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온라인 교육으로 드러난 대면교육의 중요성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온라인 교육으로 드러난 대면교육의 중요성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4.29 20:24
  • 호수 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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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학교에 보냈으면 좋겠다.”

지난 4월 9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된 온라인 개학이 20일 초등학교 1~3학년을 ‘원격수업 학습관리시스템(LMS)’ 접속시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자녀를 둔 두명의 친구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공통적으로 이렇게 답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어쩔 수 없이 시작된 온라인 교육이지만 먼 미래에는 실현될 수도 있고 미래의 교육방법을 반강제적으로 실험하는 것이어서 실제 학부모의 소감이 궁금했다. 예상했던대로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두 친구는 아이들 나이가 아직 어리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져 교육 효과가 걱정된다고 했다. 특히 보호자가 교육 시간 내내 옆에 붙어있어야 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맞벌이부부는 도우미를 찾아야 하고 미취학 자녀를 둔 사람들의 경우 온라인 교육을 보조해주면서 동시에 어린아이까지 돌봐야 해 고충이 크다는 것이다. 또 학교라는 시스템 안에서 친구를 사귀며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사회화 과정이 지연되는 게 우려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좀더 나이가 들면 모르겠지만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교육은 현재 방법으로는 부적합하다는 게 친구들의 결론이었다.  

최근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팬티를 세탁하는 숙제를 내 물의를 일으킨 일명 ‘팬티 교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도 물었다. 역시나 당연하게도 두 친구는 몹시 분개했다. 교사로서의 기본 자질과 윤리를 갖추지 못한 사람은 당장 파면시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말이다.

그럼 EBS를 통해 온라인 교육을 받는 것과 학교에 보내 ‘팬티 교사’에게 수업을 듣도록 하는 것 중 무엇이 낫냐고 묻자 두 사람은 “그래도 학교가 낫다”고 말했다. 의외의 대답에 놀라 이유를 물으니 기존 학교 시스템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사의 지도를 받으면서 다른 학생들과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동하는 교육 시스템 구현이 현재 온라인 교육으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팬티 교사 처럼 수준 이하의 교사를 과감하게 걸러내는 구조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은 대한민국 교육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했다. 또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해줬다. 공교롭게도 스승의 날인 5월 15일 전후로 등교가 순차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학교와 스승의 의미를 깊이 있게 되새겨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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