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미국도 매료시킨 ‘K-배트플립’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미국도 매료시킨 ‘K-배트플립’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5.08 13:32
  • 호수 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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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인 지난 5월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달 가까이 미뤄졌던 한국프로야구리그(KBO 리그)가 개막했다. 축구를 비롯한 전 세계 프로스포츠가 일제히 중단된 가운데 무관중이긴 하지만 프로야구리그가 개막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야구의 본토인 미국에서의 관심이 뜨겁다. 미국 유명 스포츠 채널인 ESPN이 이례적으로 중계권을 사 하루에 한 경기씩 생중계를 할 정도로 말이다.

KBO 리그의 개막 일정이 확정되자 미국의 야구팬들은 SNS를 통해 한국야구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한국인들에게 적극적으로 10개 구단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묻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이 응원할 팀을 결정하는 외국인들도 생겨났다.

그리고 이들이 가장 관심을 표한 것은 호쾌한 ‘빠던’(빠따 던지기. 빠따는 야구방망이의 일본식 발음)이다. 영어로는 배트플립이라고 부르는 빠던은 홈런을 친 타자가 1루에 가기 전 배트를 강하게 던지는 행위이다. 축구선수가 골을 넣고 기쁨의 세레모니를 하듯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도 빠던을 하는 것이다.  

ESPN은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을 중계했는데, 이날 NC의 모창민이 6회초 삼성 선발 백정현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렸다. 그러자 ESPN 중계진은 곧바로 “오늘 첫 번째 배트플립이 나왔다”고 좋아하기도 했다. 

모창민의 바로 전 타석에서 박석민의 홈런을 쳤지만 빠던을 하지 않자 실망했던 것과 대조적인 반응이어서 이를 지켜본 국내 팬들에게 큰 웃음을 제공했다. ESPN 중계진을 비롯해 미국인들이 이에 열광하는 이유는 미국 프로야구리그(메이저리그)에서는 빠던 즉, 배트플립을 금기시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배트플립을 비롯해 상대선수를 자극하는 행위를 암묵적으로 금기시한다. 홈런을 치고 자신의 타구를 감상하듯 바라본다거나 베이스를 산책하듯 느긋하게 달리는 행위 등을 말이다. 

만약 어떤 선수가 배트플립을 할 경우 다음 타석에 곧바로 보복구로 위협을 가한다. 그리고 적잖은 경우 타자와 투수의 싸움으로 번지고 ‘벤치클리어링’(선수들 간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을 때, 양 팀 소속 선수들이 모두 경기장에 몰려나와 뒤엉키는 것)으로 연결된다.  

‘K-배트플립’을 비롯해 모처럼 주목을 받는 한국야구. 선수들이 멋진 경기를 선보여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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