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은 단계적으로…노인, 동물성 단백질 보충해야
채식은 단계적으로…노인, 동물성 단백질 보충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0.04.24 14:57
  • 호수 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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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만성질환에 효과 … 초보자는 붉은 고기만 피하는 유형으로 시작

단백질 풍부한 렌틸콩·시금치 등 많이 섭취…채소는 데쳐 먹는 게 좋아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최근 환경과 윤리 그리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확대됨에 따라 로푸드(생식)를 넘어 식물성 고기, 치즈, 달걀 등 기존의 육류 먹거리를 대체할 수 있는 ‘비건(vegan, 채식주의자) 푸드’가 대세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육식을 끊고 채식을 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슬기롭게 채식을 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채식의 효과

과도한 육류 섭취는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을 부른다는 게 건강·의학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해 채식을 해야 하는 이유다. 콩, 견과, 곡물에 포함된 식물성 단백질에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근육 형성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식물성 단백질에는 불포화지방도 많이 들어 있는데 그중 리놀렌산은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당을 낮춰 당뇨 및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등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채소류와 해조류에 포함된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 등이 인체에 활력을 줘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면역력이 강화돼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노폐물 배출을 돕는다. 

◇다양한 채식주의자 유형

흔히들 ‘채식주의자’라고 하면 동물성 식품은 전혀 먹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채식주의자 중 상당수가 달걀이나 우유와 같은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고 있다. 즉, 채식의 유형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자신에게 맞는 채식 유형은 스스로 채식을 하는 이유와 신념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비건’은 식물성 식품만 섭취하는 완전 채식주의자를 가르키는 말로 육류‧생선은 물론 유제품‧ 달걀 등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다. ‘오보 베지테리언’은 달걀을 제외한 동물성 식품과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말하며, ‘락토 베지테리언’은 육류와 동물의 알은 섭취하지 않고 유제품만 먹는 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세미 베지테리언’은 유제품‧달걀‧생선을 비롯해 닭고기‧오리고기 등 가금류만 먹는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채식을 하지만 경우에 따라 고기와 생선을 섭취하는 ‘플렉시테리언’도 있다.

◇올바른 채식 방법

채식에 도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붉은 덩어리 고기만 피하는 방식의 ‘세미 베지테리언’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 유형에 익숙해졌다면 평소 채식을 하지만 가끔 특별한 날에는 예외적으로 육식을 하는 단계인 ‘플렉시테리언’에 도전해본다. 

올바른 채식은 흰 쌀밥을 먹던 식단에서 고기만 빼버린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채식은 자칫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채소에는 단백질과 철분, 아미노산, 칼슘 등이 부족하므로 항상 결핍된 영양소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채식은 하루에 잡곡밥, 견과류, 종실류(들깨, 참깨, 흑임자, 호박씨 등), 해조류, 과실류를 고루 섭취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잡곡밥에는 쌀, 보리, 밀, 수수, 기장, 오트밀 등을 2~3가지 골라 섞어 먹으면 몸에 이롭다. 그러나 쌀밥처럼 빨리 씹어 먹으면 소화가 잘되지 않으므로 처음 먹는 경우에는 국이나 물 없이 충분히 씹는 것이 중요하다. 

고기 대신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으로는 렌틸콩, 시금치, 두부, 퀴노아 등이 있다. 둥글고 납작한 모양의 렌틸콩은 콩 중에서도 단백질 함유량이 특히 높다. 시금치는 영양분의 3분의 1이 단백질일 정도로 콩이나 소고기에 뒤지지 않을 만큼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특히 시금치의 단백질에는 ‘라이신’과 ‘트립토판’ 등 동물성 단백질과 비슷한 아미노산과 철분이 많이 들어 있어 채식주의자에게 꼭 필요한 음식이다. 아침마다 두유를 마셔주는 것도 단백질 섭취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소화가 촉진되고 대장 내 유산균까지 증식시켜주어 좋다. 

지방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호두, 잣, 아몬드 등의 견과류를 매 식단마다 적절하게 섭취하고 참깨, 들깨 등의 씨앗류는 되도록 기름을 짜지 않고 통째로 섭취하는 것이 몸에 이롭다. 비타민과 무기질은 채소와 과일 등으로 섭취 가능한데, 깨끗한 무공해 채소와 과일로 사용하면 더욱 좋다.

채소는 가급적 찌거나 데치는 게 좋으며, 채소를 먹을 때에는 항암‧항산화 작용이 있는 카로티노이드와 비타민C‧E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식재료도 가급적이면 유기농을 쓰는 것이 좋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채소를 잘 씻은 후 소금물에 5분 정도 담가 헹궈서 사용해야 한다.

◇채식 시 주의사항

채식이 건강에 좋은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인체의 영양소 흡수율은 동물성 음식보다 식물성 음식이 낮다. 같은 양의 영양소라면 식물성 음식은 동물성 음식보다 3~4배 이상 섭취해야 한다. 

따라서 많은 영양소가 필요한 임산부,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 많은 양을 먹을 수 없는 노인은 채식만 해서는 곤란하다. 이런 경우, 동물성 단백질도 골고루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채식을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소화기다. 곡물과 채소 위주의 식단, 그리고 기름기를 줄인 조리법은 위장의 운동성을 증가시키고 배변을 원활하게 해서 변비에 도움이 되지만 평소 소화불량이 있거나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있던 사람이라면 채식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과도한 채식은 비타민D와 비타민B의 결핍을 불러올 수도 있다. 비타민D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비타민B는 몸속 대사 과정을 돕는 작용을 한다. 이들 모두 몸에서 합성되는 비타민이지만 채소와 같은 섬유질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합성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이런 비타민이 부족하면 관절이 붓는 골연화증에 걸릴 수 있으므로 평소 영양제도 함께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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