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염증은 ‘치은염’, 잇몸뼈까지 상한 경우가 ‘치주염’
잇몸염증은 ‘치은염’, 잇몸뼈까지 상한 경우가 ‘치주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4.03 14:38
  • 호수 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주염은 건강한 치아에 플라크가 축적돼 치석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치아와 잇몸 사이의 염증 때문에 공간이 벌어지고, 고름이 나오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치주염은 건강한 치아에 플라크가 축적돼 치석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치아와 잇몸 사이의 염증 때문에 공간이 벌어지고, 고름이 나오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치주질환 방치 땐 치매에도 악영향…치석 제거, 꼼꼼한 칫솔질 중요

잇몸 약하면 부드러운 칫솔로 여러번 닦아야…치아 사이는 치실 이용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강동구에 사는 신모(69) 씨는 잇몸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진통제로 버틸 수 있을 정도의 고통이었는데, 통증이 심해지면서 눈에 보일 정도로 빨갛게 부은 잇몸 때문에 양치질을 제대로 하기 어려워졌다. 병원을 찾은 신 씨는 검사를 받고 치주질환 진단을 받았다. 

치주질환은 병의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가볍고 회복이 빠른 형태의 치주질환으로 잇몸에만 국한된 형태를 치은염이라고 하고, 이러한 염증이 잇몸뼈 주변까지 진행된 경우를 치주염이라고 한다. 

40세 이상의 장년층이나 노년층의 경우 80~90%에서 잇몸질환이 발생된다. 

치주질환을 방치했을 때는 치아 문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치주질환이 치매 발병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 치과병원 치주과 강경리 교수는 “치주질환은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도 꼽히고 있다”며 “최선의 치매 대비법은 발병 위험 요소를 미리 조절하는 것이기 때문에 치주질환도 조기 진단 후 제때 치료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잇몸에서 출혈 발생하고 고름 나오기도 해

치주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은 치아에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플라크라는 세균막이다. 플라크가 제거되지 않고 단단해지면 치석이 된다. 일단 치석이 만들어지면 표면이 거칠어서 세균막이 쌓이기 좋은 상황이 된다. 잇몸 근처에 생긴 세균막에서 독소를 방출하면 주변 조직에 염증반응이 나타나고 그 결과로 치아를 지탱해주는 조직이 손상된다. 이때 플라크와 치석이 쌓이면서 벌어지게 돼 잇몸이 치아로부터 들뜨게 된다. 

치주질환 초기에는 일반적인 염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잇몸이 빨갛게 붓고 간혹 출혈이 있을 수 있는데, 이때는 칫솔질만 꼼꼼히 해도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다. 

염증이 잇몸 뼈 주변까지 침투해 치주염으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구취가 심해지고,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또 치아가 흔들리고, 음식물을 씹지 않아도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치주염이 심해질수록 치주낭이 깊어지게 된다. 치주낭은 치아와 잇몸 사이에 염증 때문에 공간이 벌어지는 증상을 말하는데, 주머니 모양처럼 공간이 발생돼 ‘잇몸 주머니’라고도 불린다. 치주질환이 심해질수록 공간이 더욱 깊어지고 세균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게 된다. 

치주낭이 깊어지면 치아를 지지하고 있는 치아 주위 조직의 일종으로 신경 및 혈관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치주인대에 염증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골소실이 일어나게 되고, 치조골이 소실되면 원래 상태로 회복이 어렵다.

◇치석 제거와 올바른 칫솔질 중요

치주질환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치아검사와 치주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여 치은염 및 치주염에 대한 진단을 내리고, 방사선 검사를 실시해 치조골의 파괴 정도를 확인한다. 

치아검사를 통해 치아가 닳거나 비정상적으로 이동했는지, 입을 다물었을 때 윗니와 아랫니의 마찰 부분을 확인하고, 음식을 씹을 때 부딪히는 관계 등을 검사한다. 치주검사를 통해 플라크와 치석이 있는지 확인하고, 부착된 치석의 양, 치조골의 손상 정도 등을 살핀다. 또 치은을 눌러 고름이 나오는지를 확인해 치주낭 형성 여부를 살필 수 있다. 

또 방사선 검사를 통해 치조골의 파괴 정도를 볼 수 있는데, 질환이 치근이 나누어지는 부분까지 진행되었는지, 치주낭이 존재하는지 등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미생물검사, 면역검사, 생화학검사 등을 실시해 진단 및 치료에 이용할 수 있다. 

치주질환 치료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세균성 플라크와 치석을 깨끗이 제거하는 것이다. 클로르헥시딘이라는 양치액을 사용하거나 잇몸과 치아 사이에 특수 약제를 넣기도 하며, 잇몸에 있는 특수한 세균을 박멸하기 위한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다. 

만약 치주질환이 잇몸뼈까지 진행돼 스케일링이나 불량 보철물 교체 등만으로 개선되기 어렵다면 치주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치주수술은 먼저 잇몸을 열어 치아와 그 뿌리가 잘 보이도록 한 다음 잇몸 속 세균성 치석 등을 깨끗이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 필요한 경우 잇몸뼈를 다듬거나 인공 뼈를 이식하기도 한다. 

치주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집에 있는 칫솔과 올바른 칫솔질을 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소아치과 김미선 교수는 “칫솔질의 횟수나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알맞은 치과 용품으로 정확하게 칫솔질을 하는 것이다”라며 “치과에서 전문가와 상의해 구강위생 용품을 선택하고 정확한 교육을 받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잇몸이 약하거나 이가 시리면 부드러운 모를 사용해 칫솔질 횟수를 늘려 잇몸에 부담을 줄여야 하고, 치아 사이 어금니 뒤쪽과 같은 곳은 치간 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해 치아 사이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이쑤시개는 잇몸에 필요 이상의 손상을 주고 치아 사이 공간을 크게 만들 수 있어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