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관 대한노인회 경기 성남시중원구지회장 “취임하던 날 지회 회관 개관식도 함께…복이 많은가 봐요”
김낙관 대한노인회 경기 성남시중원구지회장 “취임하던 날 지회 회관 개관식도 함께…복이 많은가 봐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5.29 13:31
  • 호수 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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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장 활동비 올해부터 지급…가장 보람 느껴

4차례 취업왕 오른 취업지원센터장, 지회 위상 높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취임 직후부터 줄곧 추진해온 현안을 해결해 기쁘고 보람도 느낀다.”

지난 5월 말, 성남시 중원구 둔촌대로에 위치한 지회에서 만난 김낙관(88) 대한노인회 경기 성남시중원구지회장의 말이다. 김 지회장은 이어 “소일거리 사업예산에서 매달 5만원씩 경로당 회장 활동비를 드리게 됐다”며 “성남시에서 노인복지를 아주 잘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지회장은 경로당 회장을 거쳐 2013년 지회장에 선출됐고 2017년 연임됐다. 

-소일거리란 무언가.

“성남시 노인 3000여명이 참여하는 일자리로 지회에선 600명이 참여한다. 일주일에 두 시간씩 6일 일하고 월 12만3000원을 받는다. 주로 경로당 주변 환경정화를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김낙관 지회장과 협의해 만든 노인일자리이다. 당시 김 지회장이 경로당 운영비가 부족하다고 도움을 요청하자 이 도지사가 크게 힘들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경로당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편을 찾다가 창출한 일자리이다.

-도지사가 큰 도움을 준 셈이다.

“그분은 노인복지에 대한 뚜렷한 인식을 갖고 있다. 그가 성남시장이 되면서  노인복지가 제대로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 행사에 성남시의 3개 지회장을 꼭 초청해 맨 앞자리에 앉히고 가장 먼저 소개한다. 그 자리에 참석한 주민들이 시장의 행동에서 노인을 극진히 모시는 진정성을 느끼게 된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은수미 성남시장의 초도 순시 때 제가 경로당 좌식 생활의 불편함을 토로하자 바로 들어주셨다. 전체 78개 경로당(회원 3500여명) 중 40여개 경로당에 의자, 책상, 식탁 등을 들여와 입식으로 바꿨다.”

-경로당 운영비는.

“지회장 취임 당시 운영비가 30만원이었다. 그래서 복지과 직원을 만나 당장 운영비를 배로 올려달라고 하자 깜짝 놀라더라. 담당 과장이 ‘그렇게는 절대 안 된다’는 말에 제가 양보를 해 50%인 45만원을 받았다. 지금은 경로당 크기, 회원 수에 따라 차등 지급을 하고 있다. 이 역시 이재명 도지사가 시장 시절에 해준 것이다.”

-경로당 형태는.

“아파트경로당이 전체 경로당의 반에 못 미친다. 구립경로당에 대한 개·보수는 시가 해주지만 아파트경로당은 해당이 안 된다. 아파트경로당에 전기료, 냉난방비를 지원하지 않는 대신 냉장고, 선풍기 등 비품은 제공한다.”

-경로당에 급식도우미가 있는지.

“처음에 10만원 주었더니 그것 받고는 힘들어 못하겠다고 해 20만원으로 올려주었다. 그러자 십시일반 식사준비를 도와주던 회원들이 도우미를 도와주지 않더라. 그래서 27만원으로 인상했다가 지금은 43만5000원을 지급하고 있다.”

김낙관 성남시중원구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지회장 왼쪽이 서연숙 사무국장, 오른쪽이 강찬희 취업지원센터장.
김낙관 성남시중원구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지회장 왼쪽이 서연숙 사무국장, 오른쪽이 강찬희 취업지원센터장.

김 지회장은 경로당의 역할에 대해 한 가지 확실한 생각을 갖고 있다. “경로당에선 반드시 점심을 대접해야 한다. 아침에 식구들이 다 집에서 나온다. 낮에 집에 들어가 식사하고 다시 경로당으로 돌아오는 일이 쉽지 않다. 경로당서 점심 드시고 학교수업 끝낸 손주들 데리고 귀가하는 게 일상이다”고 말했다.

-지회 건물이 크고 깔끔하다.

“이것도 내 복인가 보다. 부지회장 시절 전임 지회장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성남시장에게 낡은 지회 건물을 새로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2013년 제가 지회장 취임하던 날 건물 개관식을 같이 했다.”

성남시중원구지회는 연건평 274평의 5층 건물로 독립건물이다. 

-지회의 자랑거리가 있다고 들었다.

“우리 취업지원센터장(강찬희)이 2015년부터 4차례 ‘취업왕’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어 지회 위상을 높여주었다. 집에까지 일을 들고 가 핸드폰으로 연락하며 열심히 뛴다.”

2019년의 경우 취업 목표(88명)의 409.1%인 360명을 달성했다. 그 해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성과보고대회에서 전국 1위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강찬희 센터장은 비결을 묻자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구인처와 구직자를 대한다”고 했다. 자신이 일자리를 얻는 구직자로서, 사람을 구하는 구인처의 입장이 돼 일을 한다는 얘기다. 

김낙관 지회장은 광주 출신으로 광주시청에서 5년여간 근무했다. 서울의 한 건설회사에 잠시 적을 두었다. 40대에 성남시에 들어와 주택사업을 했다. 경로당 총무, 회장과 성남시중원구지회 부지회장을 지냈다.

-경로당 봉사를 얼마나 했나.

“현대건설에서 은행동에 대단위아파트를 지으면서 경로당 2개가 생겼다. 그 중 한 곳에서 총무로 6년간 봉사했다. 그때는 경로당에 대한 정부 지원이 시원치 않아 우리 손으로 벌어먹고 살아야 했다. 파지를 팔아 경로당 운영비에 보탠 기억이 난다.”

당시 전국적으로 분리수거가 실시되자 김 지회장은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아파트에서 나오는 모든 파지에 대한 처리권을 달라고 해 승낙을 받았다.   

“동사무소에서 파지수거통을 군데군데 마련해주었고 노인 2명에게 한달 10만원씩을 주기로 하고 파지 모으는 작업을 시켰고 노인 부부에게 판매금의 반을 주기로 하고 파지 운송을 맡겼다. 한 달 15톤이 모였고 30만원 가량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그 시절에는 괜찮은 벌이였다.”

김 지회장은 총무를 끝내고 단지 내의 다른 경로당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지회장은 “가내공업으로 경로당 운영비를 벌었다”며 “업체와 계약을 맺고 박스를 조립하는 작업을 했다. 회원들이 매일 12시까지 2시간 작업을 하고 점심을 먹었다. 그렇게 하면 월 100만원 정도 번다”고 말했다.

-사무실 문에 ‘知止’(지지)라고 쓴 붓글씨가 눈에 띈다.

“어릴 적 서당에 나가면서 한문을 공부했다. 경로당서 봉사하며 11년 동안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문을 가르쳤다. 직원들이 보고 교훈 삼으라고 쓴 것으로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라고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고, 가다가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그와 같이 하면 오래 갈 것이다’란 의미다.”

-건강 비결은.

“32년 1월생으로 음력으론 12월이라 올해 구순인 셈이다.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과거 주택사업할 때 돈을 떼어도 속 끓이지 않고 일찌감치 포기했다. 6·25 때 지리산전투에서 옆구리에 관통상을 입었지만 부산 3육군병원에서 치료받고 다행히 목숨을 구했다. 그때부터 인명은 재천이라고 죽음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고 살아왔다.”  

-앞으로 계획은.

“더 유능한 사람이 지회를 맡아 경로당을 더 활성화시켜주기를 바란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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