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치료, 잠자는 습관 만드는 수면일기 작성을
불면증 치료, 잠자는 습관 만드는 수면일기 작성을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3.27 15:28
  • 호수 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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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고지혈증 등 부르는 불면증…수 주간 지속땐 치료 받는 게 좋아

수면 형태에 따라 누워있는 시간 정해야…잠들기 전 목욕‧독서도 도움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인천에 사는 김모(80) 어르신은 최근 잠이 들었다가도 금방 깨고, 한 번 일어나면 다시 잠들지 못하는 등의 증상을 겪고 있다. 밤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게 되자 낮에는 온종일 졸음이 쏟아져 제대로 된 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식사량도 줄고, 좋아하던 친구들을 만나는 일도 모두 귀찮게만 느껴지기 시작했다. 띄엄띄엄 나타나던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일주일, 열흘 이상 지속되었고, 심각성을 느낀 김 어르신은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불면증 진단이 나와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불면증은 잠이 들지 못하고, 얕은 잠으로 자주 깨며, 이른 새벽에 깨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하루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면은 낮 동안 소비했던 에너지를 회복시키고, 기억과 감각을 통합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수면이 건강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증명해왔다. 수면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서는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과 같은 질환뿐만 아니라 치매나 파킨슨병 등의 유병률도 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스트레스, 갑작스러운 변화 등 원인 다양

적절한 환경과 잠잘 수 있는 조건이 구비되었으나 2주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할 때 불면증 진단을 받게 된다. 불면증은 크게 3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는데, ‘일시적 불면증’은 며칠 이상 지속되지 않는 것으로 수면 주기의 변화, 스트레스, 단기 질병에 의해 발생될 수 있다. 

만약 불면증이 2~3주 정도 계속되면 ‘단기 불면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스트레스나 신체적, 정신적 질병과 관련된 것으로 본다. 

장기 혹은 ‘만성 불면증’은 몇 주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매일 밤, 대부분의 야간 시간, 혹은 한 달에 여러 날 동안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불면증 증상이 꾸준히 나타난다면 평소 생활습관이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좋다. 만약 잠자는 시간이나 습관이 불규칙하거나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 불면증 자체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경우에는 신경계가 긴장하면서 불면증이 지속되고 심해질 수 있다. 

불면증으로 인해 잠을 잘 자지 못하면 전날의 피로가 회복되지 않아 다시 쉽게 피로해지고, 주의집중력, 기억력, 판단력이 떨어지게 된다. 또 증상이 지속되면 피로가 누적되어 발생하는 두통이나 고혈압, 우울증 등의 질환이 발병될 수 있다. 

◇수면일기 등 인지행동 치료로 극복할 수 있어

불면증이 의심될 때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면담을 통해 병력이나 정신 상태 검사 등을 시행하게 된다. 필요하다면 수면다원검사나 심리 검사, 원인이 될 수 있는 신체 질환 평가 등을 시행해 불면증의 원인을 찾는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 발생하는 여러 비정상적인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뇌 기능, 근육상태, 눈 움직임 등을 다양한 검사 장비로 체크해 수면 상태를 진단하는 검사 방법이다. 

평균 12시간 정도의 검사 시간이 소요되므로 보통 하룻밤 정도 잠을 자면서 검사를 하게 된다. 수면무호흡증이나 기면증 등 수면 장애를 진단할 수 있다. 

불면증 치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 수면제 복용이다. 그러나 길게 보았을 때는 수면제 복용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꾸준한 노력으로 수면 패턴을 개선하는 ‘인지행동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인지행동 치료는 최소 1개월 이상 소요되지만, 약물치료만큼 효과적이고 본인의 의지에 따라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인지행동 치료의 첫 번째는 수면일기를 작성하는 것이다. 수면일기에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나 술을 마신 것, 하루 동안의 운동량 등을 짧게 기록하면 된다. 

이를 통해 수면 습관을 분석하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쉽게 잠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짧더라도 깊은 잠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낮잠을 자는 습관이 있다면 매일 같은 시간에 30분, 1시간 정도만 자는 것이 좋다. 또 잠자리에 들기 전 온수 목욕이나 독서를 하는 등의 규칙적인 습관을 만드는 것도 좋다. 잠자기 전 6시간 전부터는 커피나 홍차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을 피하고 2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한다. 자기 전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백승미 전문의는 “자신의 불면 증상에 대해 제대로 알고 수면습관을 개선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다양한 요법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안전하게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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