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부근 조이는 통증 느껴지면 협심증 가능성
심장 부근 조이는 통증 느껴지면 협심증 가능성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5.22 14:23
  • 호수 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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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물건 들거나 운동시 찌릿한 통증…당뇨‧고혈압 환자 특히 유의

오랫동안 앉아 TV 시청하면 협심증 불러…실내외 온도 차 5도 이내로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강서구에 사는 이 모 어르신(83)은 평소처럼 집 근처 공원에서 운동을 하다가 가슴이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처음엔 숨이 차기 시작하면서 심장 부근이 조이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도 시간이 지날수록 가슴에 돌을 올려둔 것처럼 무거워지면서 답답함이 지속되고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주변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향했다. 검사 후 협심증 진단을 받은 이 어르신은 치료를 받으며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에 여러 찌꺼기가 쌓이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협심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만 64만5365명이다. 협심증은 방치하면 심근경색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알아채고 관리해야 한다. 

◇혈관 찌꺼기 70% 이상 쌓이면 증상 나타나

협심증은 혈관에 쌓인 찌꺼기가 혈관 면적의 70% 차지할 무렵 주요 증상인 흉통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 발생되는 가슴 통증은 심장 부근이 조이는 듯한 느낌으로 가만히 있을 때는 괜찮다가도 운동 중일 때, 무거운 물건을 들었을 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발생한다. 성관계를 맺을 때, 과식할 때 등 심장 근육이 빨리 뛸 때, 많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자주 일어난다. 

흉통 대신 호흡곤란이나 가슴을 돌로 누르는 것 같이 답답함이 엄습하기도 하고, 설명할 수 없는 어지럼증이나 갑작스럽게 발생한 실신 등도 협심증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간혹 협착이 심한데도 증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노인이나 당뇨 환자 등 활동량이 적은 사람들에게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은데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긴 하지만, 완전히 막힌 상태는 아니다. 따라서 협심증 환자는 휴식을 하면 통증이 사라지게 된다. 반면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거나 혈액이 관상동맥의 끝까지 공급되지 않은 경우로 통증이 멈춰지지 않는다. 

또 협심증은 증상이 생겨도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심근경색은 급성 심부전증으로 악화되거나 악성부정맥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협심증, 정밀한 심장 검사로 진단

평소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말초동맥질환 등의 혈관 관련 질환이 있다면 건강한 사람보다 협심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고위험군이라면 가슴 통증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협심증이 의심된다면 확실한 진단을 위해 정밀한 심장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심전도 검사와 흉부 X-ray 검사가 있다. 정밀검사로는 운동부하검사, 심장 초음파, 핵의학 영상 검사, 동맥 컴퓨터 단층촬영 등이 있으며 운동이나 약물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심장에 부하를 가한 후 검사를 시행해 더욱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검사 결과는 적절한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협심증 치료는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선택될 수 있다. 병의 정도가 경미하다면 약물치료만으로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아스피린 등의 항혈소판제를 처방받게 되고, 협심증 증상 조절을 위한 약물이 추가될 수 있다. 

약물요법으로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협착이 매우 심하면 관상동맥중재시술 및 수술을 할 수 있다. 관상동맥중재시술은 관상동맥확장성형술 또는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말한다. 관상동맥에 관을 삽입하고 가는 철사로 좁아진 부위를 통과해 막힌 혈관 부위를 풍선이나 스텐트로 확장시키는 방법이다. 수술과 달리 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회복 기간이 짧으며 흉터도 남지 않아 최근 협심증 치료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관상동맥중재시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협심증에는 관상동맥우회술이 적합하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우리 몸에서 비교적 효용가치가 낮은 혈관을 이용해 막힌 관상동맥 부위를 우회하는 수술이다. 

협심증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실내 생활이 길어질수록 너무 많이 앉거나 누워서 생활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황희정 교수는 “해외 연구에서 매일 1시간 TV를 고정적으로 볼 경우 각종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루 한 갑 이상 20년 이상 담배를 피운 흡연자, 비만인 경우에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협심증 예방을 위해서는 집에서 TV를 보는 때에도 실내 자전거를 타면서 보거나 집안일을 하는 등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실내외의 온도 차도 주의해야 한다. 황희정 교수는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은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을 확장시켜 열을 발산하는데, 노인이나 고혈압 환자가 갑자기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급속하게 수축해 압력이 높아지고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실내외 온도 차를 5도 이내로 조절하는 것이 적당하고, 건강 위험군에 속한다면 카디건과 같은 가벼운 겉옷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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