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선 양은 줄이되 질 높이는 ‘소박한 식사’가 좋아
건강을 위해선 양은 줄이되 질 높이는 ‘소박한 식사’가 좋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0.03.20 14:49
  • 호수 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양 과잉 축적되면 만성 염증 불러… 반찬보다 밥·면 적게 먹는 게 좋아  

과일·채소 주스로 끼니 대신하는 ‘절식’, 체질 개선 위한 ‘생채식’ 하기도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배불리 먹는 것은 인류의 숙원이었다. 조선 시대의 보릿고개엔 굶어 죽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으며 전쟁 시기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제 대부분 지역의 사람들은 먹는 문제가 해결됐다. 오히려 영양 과잉 문제가 더 커졌다.

못 먹던 시절에는 에너지를 내는 음식인 쌀밥과 고기 등 고칼로리 음식이 권장됐으나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탄수화물 중독, 육류 과다 섭취 등이 문제가 되면서 저칼로리 음식들이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노화학자들에 따르면, 과식하는 것보다 조금 모자라는 듯 먹는 것이 오래 사는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영양물질이 몸 안에 과잉 축적되면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만성 염증이 생겨서다. 이런 염증이 오래되면 암이나 노화가 유발된다. 

이에 최근엔 건강하게 살기 위한 식사법으로 소식, 절식, 생채식 등이 강조되고 있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식사법도 달라진 것인데, 이를 자세히 알아본다.

◇장수의 비결로 알려진 소식

적게 먹어야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다는 말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과거 세계적인 장수촌으로 알려진 일본의 오키나와 지역의 장수 비결을 ‘소식(小食)’이라고 평가한 일이 있다. 이곳에서는 “위의 80% 정도만 채운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섭취하라”가 식사의 기본지침이었다.

소식은 사용하지 않는 잉여 에너지가 몸 안에 쌓이는 것을 막아 비만을 예방하고, 염증을 줄여 노화를 막는 것이 목적이다. 여기서 혼돈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조건 덜 먹는 것이 아니며, 필수영양소는 제대로 섭취하면서 적정선으로 칼로리만을 줄이는 소위 ‘양은 줄이되 질을 높이는 소박한 식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40대 남성의 하루 권장 열량은 2300~2500kcal, 40대 여성의 권장 열량은 1900~2000kcal다. 소식하려면 여기서 70~80% 정도만 먹으면 된다. 평소 두 끼에 먹는 양을 세끼에 나눠 먹는다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소식을 할 때에는 반찬보다 밥 양을 줄여야 영양소 손실 없이 섭취 열량만 낮출 수 있다. 고기나 채소 반찬은 평소 먹는 양만큼 먹어야 비타민·칼슘 같은 필수영양소를 부족하지 않게 채울 수 있다. 면이나 쌀밥 등 영양소가 비교적 적은 식품은 절반가량으로 줄여야 한다.

음식을 20분 이상 천천히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사 후 배부름을 느낄 때까지 약 20분이 걸리는데, 너무 빠른 속도로 먹으면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아 소식에 실패하기 쉽다. 

◇체내 노폐물 제거하는 절식

일정기간 음식을 먹지 않는 절식(絶食)은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면서 자연 회복력을 높여주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절식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자연 치료법 중 하나로 많은 연구에서 알레르기·천식·류마티스 등 면역질환, 비만·당뇨·고혈압 등 대사질환에 효능이 있다는 점이 밝혀져 왔다. 

절식이 이처럼 다양한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은 절식 후 신체 기능이 개선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음식으로 인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특히 음식이 맞지 않아 생기는 증상은 만성적인 소화문제, 반복되는 염증과 감염증, 특정 음식 섭취 후 심해지는 가려움증, 발진 등 매우 광범하다. 하지만 불특정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경우가 아니면 어떤 음식물이 어떤 증상을 일으키는지 파악하기 힘들다. 이같은 한계는 진단과 치료를 겸한 절식 프로그램을 시행해보는 것을 권장하는 이유가 된다. 

절식의 방법으로는 생채소즙, 채소과일 발효액, 생강차를 포함한 다양한 차를 활용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절식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포도, 키위, 된장국 등 한 가지 음식을 하루에 일정 양(통상 조금씩 3~4회 먹는 양)을 섭취하는 것이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끼니를 대신해 하루 4~5회 토마토, 당근, 레몬을 직접 갈아 만든 주스(200~300㏄)를 마시면서 1~2일간 절식하는 방법이다. 단, 절식 전 하루는 야채와 과일만으로 평소량의 50% 정도로 가볍게 예비식을 하고, 절식 후 2~3일은 무염 혹은 저염의 미음 회복식을 해야 한다. 

이후 식이요법으로 밀가루, 계란, 콩, 우유 등 음식물 불내성(섭취 후 나타나는 이상증세)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음식을 제외한 식단을 한 달가량 시행하면서 평소 있었던 증상의 추이를 관찰해본다. 또한 2주에 한 가지 꼴로 제거했던 음식을 다시 추가하면서 증상의 재발 여부를 지켜본다. 문제가 되는 음식은 영원히 제외하거나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이 식단의 요체다.

◇자연치유력 높이는 생채식

생채식이란 잎과 뿌리의 생야채와 곡식류를 체질에 맞게 선택해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먹는 것을 말한다. 생채식을 하면 자연치유력은 높아지고 수면시간이 짧아져 피로를 느끼지 않게 되며 미용에도 좋다. 또한 치료식과 건강식으로써 체질개선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며 만성퇴행성질환이나 성인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싱싱한 채소와 곡류, 과일, 해초류, 견과류와 야생풀 등 모든 것이 생채식의 재료이지만 그 중심은 유기농 채소와 야생풀이다. 여기에 곡류, 해초류, 과일, 견과류가 곁들여진다. 섭취 방법으로는 생즙, 생채소 샐러드, 곡류 가루 등이 있다.

보통 애호박이나 당근을 가늘게 썰어 스파게티 면을 만들거나, 채소를 김에 싸 김밥처럼 먹기도 한다. 조미료는 아무 것도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생채식의 경우, 익힌 음식에 비해 소화·흡수율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필요 영양소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소화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빈혈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도 생채식을 너무 많이 하면 좋지 않다. 생채식 재료에 많은 식이섬유가 빈혈과 골다공증 치료에 중요한 칼슘·철분과 같은 미네랄도 흡착해서 배출하기 때문이다. 또 생채소 등에는 칼륨이 풍부한데, 칼륨 배설이 안 되는 신부전 환자가 생채소를 먹으면 부정맥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