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종은 혈액암 중의 하나…항암치료로 완치 가능
림프종은 혈액암 중의 하나…항암치료로 완치 가능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4.17 14:46
  • 호수 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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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 등 림프절에 주로 발생…심할 땐 달걀만한 덩어리 만져져

90세 림프종 환자도 완치 사례 있어…긍정적 마음으로 치료 임해야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인천에 사는 박모 어르신은 1년 전 쯤 오른쪽 겨드랑이 부분에서 작은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을 느꼈다. 손으로 만져지는 덩어리가 그렇게 큰 것 같지도 않고, 별다른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최근 덩어리가 조금씩 커지는 것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에 조언을 구하다가 지인들의 권유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박 어르신은 림프종 진단을 받고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 

림프종은 우리 몸의 면역 세포인 백혈구 가운데 하나인 림프구에 생기는 암이다. 림프는 우리 몸 전체를 혈액처럼 흐르는 무색의 액체로 림프액이라고도 불린다. 혈액이 혈관을 타고 흐르듯이 림프는 온몸에 그물처럼 퍼진 림프관을 따라 이동한다. 림프관이 이동하면서 합쳐지는 부분을 림프절이라고 부른다. 

림프절은 전신에 퍼져있는 림프관의 중간중간에 위치한 결절 모양의 주머니다. 면역 작용을 담당하는 세포인 림프구를 만들어 림프관에 침입한 세균 같은 이물질을 제거해 신체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대전선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윤화 과장은 “림프종은 체내 가장 중요한 면역 체계에서 발생되는 종양으로 백혈병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암으로 꼽힌다”며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인구 고령화로 인해 노인 환자 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림프절 팽창돼 ‘혹’ 만져지기도

림프종의 가장 흔한 증상은 겨드랑이, 사타구니 또는 목에 있는 림프절에 팽창이 생기는 것이다. 팽창된 림프절은 완두콩처럼 작거나 달걀만큼 커질 수도 있는데, 팽창되면서 별다른 통증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체내 깊은 곳에 있어 만져지지 않는 림프절 또는 림프조직에서 암이 발생하며 주변 조직과 장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복통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가령 복강 내 림프암은 소화불량이나 복통 등의 위장 증상이 나타나며, 흉강 내 림프암은 호흡곤란, 기침 등 호흡기계 증상을 일으킨다. 이 외에 오한이나 체중 감소, 식은땀 등도 림프암이 악화될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혈액종양내과 유영진 교수는 “림프종은 암을 일으킨 림프구의 성격에 따라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나누고, 비호지킨 림프종은 다시 B세포 림프종, T세포 림프종으로 나눈다”며 “림프종의 종류에 따라 치료를 하지 않아도 수년 동안 잘 지내기도 하고,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수주 내에 사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령 환자도 항암치료 효과 좋아

림프종은 다른 암과 달리 초기에 발견되더라도 주된 치료가 수술적 절제가 아니기 때문에 항암치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3~4기로 진행된 악성림프종의 경우 항암치료에 따른 결과가 매우 양호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항암치료가 권장된다. 또 악성림프종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면역치료제가 개발된 후부터는 고령 환자에게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어 노인 림프종 환자에게도 표준 치료로 인정되고 있다. 

2015년 대한내과학회지에 발표한 노인 악성림프종 환자의 치료경험과 결과를 보면 70세 이상 고령의 미만성 대세포성 B세포 림프종(악성림프종의 가장 흔한 형태 중 하나로 비교적 공격적인 성향을 띤 림프종) 환자 44명 가운데 면역 치료제를 사용하고, 항암치료를 완수한 19명 중 16명이 영상 검사에서 암이 완전히 없어진 성과를 보였다.

치료를 중단하거나 치료 중 합병증을 경험한 환자를 포함하더라도 중앙생존기간(중간 순위로 오래 산 환자의 생존 기간)이 18개월 이상으로 다른 암에 비해 매우 양호했다. 이중에서는 90세가 넘는 나이에 치료를 완수한 환자도 있다.

대전선병원 정윤화 과장은 “노인 악성림프종 환자의 면역항암치료 성과는 이미 외국에서 여러 차례 발표된 바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암학회에서 여러 대학병원에서 면역항암치료를 받은 고령 환자(80세 이상)의 치료경험 결과를 분석했는데, 마찬가지로 매우 효과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따라서 고령이라고 항암치료를 포기하거나 소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표준 치료를 권장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 

다만 노인 환자의 경우 항암치료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합병증에 견디는 능력이 젊은 환자에 비해 약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인 림프종 환자 치료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아야 하고, 세심한 항암제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 

또 항암치료 기간 동안 감염성 합병증 등의 발생 예방을 위한 주의사항과 합병증이 생길 경우 대처하는 방법 등에 대해 충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정윤화 과장은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노인암 환자가 증가하면서 의료진과 가족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악성림프종은 노인 환자에게도 희망적인 성과를 보인다”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임하면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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