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환자 95%는 수술 않고도 치료 가능해
허리디스크, 환자 95%는 수술 않고도 치료 가능해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3.13 14:34
  • 호수 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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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가 밖으로 밀려 발생방치 땐 통증 다리로 번져

바르게 걷기‧수영 등 운동 요법 권장…기계장치 이용 ‘견인치료’도 효과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모 어르신(80)은 날씨가 궂은 날이면 어김없이 허리 통증에 시달린다. 나이가 들면 다 그러려니 싶어서 찜질로 통증을 달래던 김 어르신은 집 안에서 화분을 옮기다 발을 헛디뎌 몸의 중심을 잃었다. 넘어지는 것은 가까스로 모면했지만, 갑작스러운 움직임 때문에 허리를 삐끗한 김 어르신은 극심한 통증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병원으로 이송된 김 어르신은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고 치료하고 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존재하는 디스크(물렁뼈)가 제자리를 벗어나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이 발생되는 질환이다. 주로 장기간 이어져 온 구부정한 자세에서 비롯된 퇴행성 질환으로 지나친 체중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환자의 상당수가 허리를 구부린 자세에서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를 다친 병력을 가지고 있다. 또 추락, 낙상, 교통사고 등의 외상을 겪은 후 갑자기 디스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허리로 시작해 엉덩이‧다리로도 통증 이어져

허리디스크가 발생되면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허벅지를 타고 종아리‧발까지 당기는 통증이 느껴진다. 초기에는 가벼운 허리 통증이 발생되다가 엉덩이, 다리 쪽으로 통증이 뻗어 나가게 된다. 

통증이 다리 쪽으로 뻗치면 다리 저림과 당기는 증상을 느끼게 된다. 다리 감각이 무뎌지기도 하고, 반대로 감각이 예민해져서 피부를 만지기만 해도 따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 골반이 틀어져 다리 길이가 달라지는 등의 신체 변형을 일으킬 수 있고, 근력 약화를 유발하기도 한다. 

통증의 정도는 디스크가 얼마나 신경을 세게 누르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대개 활동할 때는 통증이 심해지고, 쉴 때는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할 때 심하게 느껴지고, 운전하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리는 자세 등이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하지직거상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하지직거상 검사는 허리 통증이 발생됐을 때 시행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법이다. 먼저 대상자가 반듯하게 누우면 검사자가 한 손으로 무릎 뒤쪽이나 허벅지 부근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발목을 잡고 무릎을 편 상태로 천천히 들어 올린다. 이때 대상자가 통증이나 불편감을 느끼는 지점을 기록한다. 

단 하지직거상 검사만으로는 디스크의 정확한 위치나 파열 정도, 치료 방향 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디스크 발생이 확인되면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촬영이 필요할 수 있다. 전산화단층촬영은 디스크 상태와 척추의 구조를 알 수 있고, 자기공명촬영은 디스크의 구조와 신경을 누르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자세한 진단 후에는 더욱 세밀한 치료 방법을 설정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환 교수는 “허리디스크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5%에 불과하다”며 “전문의와 함께 자신에 맞는 치료를 받으면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른 자세로 걷기는 허리디스크 예방에 효과

허리디스크에 가장 많이 권고되는 치료 방법은 ‘운동’이다. 운동 치료는 근육의 유연성과 근력을 향상시키고, 통증을 감소할 수 있으며, 운동기능 회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동환 교수는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 중에서는 걷기와 수영을 추천한다”며 “걷기는 척추의 구조를 바로 잡고 전신 근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며, 수영은 허리에 체중 부담이 적어 허리디스크 예방과 관리에 좋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를 예방하려면 바르게 걷는 게 중요하다. 목을 세워 시선을 정면에 두고, 턱은 살짝 가슴 쪽으로 당기는 자세를 유지한다. 엉덩이는 뒤로 빠지지 않도록 하고, 가슴을 펴고 팔을 앞뒤로 가볍게 흔들어준다. 

또 발뒤꿈치부터 땅에 닿아야 체중의 무게를 견디고 허리에 전달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발 모양은 나란히 위치할 수 있도록 걸어야 골반이 틀어지지 않고 체중이 고르게 분산될 수 있다. 

수영할 때는 접영, 평영 등 허리가 꺾이는 영법은 피하고,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운동 치료와 병행하면 좋은 것이 견인치료다. 견인치료는 통증 및 기능의 호전을 목적으로 임상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치료법 중 하나다. 기계장치를 이용해 환자의 허리를 일정한 압력으로 당겼다 풀기를 반복해 근육 및 척추관절을 늘려주어 디스크의 압력을 조정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보존적으로 치료해도 효과가 없는 심한 요통이나 하지 신경마비가 진행돼 대소변 기능장애가 생길 때, 또 요통이 자주 재발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때는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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