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보 대한노인회 경기 동두천시지회장 “지회장·경로당 회장들 젊어져… 임기 제한 재고할 때”
김성보 대한노인회 경기 동두천시지회장 “지회장·경로당 회장들 젊어져… 임기 제한 재고할 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5.04 09:44
  • 호수 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북부 12개 지회들, 연합회 행사에 참석 힘들어 “분리 원해” 

경로당 대항 노래자랑, 1사 1경 사업, 급식도우미 등 처음 실시

[백세시대=오현주기자] 합리적인 조직은 시대적 요구 수용에 앞장서고 조직원의 희생을 최소화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성보(74) 대한노인회 경기 동두천시지회장의 다음 말들은 새겨들을 만하다. 김 지회장은 지난 4월 27일, “지회장, 경로당 회장들이 젊어지고 있다”며 “대한노인회 각급 회장의 임기를 1차 중임에 한 한다는 규정을 수정할 때가 됐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 지회장은 또, “경기연합회가 수원에 있는 관계로 경기북부에 위치한 지회들은 연합회의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게 물리적으로 너무 힘들다”며 “경기도 2경찰청, 2교육청처럼 경기북부에 제2의 경기연합회를 두는 방안에 대해 다들 공감한다”고 전했다.

지난 4월 말, 동두천시 동두천로에 위치한 노인복지관에서 김 지회장을 만나 이 같은 제안이 나오게 된 배경과 지회 운영 등을 들었다. 김 지회장은 2018년 4월에 연임됐다.

-경로당 상황은 어떤가.

“경로당 문을 언제 다시 여느냐는 전화 문의가 빗발친다. 문을 열어달라는 어르신들께는 국가 시책에 잘 따라야 한다고 말씀 드리면 대부분 수긍한다. 사무국장과 함께 경로당 문단속 확인도 하고 있다. 우리는 어르신일자리 때문에 동두천시장과 협의해 한 달 정도 늦게 경로당, 복지관 문을 닫았다.”

-노인일자리가 왜 문제가 되나.

“어르신일자리 예산이 책정된 상태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일을 못해 수당도 받지 못할까봐 걱정들을 한다.”

-지회의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최근까지 실버인력뱅크란 곳에서 일자리를 관장했지만 올해부터는 지회가 어르신 일자리를 맡게 됐다. 올해 공익형일자리 300명을 비롯해 노인재능나눔활동 210명 등 총 530명이 사회참여 활동을 한다.”

-주로 어떤 일자리인가.

“경로당 식사를 돕는 급식도우미, 청소도우미 그리고 신도시의 차 없는 거리 안전지킴이 등이다. 그밖에 아동안전지킴이(20명)가 있다. 급식도우미는 전국에서 우리가 처음 실시했다고 본다.”

김 지회장은 “미군부대가 42%를 차지하고 변변한 공장 하나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취업지원센터장이 열심히 뛰어준 덕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며 “지난해 취업목표량의 197%(190명)를 달성해 대한노인회 취업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성보 경기 동두천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김제팔 사무국장.
김성보 경기 동두천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김제팔 사무국장.

동두천시 인구는 9만6000여명, 노인인구는 1만9000여명(약19%)이다. 동두천시지회는 110개 경로당을 두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5244명. 

동두천시지회는 노인 대신 ‘어르신’이란 호칭을 쓴다. 김 지회장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노인의 날’도 ‘어르신의 날’이라고 바꿔 부른다. 노인이라는 말은 어딘가 소외된 존재라는 느낌을 준다. 그에 반해 어르신은 듣기도 좋고 자존감도 갖게 한다. 젊은 층도 어르신이라고 부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어른 대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회장 6년째이다. 어떤 일들을 했나.

“처음 지회에 왔을 때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다. 회원 간 소송이 다반사고 시의 지원도 빈약했다. 어르신 대상의 설문조사를 통해 체조보다 노래를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경로당 대항 노래자랑을 실시했다. 올해로 8년째이다. 행사 당일 복지관 강당에 자리가 부족해 서서 관람할 정도다. 경로당 프로그램 중 노래교실이 가장 인기가 많고 일부는 노래방에서 연습할 정도다.”

이어 “경로당이 지역의 기관, 단체, 요식업체 등과 협약을 맺고 운영에 도움을 받고 있으며, 어르신 한 종교 갖기 사업으로 천주교·기독교·불교 등 25개 종교시설과 45개 경로당이 결연을 맺어 합동기도회 개최 등 신앙생활을 통한 행복한 노후를 준비한다”며 “작년 12월, 구국기도회를 마친 뒤 사랑의 쿠키를 7000개 만들어 경로당과 소외된 이웃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원래 동두천시지회 노인대학은 1곳이었지만 현재는 3곳으로 늘었다. 김 지회장은 “시가 지원하는 1개 노인대학 예산(1000만원)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협조를 받아 어렵게 3개 대학을 운영 중”이라면서도 “전국에 현장학습도 다니는 등 열기가 뜨겁고 입학 순번을 기다리는 어르신들도 줄 서 있다”고 말했다.    

김성보 지회장은 KBS에서 28년 근무한 방송인이다. 경남 마산 출신으로 서울에서 줄곧 생활하다 퇴직 후 전원생활을 위해 동두천으로 터전을 옮겼다. 경로당 총무, 동두천시지회 사무국장(5년)을 거쳐 2014년 동두천시지회장에 선출됐다. 대한노인회 중앙회 법제분과위원, 천주교신우회장 등을 지냈다. 방송동우회 부의장, 경기연합회 부회장으로 있다.

-방송생활을 오래했다. 기억에 남는 일은.

“마산KBS방송국에 있을 때 선거개표 생방송을 했다. 새벽 2,3시, 전국적으로  생중계를 하는 상황에서 피곤하고 긴장된 탓에 말실수를 했다. ‘여기는 경남 마산 000개표소’를 잘못해 ‘투표소’라고 말해 방송 끝난 후 호되게 질책을 당한 적이 있다(웃음).”

-지회 사무국장을 하게 된 배경은.

“퇴직 후 동두천 안골마을에 들어가자마자 송전탑건설반대운동을 주도하게 됐다. 한전에서 받은 보상금으로 땅을 구입해 2층, 연건평 60평의 현대식 경로당을 지었다. 64세 때 일이다. 그게 인연이 돼 경로당 총무가 됐고 동두천시지회에 인사하러 찾아갔다가 전임 지회장의 권유로 공석이던 사무국장 자리를 맡았다.”

김 지회장은 “첫 지회장 선거는 3파전으로 치열했다”며 “경로당 운영비 인상 등 회원들의 피부에 와닿는 공약을 내세워 승리했다”고 기억했다. 두 번째 선거에선 대의원 전원으로부터 100% 지지를 얻어 추대됐다.

-제2의 경기연합회가 필요한 배경은.

“여기서 수원의 연합회까지 왕복 8시간이 걸린다. 행사에 참석하고 오면 하루가 다 가버린다. 파주·연천은 우리보다 더 힘들다. 저는 연합회 부회장으로 있기 때문에 갈 일도 많다. 경기연합회 44개 지회 가운데 경기북부의 12개 지회를 분리해 경기북부연합회(가칭)를 신설하기를 바라고 있다.”

-회장의 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경로당 회장의 나이가 10년 이상 젊어졌다. 60대 후반의 회장이 연임하면 70대 중반이 된다. 얼마든지 일할 수 있는 나이고 그동안 쌓은 경력이 사장되는 게 아깝다. 지자체장, 농협장은 3선이 가능하다. 노인회장 임기가 그들과 같이 가는 것이 좋다. 3선을 하고 말고는 회원들의 판단에 맡기는 게 현명하다고 본다.”

-임기 2년 남았다. 꼭 이루고 싶은 건.

“경로당 운영비가 타 지회와 비교해 부족하다. 이를 비슷한 수준으로 올리려고 한다. 최저 수준의 임금을 받는 직원들 처우도 타 지회와 어느 정도 맞춰줘야 한다. 대한노인회가 법정단체가 돼 직원들의 임금체제가 전국적으로 평준화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리고 경로당 회장과 사무장들 활동비도 현실화해야 한다. 어디에 내놓아도 떳떳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지회를 만들고 싶다.”

김성보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노인회가 복지관을 운영해야 어르신 일자리도 확대되고 복지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