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인천 남동구지회 ‘사랑과나눔노인자원봉사클럽’, “또래 노인들끼리 봉사하며 삶의 긍정적 변화”
대한노인회 인천 남동구지회 ‘사랑과나눔노인자원봉사클럽’, “또래 노인들끼리 봉사하며 삶의 긍정적 변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5.22 14:25
  • 호수 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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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지회 소속 ‘사랑과나눔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돌보고 있다.
인천 남동구지회 소속 ‘사랑과나눔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돌보고 있다.

공무원 출신 등 15명 회원들 홀몸 어르신 집 방문 

말벗·집안청소·신문 읽어주기 등… 복지부장관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로당에 잘 나오시던 어르신이 소식이 없어 집으로 찾아갔는데 뇌경색으로 누워계시다 우리를 보고 반가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5월 21일, 인천광역시 남동구 장수동에 위치한 장수경로당. 윤천복 회원(76)이 봉사활동 중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이렇게 떠올린 후 “그날 어르신께 경로당 소식도 전해드리고 약 시중, 집안 청소도 해드렸다”고 덧붙였다. 

윤 회원은 대한노인회 인천 남동구지회(지회장 이창순) 소속의 사랑과나눔노인자원봉사클럽(코치 윤광근)에서 총무를 맡고 있다. 30여년 철도공무원을 마치고 경로당에 들어가면서 봉사를 시작했다.이 클럽은 작년 말 2019 노인자원봉사성과보고 대회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5년 장수경로당 회원 13명이 모여 쓰레기 수거, 불법광고물 제거, 어린이공원 잡풀제거 및 청소, 쓰레기 줄이기 및 되가져가기 홍보 등을 펼쳤다. 초창기에는 클럽 명칭이 ‘장수공원환경보존클럽’이었다. 

인천 남동구는 인천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다. 장수동은 인천대공원과 가까이 있으며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다. 클럽 회원들은 봄과 가을에 각 2회씩 연 4회, 자연보호 홍보 캠페인을 했고 남동구청을 비롯한 여러 공공단체로부터 격려와 감사의 말을 듣곤 했다. 

그러던 중 2018년부터 봉사의 눈을 소외된 노인들에게 돌렸다. 클럽 명칭도 현재의 명칭으로 바꾸고 홀몸 어르신과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에 집중했다. 15명이던 클럽 회원 수도 올해 20명으로 늘어났다. 클럽 운영을 맡아 하는 윤광근 코치(79·남동구 장수동)는 33년간 공직생활을 끝낸 뒤 뜻 있는 노후 생활이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하다 행복하고 보람된 삶을 위해 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윤 코치는 “혼자 생활하는 경로당 회원이나 동사무소에서 파악해준 소외된 이웃 등 10여명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두 번 가정방문을 해 3~4시간씩 돌봐드린다”며 “말벗도 해주고 집안청소, 빨래, 식사도 챙겨드리지만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냉장고 청소”라고 말했다.

냉장고 안에 있는 상한 음식들이 자칫 배탈 등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에 냉장고 청소가 필수라는 것이다. 

클럽 회원들의 돌봄을 받은 홀몸 어르신들은 한결같이 ‘가족 이상으로 잘 대해줘 고맙다’는 감사의 말을 잊지 않는다. 장수동에 거주하는 한 홀몸 어르신은 “다른 기관에서도 젊은이들이 찾아와 도와주지만 특히 노인회는 연배가 비슷한 분들이라 마음이 편하다”며 “몇 달간 청소도 안한 채 엉망인 집을 클럽 회원들이 깨끗하게 청소하고 이부자리도 빨랫줄에 널어주고 신문도 읽어주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들려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클럽 회원들도 수혜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때가 가장 보람이 있다고 한다. 클럽의 최고령자인 김계남 회원(84·남동구 서창동)은 “저 역시 나이가 많지만 홀로 외롭게 생활하는 노인을 볼 때면 어떻게든 돕고 싶다”며 “몸을 잘 쓰지 못하는 분들을 대하면서 건강에 대한 경각심도 새롭게 들고 또 이 나이에 누군가를 돌볼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도 느낀다”고 말했다.

윤광근 코치는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또래 회원들이 봉사를 통해 심리·육체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걸 느낀다”며 “회원 간 우의가 돈독하고 서로 배려하며 봉사하는 점이 인정돼 큰상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클럽은 앞으로 있을 새로운 봉사활동에 대한 기대가 크다. 관내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인근 산과 논밭을 다니며 자연 생태계를 관찰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이창순 남동구지회장은 “도움의 손길이 정말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하고 있어 노인회로서도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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