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창간 14주년,‘어른다운 노인’ 캠페인 “솔선수범하며, 베풀고, 배우며 삽시다”
백세시대 창간 14주년,‘어른다운 노인’ 캠페인 “솔선수범하며, 베풀고, 배우며 삽시다”
  • 김순근 기자
  • 승인 2020.05.08 10:56
  • 호수 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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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회장, 지회장들은 자신의 소중한 경험과 지식을 후손에게 물려주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어른다운 노인상으로 꼽았다. 사진은 관광지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는 동두천지회 자원봉사클럽.
연합회장, 지회장들은 자신의 소중한 경험과 지식을 후손에게 물려주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어른다운 노인상으로 꼽았다. 사진은 관광지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는 동두천지회 자원봉사클럽.

연합회장, 지회장들에 들어본 ‘어른다운 노인상’ 3가지로 모아져

경로당 등서 실천해 존경받는 어르신으로…코로나19 극복의 저력

[백세시대=김순근기자]“어른다운 노인이 됩시다.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국가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인생 후배들에게 먼저 베풀고 배려하며, 100세시대에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로 삽시다.”

백세시대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대한노인회의 대표 슬로건인 ‘어른다운 노인’이 널리 실천될 수 있도록 위와 같은 내용의 실천항목을 제시하고, 이 시대의 참 어른상(像)을 확산시키고자 한다.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교 교수였던 캐스린 하킴(Catherine Hakim)은 “노인이라고 다 똑같은 노인이 아니다. 매력이 능력이고 경쟁력이다”면서 노인들에게 유머감각과 활력, 세련미,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기술 등 매력자본(Erotic Capital)을 가질 것을 권유한 바 있다. 이는 대한노인회가 말하는 어른다운 노인과 일맥상통한다.

본지는 먼저 ‘어른다운 노인상’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 ‘어른다운 노인’이 되기 위해선 어떤 사항을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대한노인회를 이끄는 핵심지도자들인 전국 연합회장, 지회장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시국에도 많은 핵심지도자들이 ‘어른다운 노인’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줬다. 의견을 종합해 공통분모를 찾은 결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모아졌다.

첫째, 어른다운 노인은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국가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사회가 제시하는 규범 또는 수칙을 솔선수범한다. 

둘째, 어른다운 노인은 인생 후배들에게 먼저 베풀고 배려하며, 상대를 이기려 하기 보다는 져주는 아량을 보여준다.

셋째, 어른다운 노인은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불평보다 감사하며, 100세시대에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로 살아간다.

■어른다운 노인상 Ⅰ

국가위기에 솔선수범 한다

이종한 대한노인회 경기연합회장은 이번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어른다운 노인’의 표상을 봤다고 말했다. 이종한 회장은 “전국 6만5000여개의 경로당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로당은 거의 없다”고 강조하고 “경로당이 폐쇄돼 어르신들이 갈 곳이 없어져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연합회와 지회, 경로당을 중심으로 단합해 모든 불편을 참아내고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종한 회장은 “어르신들은 지난 시절 큰 위기 속에서도 ‘나’보다 ‘우리’를 강조하며 질서정연하게 자신을 지키고 국민의 의무를 다했다. 투철한 국가관과 솔선수범,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질서의식, 고통분담, 봉사 및 기부 등 어른다운 성숙한 모습들을 몸소 실천을 통해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전대규 충남연합회장은 국민의 의무와 책임을 지키는 것을 ‘어른다움’이라고 강조했다. 전대규 회장은 “나라사랑과 이웃사랑은 국민이 지켜야 할 대표적인 도리”라면서 “이 두 가지는 자기중심적 사랑이 아닌 남을 아끼고 배려하는 이타적 사랑으로 발전해 자연스럽게 봉사와 기부 등 베풂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국가위기가 닥치더라도 나라와 이웃을 사랑하는 정신을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면 사회적 규범과 수칙을 지키는 것이 고통이 아니라 오히려 기쁨과 보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축제에서 어린이들에게 새끼꼬기를 가르쳐주는 괴산군지회 어르신들.
지역축제에서 어린이들에게 새끼꼬기를 가르쳐주는 괴산군지회 어르신들.

■어른다운 노인상 Ⅱ

타인에 먼저 베풀고 배려한다

김두봉 전북연합회장은 “져주는 아량을 발휘하는 것이 어른다운 노인이다”면서 “져주는 것은 상대를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배려하는 것으로, 결국은 이기게 된다”고 말했다. 경로당 회장 선거를 비롯해 각종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것도 이기려고만 하기 때문이라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김두봉 회장은 또 “나이 들면 아집이 강해지고 자신을 최고로 생각해 자기 자랑을 많이 하는데 이는 수양이 덜된 탓이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 나이들 수록 더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재경 경북연합회장은 “‘선배의 영광이 후배의 등불’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학창시절 훌륭한 선배를 보면 후배들은 본받을 만한 대상으로 여겼고, 이는 나이 들어서도 변함이 없다. 어른다운 노인은 곧 훌륭한 선배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재경 회장은 “훌륭한 선배는 포용력을 갖고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한다. 나이 들수록 입은 가급적 다물고 지갑은 자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특히 자원봉사 등 사회참여 활동에 적극 나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등 베푸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후배들의 삶에 등불이 된다고 밝혔다.

■어른다운 노인상 Ⅲ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로 산다

 유홍준 천안시지회장은 “어른다운 노인은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배우려 노력하는 사람이다”면서 “새로운 지식이나 방식들을 배우려하지 않고 매사 후배들에게 의존만 한다면 누가 존경심을 갖겠는가. 계속 배우게 되면 이해심이 깊어져 젊은이들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기거나 가르치려 드는 권위적인 ‘꼰대’에서 탈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지회장은 또한 “존경받는 노인의 삶을 살려면 자기관리를 잘하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기대치를 줄여서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도 만족하며 행복을 키우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호준 문경시지회장은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하자. 나이를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지만 행동이나 생각이 어린아이 즉 ‘철부지’ 같다는 소리를 들어선 안된다. 나이에 걸맞는 정체성을 지키며 유머는 품격 있게, 말과 행동은 세련되게 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또 “자기관리를 잘하면 주변에서 인정받는 노인이 되는데, 경로당 회장의 경우 그 마을의 대표 어른으로서 모두들 ‘이런 분이라야 경로당 회장을 한다’고들 생각한다. 이처럼 주위에서 ‘이런 분’으로 인정받는 노인이 되도록 노력하자. 쉽지 않지만 자기개발과 마음의 수양, 끊임없이 배우려는 노력 등 자기관리를 통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광옥 대한노인회 교육부회장도 지난해 ‘세대갈등완화 프로젝트 갈등관리강사 양성과정’ 워크숍에서 “공자는 성인이라도 세속에 따라야 한다는 말을 했다. 세태가 바뀌면 그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해야 한다는 뜻이다. 노인 스스로 변화해 어른다운 노인으로서 사회를 이끌어가자는 게 교육의 취지”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대한노인회를 이끄는 핵심지도자들은 ‘어른다운 노인’에 대한 개념 정의와 실천방안을 제시하고 노인들이 우리사회의 큰 어른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저명한 심리학자 에릭슨(Erikson)은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을 전개하며, 노년기에도 성격 발달이 이뤄진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에릭슨에 따르면, 노년기는 인생의 마지막 단계로서 신체적, 사회적 상실에 직면하게 되는 때이지만, 이 시기에 성숙된 사람은 자신이 직면한 현실과 외부세계의 변화를 잘 수용함으로서 ‘자아통합’을 이루게 된다고 말했다. 

본지는 앞으로도 ‘어른다운 노인’을 실천하는 분들의 아름다운 사례를 적극 발굴해 지면에 소개하는 등 캠페인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끝으로 앞서 언급한 ‘매력자본’을 갖춘 노인이 되기 위해 캐스린 하킴 교수가 제시한 5가지 실천방안을 소개한다.

첫째, 늘 웃는 모습을 하라. 나이 들어 웃는 얼굴을 만드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둘째, 마음의 여유 가져라. 후배나 주변의 언행이 마음에 안들어도 가르치려들지 말고 웬만하면 모두 양보하라.

셋째, 품격을 지켜라.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아주 중요하지 않으면 가급적 삼가고 행동도 그렇게 하라. 외모에 신경 쓰는 등 자신을 품격 있게 가꿔라. 

넷째, 사랑으로 충만한 삶을 즐기며, 다섯째 내일을 걱정 말고 오늘 하루를 만끽하며 살아라.

김순근 기자 skkim@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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