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가짜뉴스의 온상이 된 뉴 미디어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가짜뉴스의 온상이 된 뉴 미디어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4.24 14:04
  • 호수 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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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이 집권 여당의 기록적인 대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는 또 하나의 승리자가 있다. 유튜브, SNS로 대표되는 ‘뉴 미디어’가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 TV‧신문‧잡지‧라디오 등 오래된 대중 매체)에게 역시 대승을 거둔 것이다. 

‘레거시 미디어’란 말은 2019년 12월 JTBC의 간판 앵커인 손석희 대표이사가 6년 만에 하차결심을 밝히며 보도국 구성원들에게 보낸 메일에 담긴 것이다. 당시 손 대표는 “누가 뭐래도 JTBC는 새해에 새로운 전망으로 시작할 것이다. 오랜 ‘레거시 미디어’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나는 이제 카메라 앞에서 물러설 때가 됐다”라는 말로 하차 인사를 전했다.

그간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전통 매체는 큰 정치적 사건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전 분야에 걸쳐 주요 의제를 설정하며 여론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유튜브라는 공룡이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점차 영향력을 상실했고 이번 총선을 계기로 그 주도권을 내줬다. 실제 야권 인사들도 “보수 유튜버들에게 당 전체가 질질 끌려다니다 완패했다”고 비판할 정도. 또한 전통매체가 광고시장에서 힘을 잃는 반면 뉴 미디어의 광고 수익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보수 유튜버를 통해 확산되는 부정선거 의혹 제기다. 선거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에서도 부정선거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수십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보수 유튜버들의 사실 확인도 제대로 되지 않은 선동 섞인 주장들이 보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전통 매체의 좌장급인 조선일보가 빠른 팩트체크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했지만 보수 지지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전통 매체는 최대한 사실에 입각한 기사를 작성한다. 오보를 바로 잡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신뢰성이 무너지면 끝이기 때문이다. 반면 유튜브는 그렇지 않다. 온갖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비판을 받고 있고, 정제되지 않은 과격한 언어로 선동을 일삼는다. 

특히 이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확증편향’을 부추겨 심각한 사회 분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유튜브에서도 가짜뉴스를 솎아내려 노력하고 있지만 교묘하게 진짜와 가짜를 섞어 선동하는 이들까지는 충분히 가려내지 못하고 있다.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입증된 만큼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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