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26. 연령별 입냄새와 축농증 등 어린이 구취 원인
[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26. 연령별 입냄새와 축농증 등 어린이 구취 원인
  • 김대복 한의학 박사
  • 승인 2020.04.0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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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연령별로 입냄새 발생 비율은 어떨까. 나이와 성별에 따른 구취는 통계가 없다. 그러나 20년 넘게 입냄새를 치료하면서 만난 구취인을 보면 대략 유추는 가능하다. 치료를 해야 할 정도의 입냄새 발생 빈도는 노인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장년이다. 신체대사 능력이 왕성한 청년세대와 청소년은 극히 적다. 또 유아는 아예 없다.

성별로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치료하는 사례가 많다. 여성은 생리와 호르몬 영향과 함께 다이어트 등에 민감하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유아에게 입냄새가 없는 것은 치아가 완벽하게 솟지 않은데다 모유의 영향으로 생각할 수 있다.

모유에는 호흡기 질병 예방에 좋은 IgA 면역성분이 듬뿍 함유돼 있다. 우유 보다 32배나 많다는 연구도 있다. 면역성분은 입 안에서 박테리아를 제거해 입냄새를 원천 차단한다. 또 유아는 침을 많이 흘린다. 어른에 비해 많은 침을 생성한다. 이는 소화 촉진, 박테리아 제거, 입안 청소 효과가 있다.

유아 시기를 지나 어린이가 되면 구취를 풍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에 구취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발길이 심심찮다. 어린이 구취의 상당수는 축농증에서 기인한다. 의학명이 부비동염인 축농증은 코 주위에 있는 얼굴 뼈 속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부비동이 작고 직선 구조다.

이로 인해 코 점막이 약간 붓거나 아데노이드가 비대해지면 축농증으로 이행되기 쉽다. 주로 누런 콧물, 고열, 코 막힘의 급성 축농증을 앓다가 제 때 치료되지 않아 만성으로 악화된다. 이 상황이 되면 입냄새도 풍기게 된다. 축농증이나 비염 등 코의 질환은 코막힘을 유발한다. 이에 입으로 숨을 쉬게 돼 구강이 마른다. 건조한 구강에서는 세균 증식이 늘어서 입냄새가 발생한다.

또 비염이나 축농증이 지속되면 콧물을 삼키게 되고, 목에 세균이 증식해 냄새로 이어질 수 있다. 이비인후과적 구취는 비릿내 경향이 있다. 진료 경험상 비강, 구강의 콧물과 가래로 인한 구취가 늘고 있다.

잘못된 식습관도 요인이다. 어린이들은 인스턴트식품에 민감하다. 패스트푸드 등은 가정식 음식에 비해 당도와 염분이 높은 게 많다. 또 어른의 관심이 부족하면 육류와 설탕 함유 식품을 많이 섭취하게 된다. 음료수도 자주 마신다. 이 같은 식습관은 구취 위험도를 높인다. 이와 함께 구강질환과 위장 질환도 구취의 요인이나 비율은 극히 낮다.

어린이 구취는 정기적인 치과 검진, 균형 잡힌 식단, 야식 자제, 따뜻한 물 마시기, 규칙적인 운동 등으로 상당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미 입냄새가 발생했으면 알레르기, 축농증, 비염, 위장 장애 등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여기에 생활습관과 식습관 교정도 필요하다. 어린이 구취 치료를 위한 처방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성장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이의 몸은 약재 성분과 약의 양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린이 구취 치료 때는 경험 많은 의사와의 상담이 우선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 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 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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