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윤 대한노인회 전남 나주시지회장 “길거리 공연하는 어르신 버스킹 악단… 우리만의 특화된 일자리”
서정윤 대한노인회 전남 나주시지회장 “길거리 공연하는 어르신 버스킹 악단… 우리만의 특화된 일자리”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5.15 13:50
  • 호수 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찾아가는 노인교실’ 통해 경로당 보조금 집행·정산 지속적 교육    

WHO 고령친화도시로 선정… 선진국 수준 노인복지 발판 마련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전남 나주시지회의 경로당 수는 610개이다. 이는 전남연합회 산하 22개 지회 중 순천시지회(660개), 고흥군지회(640개)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대도시 4~5개 지회의 경로당을 합한 것보다 많다. 그 많은 경로당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지난 5월 중순, 전남 나주시 금성길에 위치한 지회에서 만난 서정윤(82) 나주시지회장은 “교육을 통해서 경로당 관리의 어려운 부분을 해결한다”며 “경로당 회장, 총무 등 임원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노인교실’에서 보조금 신청·정산 방법 등 전반적인 경로당 운영 사항을 안내한다”고 말했다. 올해 임기 4년차인 서 지회장에게서 지회 운영 철학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코로나19 피해는 없는지.

“나주는 코로나 감염 피해가 없다. 청정지역에다 경로당마다 방역하고 봉쇄한 덕분이다. 재밌는 점은 이번 사태가 노인회로선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는 사실이다.”

-전화위복이라니.

“코로나 사태로 경로당을 나오게 되고 급식과 일자리, 각종 사업도 중단하자 어르신들이 뒤늦게 노인회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 같다. 노인회의 존재 가치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근황은.

“나주시장과 노인일자리 일정을 협의하고 시민회관에서 노인일자리 참여자 98명을 대상으로 나흘 동안 오전 오후 나눠 교육 중이다. 지난 1월, 중단된 일자리사업이 몇 달 만에 다시 가동되자 어르신들 표정이 무척 밝고 다들 좋아하시더라.”

-올해 노인일자리는 얼마나 되나.

“총 650명이다. 그중 기초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노노케어, 노노강사, 문화재, 근린생활, 사회서비스, 주거환경에 470명이 참여하고, 기초연금 미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재능나눔활동에 120명, 실버버스킹에 60명이 참여한다.”

-경로당 관리에 어려움이 많을 텐데.

“우리만 하는 사업 중에 찾아가는 노인교실과 분회 경로대학이 있다. 물론 노인대학도 운영한다. 찾아가는 노인교실은 보조금 집행 노하우를 지도하고 시의 복지정책과 노인회의 업무추진실적·계획을 알리는 자리이다. 또 경로당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듣고 지회 운영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15개소, 1131명이 찾아가는 노인교실 교육을 받았다.”

-경로당 보조금 집행·정산이 중요하다.

“시청의 사회복지과 직원이 나와 교육했던 걸 작년부터 지회 사무국장과 총무부장이 대신하고 있다. ‘경로당 운영 안내’라는 38쪽 분량의 가이드북을 교재로 만들어 반복적으로 교육하기 때문에 성과도 크고 만족도도 대단히 높다. 올해는 경로당 운영규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할 계획이다.

-분회 경로대학은 무언가.

“상·하반기 두 차례, 분회를 방문해 3개월씩 교육한다. 노인대학과 유사하게 체조, 음악, 강의 등이 열리지만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교육은 금천면 복지회관에서 열렸는데 이 지역은 배과수원이 많은 관계로 배나무재배육성에 관한 강의가 있었다. 하반기교육이 열린 빛가람동 분회 회의실에서는 인근에 있는 열병합발전소의 순기능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서정윤 나주시지회장이 지회 건물 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서 지회장 왼편이 김덕현 사무국장, 오른편이 이민철 총무부장, 장광희 경로부장.
서정윤 나주시지회장이 지회 건물 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서 지회장 왼편이 김덕현 사무국장, 오른편이 이민철 총무부장, 장광희 경로부장.

-임기 4년차이다. 그간의 업적이라면.

“노인회는 도에서도 지원하지만 대부분 시의 지원에 의존한다. 시와 지회 사이에서 업무적으로 교량 역할을 원만히 한 결과 일자리도 배로 증가했고 예산 면에서도, 경로당 복지 측면에서도 3배로 증가했다. 아울러 시장과의 관계가 조화롭게 잘 되다보니 분위기도 좋아지고 노인들의 권익신장과 함께 지회의 위상도 높아졌다. 이런 것들이 바로 노인회장의 역할이라는 생각에서 나름 열심히 했다.”

-시의 협조가 잘 이루어지나 보다.

“시장께서 92세 노모를 극진히 모시는 효자이시다. 노인회에 대단히 협조를 잘해주신다.”

이어 “지자체의 장들이 부모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다”며 “그런 점에서 ‘노인회 운영은 효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즉, 경로당 회원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과 부모에 대한 효가 같은 이치라는 의미다.  

-경로당 한 곳 당 운영비는.

“회원 수에 따라 차등 지급되고 있다. 대략한 곳 당 연 500만원 선이다. 요즘 경로당은 웬만한 집보다 낫다. 노인복지가 잘 돼 있다는 증거다.”

-또 다른 특별한 사업이라면.

“전남에서 우리만 하는 ‘어르신 공연단’이 있다. 전남도 공모사업에서 가져온  전남형 실버 버스킹 지원사업으로 노인일자리의 하나다. 작년에 30명의 어르신들이 길거리, 요양원, 지역 축제에서 기타, 하모니카 연주와 라인댄스를 공연했다. 성과가 좋고 어르신들이 좋아해 올해는 60명으로 늘렸다.”

이어 지난 4년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나주시가 전남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회원으로 가입한 사실을 꼽았다. 

-고령친화도시의 잇점은.

“세계보건기구가 나주시의 각종 노인복지정책에 대한 협조와 지원을 문서로 약속해주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나주시가 노인들에게 일자리와 지역사회활동을 지원하고, 교통, 주거 등 노인 친화시설을 만들어 선진국 수준의 노인복지를 실현하게 된다는 얘기다.”

서정윤 지회장은 나주 출신으로 광주전남 엽연초생산조합장, 공산면장, 공산신협 이사장을 지냈다. 현재 전남연합회 수석부회장으로 있다. 내무부장관 표창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나주시 인구는 12만 여명이며 노인 인구는 2만5000여명이다. 나주시지회는 20개 분회, 610개 경로당을 두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2만여명이다. 

-엽연초생산조합장을 지냈다. 좋은 담배는 특별한 품종에서 나오는 건가.

“따로 품종이 있지 않고 재배를 잘하고 잘 말린 엽연초로 만든 담배를 상급으로 친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퇴직 후 공산면 중앙경로당 회장과 분회장을 겸해 6년간 했다. 분회장 시절 공산면노인회관건립추진위원장으로서 시의 지원(2억4000만원)과 자체 모금(6000만원)으로 노인회관을 지었다. 그걸 보고 주위에서 지회장에 나설 것을 권했고 선거에서 단독 추대를 받았다.”

서정윤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일자리가 늘면서 지회 건물이 비좁아졌다”며 “시와 협조해 노인복지회관을 지어 사무실 공간 문제도 해결하고 나주시 어르신들 삶의 질도 높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