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11. 위염과 위궤양 발병 비밀과 심장· 간 운동의 변수
[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11. 위염과 위궤양 발병 비밀과 심장· 간 운동의 변수
  • 김순근
  • 승인 2020.05.1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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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질환은 만성으로 되기 쉽다. 김영근 위맑음한의원 원장이 위장 등 소화기질환 극복법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위염(胃炎)은 국민 질환이다. 성인 남녀 열명 중 서너 명은 정도가 가벼운 위염 증세를 갖고 있다. 특히 평소 속쓰림 등이 있는 사람은 10명 중 8명 정도가 위염 진단을 받는다.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가 2012년 전국 40개 병원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2만5536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85.9%인 2만1943명에서 위염 소견이 나왔다.

위염은 표의문자인 한자로 잘 표현된다. 글자 그대로 위장 점막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병리학적으로도 위 점막의 염증을 의미한다. 위장 점막이 손상되면 염증과 상피세포 재생 반응이 나타난다. 때로는 염증이 생기지 않아도 위 점막 손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위궤양은 위염이 심화된 것이다. 위장점막이 염증에 의해 부분적으로 손상돼 움푹 파인 상태다.

위염은 여러 증상이 있다. 소화불량, 상복부 통증, 잦은 식체, 위장장애, 궤양, 과민성대장증후군, 식욕부진, 구토, 오심, 체중감소 등이다. 기질적 병변과 기능성 위장 장애를 모두 포괄하는 증상이다. 그런데 일부 사람은 심한 염증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않는다. 이는 위 점막의 감각 신경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자마다 증상은 차이가 나지만 대체로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등이 공통적으로 보인다.

위염은 발병기간에 따라 급성위염과 만성위염으로 나뉜다. 흔히 6개월 이상 진행되면 만성으로 본다. 만성위염은 유형에 따라 표재성, 미란성, 위축성으로 구분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인체기능 저하로 몸에 불순물이 축적되는 현상으로 파악한다. 한의사의 진단을 받으면 자주 듣는 식적(食積), 담음(痰飮), 어혈(瘀血), 적취(積聚), 흉비(胸痺) 등은 모두 연동연하 작용과 순환 작용이 제대로 안 돼 일어나는 몸의 각종 불협화음 증상이다. 위나 장에서 소화 흡수와 배설이 지연되면 적체 현상이 일어난다. 장부에 부담이 가중되고, 몸에 무리가 간다.

위염은 특히 위장 능력과 관계있다. 섭취 음식은 치아의 저작 작용 때 침과 섞인 후 심장과 폐를 관통하는 식도를 통해 위에 전달된다. 위에서는 위산을 분비하며 음식물이 몸에 잘 흡수 되도록 소화시켜 소장에 보낸다. 그런데 위나 장의 기능이 약해 음식물을 삭이는 역할이 불충분할 수 있다.

이때 위에서는 위산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된다. 비상사태로 인식한 위가 음식물을 삭이기 위해 더 많은 위산을 발산하는 것이다. 이 상황이 잦으면 위산에 의해 위벽이 헐고, 시간이 지나면 염증으로 악화된다. 이것이 바로 위염의 실체이고, 상황이 더 악화된 게 위궤양이다.

치료 원리는 단순하다. 위염과 위궤양은 위의 운동 기능을 회복시켜 주면 개선된다. 선천적으로 위장 기능이 약한 경우도, 후천적인 이유로 위장에 문제가 생긴 경우도 다 해당된다. 이는 소화기관의 연동연하 운동 정상화로 표현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 위장 질환 치료법으로 제시한 ‘음식의 알맞은 조절, 찬 음식과 더운 음식의 조절, 마음 안정’은 연동연하 운동 정상화를 위한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연동연하 운동 정상화는 심장의 강화, 간의 강화, 운동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증상과 발병 기간, 체질에 따라 약재를 가감 처방하면 만성위염과 만성위궤양도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글쓴이> 김영근

태원의학회 수석교수로 위맑음한의원 원장이다. 20년 넘는 기간 동안 만성 소화기질환 연구와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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