 ‘경기 침체’의 공포를 막는 데는 역부족인 양상이다. 

규제 시행 첫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78% 하락한 1908.27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코스피는 장중 한때 1898.27까지 떨어지면서 낙폭을 3.29%까지 키우기도 했지만 종가는 간신히 1900대를 지켜냈다.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11개 종목 중 제이에스티나와 앱클론을 제외한 9개 종목이 모두 강세를 보이면서 규제 약발이 먹히는 듯 했지만, 수백 개가 넘는 종목은 계속 곤두박질을 쳤다.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가 워낙 거셌다. 12일에도 폭락세는 이어져 코스피는 또다시 3.9% 폭락하며 1840선도 무너졌다. 

특히 외국인은 3월 들어 11일까지 8영업일 동안 무려 4조6400억원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라는 큰 틀의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특정 종목 몇 개의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으로 효과를 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이같은 공매도 규제가 주가 반등을 이끌 정도의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개인 투자자 권익보호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성명서를 내고 “주식 시장이 폭락하는데도 금융위는 11개 종목에 대해서만 공매도를 일시 금지하는 한심한 대책을 내놨다”며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해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발 주식시장 공매도 제도를 없애든지 공평하게 수정을 해주시든지’라는 제목의 공매도 전면 금지 청원이 올라왔다. 

휘청대는 세계경제가 수출주도의 한국 경제에 미칠 파급력을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금융시장의 공포가 실물경제로 확산되는 상황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주가 하락에 기름을 붓는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대책을 내놓았듯이, 적기에 금융시장 교란을 막는 추가 대책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