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23. 영하 '기생충'의 사회학적 냄새와 입냄새 방지 생리적 거리
[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23. 영하 '기생충'의 사회학적 냄새와 입냄새 방지 생리적 거리
  • 김대복 한의학 박사
  • 승인 2020.03.1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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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 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자본주의에 대한 냉철한 비판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4개 부문에서 수상함으로써 세계적 관심이 된 기생충은 부익부 빈익빈의 아픔이 녹아 있다. 감독의 의중은 냄새에도 담겨 있다. 영화에서는 가난한 사람과 잘 사는 사람의 구분 중 하나가 냄새로 설정됐다.

심한 가난을 반지하의 퀴퀴한 냄새로 형상화 했다. 역류하는 변기 내용물, 음식물 쓰레기, 가스레인지 주변의 기름때, 오래된 헌 옷, 낡은 가구 등 소품들은 곰팡이 냄새를 연상하게 했다. 또 지하철 냄새라는 대사, 사람 냄새에 코를 막는 행동 등으로 끝내는 비극적인 결말로 이끌고 있다.

그렇다면 현실속의 반지하나 지하는 어떤 냄새일까.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 반지하나 지하는 채광이 다소 약하지만 대부분은 지상과의 환경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습하면 제습기를 가동하고, 향긋하지 않은 냄새가 나면 향초 등으로 쾌적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거주지가 아닌 사람이다. 오랜 기간 코로 흡입된 냄새는 기억을 지배한다. 냄새는 사람의 이미지 정립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향기가 나는 사람과 역겨운 냄새가 나는 사람에 대한 호감도는 큰 차이가 난다. 여성은 물론 남성도 몸에 향수를 곧잘 뿌리는 이유다. 젊고 건강한 사람은 구태여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된다. 역겨운 체취나 구취는 건강 이상이나 일부 노화 현상으로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입냄새나 몸냄새가 심하다면 상대와의 안전거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문화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인간관계의 안전거리를 몇 가지로 구분했다. 먼저, 친밀거리(Intimate Distance)다. 속삭임을 나눌 수 있는 연인 사이의 허용하는 거리로 46cm를 넘지 않는다. 다음, 개인 거리(Personal Distance)다.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게 허용되는 거리로 46cm에서 1m 사이다. 또 사회거리(Social Distance)다. 취미가 같은 동호인 사이의 거리로 1~2m다. 마지막으로 공적거리(Public Distance)다. 프리젠테이션이나 강의를 하는 거리로 2m 이상이다.

입냄새나 몸냄새가 심한 사람은 공적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다. 구취를 솔솔 풍기는 사람이 1m 이내로 접근하면 부담스럽게 된다. 특히 부부처럼 밀접한 사이의 허용거리인 46cm 이내로 들어오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평범한 인간관계의 유지거리인 사회거리인 1~2m에서는 구취의 정도와 상대의 예민성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밀폐된 실내는 악취가 금세 방안에 퍼지게 된다. 좁은 실내는 구취의 안전거리가 없는 셈이다.

인간관계에 어려울 정도의 구취는 치료를 해야 한다. 이 정도로 심한 구취는 단순한 섭생이나 노화의 문제가 아닌 질환에 의한 구취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입냄새 원인은 구강질환, 이비인후과질환, 소화기내과질환, 전신질환, 혈액질환 등 다양하다. 이중 가장 흔한 병으로는 축농증, 비염, 역류성식도염, 매핵기, 편도선염, 편도결석 등을 꼽을 수 있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 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 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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