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구균 접종, 65세 이상엔 필수…예방접종 기피하면 안 돼
폐렴구균 접종, 65세 이상엔 필수…예방접종 기피하면 안 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5.04 09:32
  • 호수 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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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구균은 급성중이염‧폐렴 등 일으켜…면역력 약한 노인 특히 유의

23가 백신은 65세 이상 무료…병원 방문 전 예약하고 마스크 착용을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구로구에 사는 이 모 어르신(88)은 예방접종을 맞으라는 정부의 권고에도 선뜻 집을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 어르신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 지침이 시행 된 후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병원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두려워 예방접종을 하러 간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어르신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기피현상이 예방접종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65세 어르신 폐렴구균 접종률은 6.2%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2%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로 인해 폐렴구균 감염증 등 관련 질병은 2019년 대비 16%나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유행 동안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예방접종을 실시하라는 지침을 발표했다. 예방접종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감염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이 가능한 모든 국가에서는 예방접종 서비스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도 코로나19 유행기간 중이라도 어린이, 어르신 등은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질병관리본부는 “65세 이상은 폐렴구균에 감염될 경우 중증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예방접종을 반드시 해달라”고 당부했다. 

◇면역력 약한 고령자에 많이 발생하는 폐렴구균

폐렴구균은 급성중이염, 폐렴 및 균혈증, 수막염 등 침습성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 중 하나로, 면역력이 약한 영아 및 소아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세균성 폐렴 중 60~70%가 폐렴구균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렴구균은 주로 호흡기를 통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몸속으로 들어온 폐렴구균은 균혈증, 뇌막염, 골수염, 관절염, 중이염, 복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심장병이나 당뇨병, 폐 질환, 간 질환, 신부전, 알코올중독, 혈액암 등을 앓고 있다면 폐렴구균에 의해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폐렴구균성 폐렴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폐렴구균 백신은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이 있다. 국가예방접종 사업으로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23가 다당질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13가 단백접합백신은 생후 6주 이상부터 성인까지 13가지 혈청형에 대한 예방효과가 검증됐다. 

대한감염학회의 ‘성인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8세 이상 만성질환자, 뇌척수액 누수, 인공와우를 삽입한 환자, 면역저하자는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을 순차적으로 접종해야 한다.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의 경우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접종한 후 1년 간격을 두고 23가 다당질백신을 접종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만약 23가 다당질백신을 먼저 접종했다면 1년 뒤에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접종하면 된다. 

경희대학교병원 감염면역내과 이미숙 교수는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접종 후 일시적인 통증과 부종 등의 반응이 일어날 수 있지만 대부분 48시간 이내 소멸된다”고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예방접종 준수사항 지켜 병원 방문해야

접종 대상자와 보호자는 예방접종을 위한 의료기관 방문 전 반드시 해당 의료기관에 유선으로 방문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접종일을 사전 예약해야 하며, 보호자는 한 명만 동행해야 한다. 

65세 이상 노인도 보건소에 미리 연락한 후 방문하면 된다. 보건소보다 병의원이 가깝다면, 전화를 걸어 예방접종 시행 여부를 확인한 후 예약 방문하면 된다. 

의료기관은 사전 예약을 받아야 하며, 예약 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입구에 손소독제를 비치해야 한다. 의료기관에 들어가기 전에는 접종자의 발열 여부와 해외 여행력 등을 확인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안심하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예약시스템을 개발해 운영할 예정이다. 5월 말부터 각 의료기관에서 접종가능한 백신과 접종이 가능한 시간 등을 확인하고,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와 유선으로 사전 예약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6월말부터는 모바일로도 예약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코로나19 유행 중이라도 예방접종을 중단없이 실시해야 하며, 향후 개학이나 외부활동 증가, 코로나19 종료 후 해외 교류 증가 등으로 인한 수두, 유행성이하선염, 홍역 등의 감염병 유행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예방접종 안내서를 준수해 표준 일정에 따라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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