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25. 콧물 유발 질환과 입냄새 상관성
[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25. 콧물 유발 질환과 입냄새 상관성
  • 김순근
  • 승인 2020.04.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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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 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우천월(吳牛喘月)이라는 표현이 있다. 직역하면 ‘오나라 소가 달을 보고 헐떡거리는 것’으로 미리 겁먹고 허둥대는 모습이다. 의역하면 쓸 데 없는 걱정이다. 유사한 우리 속담에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가 있다. 코로나19로 하수상한 시절이다. 코로나19와 증상이 유사하면 화들짝 놀라게 된다. 콧물이 나고 인후두 통증이 생기면 불안해진다. 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감기 증상이다.

따라서 콧물이나 인후두 통증으로는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특히 봄철이 되면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인해 콧물을 흘리는 사람이 증가한다. 그렇기에 열이 없는 콧물이나 목이물감은 막연한 바이러스 불안 보다는 기존의 질환을 우선 살펴보는 게 합리적이다.

또 인체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정도의 콧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인체에서는 하루 1ℓ정도의 콧물이 생성된다. 약 5%의 당단백이 포함된 콧물은 바이러스와 세균 침입을 막고, 코 안의 습도를 유지시켜 준다. 그러나 콧물이 줄줄 흐를 정도로 분비되거나 지나치게 적게 생성되면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

이것이 병적인 상태다. 콧물을 많이 흐르게 하는 질환은 감기, 비염, 축농증, 궤양 등을 들 수 있다. 급성 비염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은 콧물이 물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감기와 비염은 눈과 코의 가려움, 코 막힘, 재채기도 동반되는 게 다반사다. 감기는 흔히 발열과 오한도 뒤따른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천식으로 악화되면 호흡곤란이나 천명 증세가 수반되기도 한다. 이에 비해 열이 나지 않고, 코딱지와 함께 콧물이 끈적이고 냄새가 나면 위축성 비염 가능성이 있다.

축농증에 의한 콧물은 끈적임으로 농축된 짙은 형태이고, 혈액이 섞인 콧물은 결핵 등으로 인한 궤양성 분비물을 의심할 수 있다.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것은 후비루(後鼻漏)로 비염, 축농증과 관계가 깊다. 이 같은 질환은 콧물이 증가하는 데 비해 당뇨, 신장염, 동맥경화증 등은 콧물이 지나치게 적어질 수도 있다.

구취의 다양한 원인 중 하나가 비염이다. 코막힘이 지속되면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입이 건조해지고 침 분비가 떨어진다. 세균 증식 여건이 좋아져 입냄새 가능성이 높아지는 관계다. 또 염증성 비염은 자체에 냄새가 날 수 있다. 또 만성 비염은 편도결석, 후비루증후군, 축농증을 유발해 구취를 일으킨다. 한의학에서는 비염에 의한 구취를 비취(鼻臭)로 표현한다. 풀이하면 코 안에서 나는 악취다. 콧물이 흐르면서 악취나 비린내가 나는 게 많다.

이 같은 여러 형태의 콧물과 원인 질환은 입냄새와 상관성이 높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 후비루와의 연관성이 높다. 이를 치료하는 방법은 증상의 완화 처방과 함께 몸의 자생력을 키우는 처방을 해야 한다. 가령, 만성 비염에 시달리면 폐신(肺腎) 기능이 떨어진다. 코는 폐의 관문이다. 폐의 기운을 우선적으로 회복시켜 면역력을 키우는 게 좋다. 육미지황환이나 보중익기탕 등을 처방하면 비염이 개선돼 구취도 사라지게 된다.

심한 비염은 후비루나 축농증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중복 원인에 의한 구취는 하나씩 풀어주는 처방이 필요하다. 후비루와 코 막힘을 해소하는 형개연교탕, 통규탕을 같이 쓰고, 침으로 보조 치료를 하면 효과적이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 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 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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