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두통으로 머리 전체 아플 땐 병원 찾아야
갑작스런 두통으로 머리 전체 아플 땐 병원 찾아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5.04 09:38
  • 호수 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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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지나도 두통 계속 땐 질환 의심… 측두동맥염‧후두신경통 가능성

약물의존도 높아지면 만성화 위험… 스트레스 조절, ‘두통일지’도 효과

[백세시대=이수연기자]잦은 두통 때문에 진통제를 달고 살았던 김모 어르신(78)은 며칠 전에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 때문에 약을 찾았다. 평소에는 진통제 복용 후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는데, 그날은 약을 먹은 후에도 마치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수초간 반복적으로 발생됐다. 아무래도 이상한 느낌이 들어 병원을 찾은 김 어르신은 두통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기 위해 검사를 받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188만여명에서 2019년 215만여명으로 5년 사이 약 14.5% 증가했다. 두통을 진단할 때는 두통 외 다른 동반 증상이 없는 경우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의 양상에 따라 진단을 하게 된다. 따라서 머리의 어느 부분이 아픈 것인지가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정성우 교수는 “긴장이 심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누구나 두통을 겪을 수 있지만, 아무 이유 없이 두통이 지속된다면 몸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머리 전체 깨질 듯 아프면 바로 병원 찾아야

두통을 진단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특정한 원인 없이 증상에 기초해 진단하는 ‘일차성 두통’과 특정 원인 질환에서 기인한 ‘이차성 두통’이다. 

일차성 두통은 정밀검사로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다. 긴장형 두통, 편두통, 군발두통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긴장형 두통은 가장 흔한 두통으로 명확히 밝혀진 원인은 없지만, 스트레스와 과로, 피로, 심리적 문제 때문에 생길 수 있고,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있거나 서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편두통은 보통 머리에서 맥박이 뛰는 것처럼 쿵쿵 울리듯 아프고, 속이 메스꺼운 위장 증상을 동반하며 반복되는 두통이다. 

군발두통은 한쪽 앞머리와 눈 주변의 극심한 두통이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결막 충혈, 눈물, 코 막힘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1~2시간 이상 계속되고, 이런 현상이 수주 이상 나타나는 두통을 말한다.

이차성 두통은 두통이 생긴 부위에 따라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측두동맥염, 후두신경통, 뇌졸중 등 다양한 질환에서 두통 증상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관자놀이 부근이 아플 때는 측두동맥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측두동맥염은 관자놀이 근처를 지나가는 측두동맥에 생긴 염증 때문에 일어나는 두통으로 특히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측두동맥염에 걸리면 한쪽 관자놀이 부근에 지속적인 통증이 생겨 마치 편두통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염증과 혈전이 생겨 관자놀이 부위를 만졌을 때 아프고, 딱딱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측두동맥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눈으로 가는 혈관까지 염증이 번지게 되면서 실명을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뒷머리가 찌릿찌릿한 통증이 있다면 후두신경통일 가능성이 있다. 후두신경통은 목 뒤쪽의 신경이 눌리거나 염증으로 인해 생긴 두통이다. 뒷머리 한가운데 부분이 아픈 것은 대후두신경통이고, 귀 뒷부분 또는 관자놀이 쪽으로 통증이 일어나는 것은 소후두신경통이다. 

갑작스럽게 머리를 무언가로 얻어맞은 것처럼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뇌졸중 증상일 수 있는데, 발병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이학영 교수는 “머리 전체가 깨질 것처럼 아픈 증상이 나타나면 뇌졸중이나 뇌출혈의 위험이 있다”며 “갑자기 없던 매우 강한 두통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통제 과용하면 의존도 높아져

두통은 마냥 가벼운 증상으로 볼게 아니라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원인 질환 감별을 위해서는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할 수 있다. 정성우 교수는 “두통의 경우 뇌의 기질적, 구조적 이상 없이 발병하는 일차성 두통이 많은데, 지속적인 두통으로 일상의 괴로움을 겪는다면 두통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신경과 의사의 자세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긴장성 두통의 경우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그밖에 마사지나 스파, 건강한 식사, 기분 전환, 적절한 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 

편두통은 약물치료를 통해 횟수와 강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두통이 오래갈수록 약물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전조증상이 생겼을 때 호전되도록 치료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두통일지를 써서 증상이 시작된 때와 느낌을 기록해 두는 것도 좋다. 

군발성 두통은 진통 작용과 함께 염증을 줄이는 작용을 하는 약물인 인도메타신이 매우 효과적으로 나타난다. 또 산소마스크로 15분간 산소를 흡입하면 두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디스크성 통증이라면 디스크 치료를 하고, 근육이나 관절 때문에 생기는 통증은 주사요법이나 물리치료, 도수치료를 병행한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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