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우의 유식한 잡학 왜?
양식을 먹을 때 나이프, 포크, 스푼 등 세가지 도구를 사용한다. 그런데 서양에서 이 세가지 도구를 쓰기 시작한 것은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 로마시대 식탁의 나이프는 고기를 잘게 썰기 위한 것일 뿐 각자의 손가락으로 집어먹곤 했었다.
16세기 말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가 이탈리아를 여행했을 때 식탁에 스푼이 나온 것을 보았다고 신기한 듯 적었다. 그즈음 영국의 상류사회에서는 각자 나이프와 스푼을 갖고 다녔다고 기록돼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세 가지 도구를 함께 쓰기 시작한 것은 대략 17세기 후반으로 짐작된다.
16세기 때의 문인 에라스무스는 ‘나이프로 이를 쑤시지 말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나이프를 이쑤시게 대용으로 많이 사용했던 듯 하다.
영화나 연극 같은데서 볼 수 있는 옛 유럽 귀족들은 꽤나 교만해 보이지만 맨손으로 음식을 집어먹던 사람들이었다. 거기에 비해 동양에서는 기원전부터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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