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코로나19 이용하는 악질적인 거짓말들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코로나19 이용하는 악질적인 거짓말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4.03 13:28
  • 호수 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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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일 한 젊은 인기가수가 자신이 코로나19 확진자라고 밝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가수는 사람들을 또 한번 놀라게 한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말한 게 사실은 만우절 장난이었다고 고백한 것이다. 

십수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만우절’을 하나의 풍습처럼 즐기고 있다. 4월 1일 만우절은 서양에서 유래한 풍습으로 ‘에이프릴 풀스 데이’(April Fools’ Day)라고도 부른다.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기도 하고 헛걸음을 시키는 날이다.

기원에 관해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프랑스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 신년은 현행 달력으로 3월 25일부터 시작됐다. 이날부터 4월 1일까지 춘분제가 행해졌는데 마지막 날에는 선물을 교환하는 풍습이 있었다. 그런데 1564년 프랑스의 샤를 9세가 새로운 역법을 채택하면서 새해의 첫날을 1월 1일로 고쳤지만 모든 시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사람들은 4월 1일을 신년제의 마지막 날로 생각하고 그날 선물을 교환하거나 신년 잔치 흉내를 장난스럽게 내기도 했는데, 이것이 만우절의 시초가 돼 유럽 각국으로 퍼진 것으로 보인다.

매년 만우절이 되면 세계 각국에서 서로를 속이려는 귀여운 전쟁이 벌어진다. ‘죽은 줄 알았던 유명인이 사실은 살아있었다’ 같은 거짓말은 초보적인 장난이고 정성스럽게 시간과 돈을 들여 기상천외한 장난을 치는 이들도 있다. 일부 거짓말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대부분은 유쾌한 웃음으로 마무리됐고 국내에서는 매년 만우절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정이 달라졌다. 정부에서도 3월 31일 사회적 혼란을 줄 수 있는 만우절 장난은 처벌의 대상이 된다며 지양해줄 것을 권고하기도 했지만 인기가수가 생각 없이 던진 한 마디에 많은 사람들이 불쾌함을 느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황 판단을 잘하지 못할 경우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 봐야 아니?’라고 말한다. 실제로 사람들 대부분은 잘못된 행동을 본능적으로 안다. 날 때부터 악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도 학교 또는 가정교육을 통해 사회 질서를 배워 이를 억제한다. 

만우절이 지났어도 여전히 코로나19를 악용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며 사회 혼란을 가중시키는 이들이 있다. 얼핏 보면 누구나 속아 넘어갈 정도로 정교한 가짜뉴스도 등장하고 있어 이에 속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세상에는  절대 해선 안 될 거짓말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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