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건강염려증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그 예방법은
코로나19로 건강염려증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그 예방법은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3.20 15:46
  • 호수 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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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키우는 ‘상상 코로나’…감염병 뉴스 몰입 말아야
과도한 감염병 뉴스 피하기, 긍정적인 생각하기와 가까운 사람들과 정신적 연대감 갖기, 스트레스 감정을 글로 써보기 등을 실천하며 어려운 시기를 긍정적인 자세로 보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과도한 감염병 뉴스 피하기, 긍정적인 생각하기와 가까운 사람들과 정신적 연대감 갖기, 스트레스 감정을 글로 써보기 등을 실천하며 어려운 시기를 긍정적인 자세로 보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두통 등 경미한 증상에도 코로나19 의심… 출처 확실한 정보만 파악을

과도한 공포는 면역력 떨어뜨려… 주변 챙기며 함께 이겨내도록 격려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대면 접촉을 꺼리고 외출을 삼가다 보니 답답함과 스트레스가 쌓여간다. 또 만에 하나 가까운 사람이나 지역 내 감염병 전파 소식이 들리면 불안감이 더욱 엄습하면서 타인에 대한 의심과 경계심이 커지게 된다. 혹시라도 감염병에 걸려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고 비난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건강을 위한 물리적 방역도 중요하지만, 정신건강을 지키는 심리적 방역도 중요하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불안한 마음에 침투할 수 있는 건강염려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과 건강하게 마음 가꾸는 방법을 알아본다. 

◇작은 증상에도 코로나19 의심되는 ‘건강 염려증’

건강염려증은 실제 병에 걸리지 않고 이상도 없지만, 병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을 말한다. 항상 질병에 사로잡혀 있어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영향을 받게 되고, 특별한 질병이 없어도 두통이나 가슴 두근거림, 소화 장애, 배뇨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신종 감염병이 유행할 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보통 새로운 감염병이 유행하게 되면 아무런 정보가 없기 때문에 불안감이 들게 된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가능한한 많은 정보를 모으다 보면 작은 정보에도 예민하게 된다. 

또 거의 모든 언론에서 감염병에 대한 보도를 이어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감염병과 관련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불안해진 사람들은 평소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피로나 두통 등의 증상에도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게 되는 ‘상상 코로나’에 시달리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감염병 소식에 너무 매몰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질병관리본부의 공식 발표 등 확실한 출처가 있는 곳의 정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올바른 정보는 감염병 예방과 정신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지만, 잘못된 정보는 오히려 불안감을 가중하고 스트레스를 높일 수 있고, 이는 나중에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피로나 수면장애 등 ‘외상 후 트라우마’ 증상 생기기도

위협적인 감염병이 지역사회로 확산되면서 극도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겪을 때 신체는 다양한 반응을 나타낸다. 감정적으로는 공포나 슬픔, 무기력, 쇼크, 절망, 분노, 정서적 마비 등의 반응을 보이게 된다. 

신체적으로는 피로, 수면장애, 통증, 면역 저하, 소화 기능 감소, 성욕 감소 등이 나타나게 된다. 

또 인지능력이 떨어져 집중력 장애가 생기고, 의사결정 능력이 손상될 수 있다. 평소보다 기억력이 떨어진다거나 인지 왜곡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감염병 확진자에게 지나친 경계심과 배척감, 혐오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지나치게 흥분하게 되거나 갑작스럽게 충동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는 것은 정신적인 외상(트라우마)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스트레스 반응이 한 달 이상 사라지지 않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지속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기분이 우울하며 지나치게 예민해져 쉽게 화를 내게 되고 감염병과 관련된 활동이나 장소, 사람을 피하거나 이전에 즐기던 일에 흥미를 잃게 되는 것이다. 

정석훈 교수는 “적당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보이는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적정 수준을 넘은 과도한 공포와 걱정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 요소를 해칠 수 있다”며 “따라서 부정적인 반응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감염병 뉴스 피하고 지인과 연대감 느끼며 함께 이겨내야

정 교수는 다양한 불안 증세를 예방·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과도한 감염병 뉴스 피하기, 긍정적인 생각하기와 가까운 사람들과 정신적 연대감 갖기, 스트레스 감정을 글로 써보기 등을 꼽았다.

쏟아지는 감염병 뉴스에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찾아보면서 매몰되기보다는 평소 미루어두었던 집안일이나 해야 할 일 목록을 만들어 처리하는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또 평소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부정적인 상황에만 골몰하게 되면 다른 사람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을 불러 정신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긍정적인 생각은 신경호르몬에 영향을 끼쳐 면역력에도 도움이 된다. 사고를 긍정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사람들과 정신적 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석훈 교수는 “이 시기는 물리적으로 많은 사람이 고립되어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끈끈히 연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주변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스트레스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글로 써보는 것도 좋다. 감정을 모두 글로 쏟아낸 후 다시 읽어보면 조금 떨어져서 감정을 바라보게 된다. 

정석훈 교수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긍정적인 대처 방식을 유지하면 감염병이라는 거대한 상황이 지나간 이후 내면이 성장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기침 예절이나 손 씻기, 모임 자제 등 개인 위생수칙과 사회적 규범을 성실히 지켜나가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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