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지식 24] 임상시험
[알아두면 좋은 지식 24] 임상시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4.24 14:20
  • 호수 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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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에서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한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시카고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치료효과를 나타냈다는 소식이 나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시카고의대 연구진이 코로나19 환자 1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단계 임상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환자들이 고열과 호흡기 증세로부터 빠르게 회복됐고, 거의 모든 환자들이 일주일도 안 돼 퇴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 중 113명은 중증 환자여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여기서 임상시험이란 새로운 약을 시중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전 안전성과 약효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단계에서 사람에게 적용하는 절차를 말한다. 

임상시험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신약의 시판허가를 얻기 위해 하는 임상시험, 외부의 의뢰를 받지 않고 단독으로 진행하는 순수 연구 목적의 연구자 임상, 응급 상황에 놓인 환자를 위해 소규모·임기응변식으로 진행되는 응급임상시험 등으로 나뉜다. 

일반적인 신약 시판용 임상시험은 국내임상시험과 다국가(국제)임상시험, 기존 의약품과 동등성을 입증하는 생물학적 동등성시험, 인종별 차이를 감안해 외국에 허가받은 신약이 국내 환자에게도 유효한지 알아보는 가교시험(3상)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신약 임상시험은 크게 1상, 2상, 3상으로 나뉜다. 1상은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 없는지, 약물이 체내에 들어가 독성물질로 변하는지 등 안전성을 확인하고 적정투여량을 결정하는 임상시험이다. 2상은 수백명의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단기투약에 따른 유효성과 부작용을 확인하는 것이고, 3상은 수천명의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효과, 용법·용량, 사용시 주의사항, 장기 복용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결정하는 임상시험이다. 

약효를 검증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기존 약보다 사망률, 치료반응률, 생존기간 등에서 통계학적으로 우수한지 알아보는 우위성(superiority) 검증 △기존 약의 추정 약효 하한선보다 높은 것을 입증하는 비열등성(non inferiority) 검증 △기존 약의 추정 약효 범위 안에 드는 것을 증명하는 동등성(equivalence) 검증 등이 있다. 신약이라면 당연히 우위성을 검증하는 게 원칙이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거나 이미 허가된 의약품의 약효를 재검증하는 용도로 비열등성이나 동등성 검증이 사용된다. 

약효를 검증할 때 가짜약을 투여해도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플라시보 효과(위약 효과)라고 한다. 통상 위약효과는 증상이 호전된 환자 또는 발현된 약효의 15~30%에서 나타나는데 신약은 이보다 높은 약효를 입증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모여 해당 질병의 역학적 통계 등을 바탕으로 위약효과의 강도를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상시험 통과기준을 설정하게 된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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