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태 대한노인회 경기 의왕시지회장 “여성회원들 한 풀어 주는 ‘콜라텍’ 같은 공간 마련이 꿈”
윤우태 대한노인회 경기 의왕시지회장 “여성회원들 한 풀어 주는 ‘콜라텍’ 같은 공간 마련이 꿈”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6.05 13:59
  • 호수 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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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에 쌀·소금·밀가루 등 생필품 연3회 이상 지원

경로당 회장에 월 5만원 지급… 대가없는 봉사에 격려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신바람 나는 경로당을 만들겠다.”

말 그대로 선거공약을 알차게 실현한 지회장이 있다. 경로당 회원들이 후원 받은 밀가루로 부침개, 수제비를 해먹고 안마의자에 누워 전신마사지를 받고 봄·여름에는 전국으로 나들이를 다녀온다. 윤우태(76) 대한노인회 경기 의왕시지회장이 얘기의 주인공이다. 

윤 지회장은 “지난 3년 재임하면서 개인적으로 새마을금고, 농협 등으로부터 총 4400여만원의 협찬을 받아 노인의 날, 명절 같은 때는 물론이고 수시로 어르신들께 선물을 해드렸다”며 “가능한 많은 혜택을 주는 지회장이 돼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말, 경기도 의왕시 아름채복지관 2층에 위치한 지회에서 윤 지회장을 만나 신바람 나는 경로당을 만들기까지 기울인 남다른 노력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윤 지회장은 2017년 3월에 취임했다.

-코로나 19의 영향은 없는지.

“의왕시는 6개 산봉우리가 감싸고 있는 지형이라 태풍·홍수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피해가 적었다. 다행히 코로나 확진자도 한 명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회원들이 경로당 문을 열어달라고 성화다(웃음).”

이어 “경로당 10곳의 개소식을 준비 중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꼼짝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왕시 인구는 17만명, 노인인구는 1만7100여명이다. 의왕시지회는 120개 경로당에 회원 6000여명을 두었다. 

-경로당 형태는 어떤가.

‘아파트경로당이 압도적으로 많다(70%). 서울을 비롯 수원, 안양 등지에서 인구가 많이 유입되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경로당 회원도 증가해 따로 회원배가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특히 노인복지가 잘 돼 있어 노인 인구가 는다.”

-노인복지 수준은.

“김상돈 의왕시장께서 노인복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300만원짜리 고가의 안마의자를 전 경로당에 다 넣었다. 또 경로당 화장실의 미끄러운 타일바닥에서의 낙상 사고가 우려돼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매트를 다 깔아주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앉고 일어설 때 무릎 고통을 헤아려 입식으로 바꿔주는 중이다. 경로당 거실 벽면을 따라 소파를 놓고 6인용 식탁과 의자로 대체하고 있다.”

김상돈 의왕시장 부친은 93세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닐 만큼 건강하다. 아들이 시장 당선되기 직전에 경로당 회장을 그만두었다. 김 시장은 경로당주치의제도를 실시해 노인들로부터 신망을 받고 있다. 이 제도는 시가 고용한 의사와 간호사, 복지플래너가 한 팀이 돼 경로당을 방문해 노인성 질환 중심의 진료·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시가 처음 도입한 것이다.

-취임 3년째이다. 무슨 일들을 했는지.

“제가 가만히 따져보니 지회에 온 후로 전임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거나 하지 않은 일들이 20여가지나 되더라.”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직원들의 처우개선과 화합이다. 워크숍 한 번 갔다 오자 직원들 불만도 해소되고 직원 간 소통도 잘 되더라. 일에 대한 동기 부여와 일체감을 위해 세련된 색상의 단체복을 사 입혔다.”

윤우태 의왕시지회장(오른쪽 네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윤 지회장 왼편으로 박흥찬 사무국장, 이연자 취업지원센터장. 오른쪽 두번째가 고외숙 총무부장.
윤우태 의왕시지회장(오른쪽 네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윤 지회장 왼편으로 박흥찬 사무국장, 이연자 취업지원센터장. 오른쪽 두번째가 고외숙 총무부장.

윤 지회장은 “전임 경로당 회장과 지역의 유지로 구성된 30여명의 자문위원이 1인 당 월 5만~15만원씩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지회 발전의 든든한 후원군”이라고 덧붙였다.

의왕시지회는 31년 지회 역사상 처음으로 시로부터 업무용 승합차량을 지원 받았고 민간 복지단체에게서 경승용차 ‘모닝’을 협찬 받기도 했다. 

윤 지회장은 “설날, 추석 등 명절에 대의원, 임직원, 자문위원들에게 선물을 증정하며 매년 전 경로당에 쌀(10kg), 소금(20kg), 밀가루(20kg), 소주 1박스 등 생필품을 3회 이상 지급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우리 지회와 아름채·사랑채 2개 복지관 등 세 곳에서 일자리를 나눠 하고 있다. 올해 지회는 416개 일자리를 맡았다.”

윤 지회장은 “우리는 민간취업 부문에서 전국 5위 안에 든다”며 “취업왕(1회)을 비롯해 2007년부터 한해(2011년)만 빼놓고 지금까지 줄곧 우수센터로 선정돼 해마다 해외연수를 다녀온다”고 말했다. 2019년의 경우 목표(96명)의 300%를 넘는 226명이 취업을 했다.

의왕시지회 이연자 취업지원센터장은 “어르신들이 도와준 덕분”이라면서도 “제가 속으로 오후 6시 이전 퇴근, 토요일 사무실에 나오지 않기로 몇 번씩 다짐을 하지만 번번히 수포로 돌아갔다”고 그간의 힘든 시간을 에둘러 말했다.

-경로당 회장에 대한 대우는.

“시장께 ‘대가 없이 봉사만 하는 경로당 회장들에게 전화비라도 지원됐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결과 월 5만원씩 드리고 있다. 그에 상응해 경로당 회장들이 경로당 문단속, 전기·가스 점검 등 노인일자리 일을 한다.”

윤우태 지회장은 충남 부여 출신으로 월남전에 참전했다. 동작구 생활체육베드민턴연합회장, 바르게살기운동 의왕시지회 고문을 지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1981년부터 88년까지 서울에서 대형보험사 총괄대리점을 했는데 강남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할 만큼 잘 됐다. 이후 사업을 접고 의왕시에 들어왔다. 어느 날 동네 경로당 회장에게서 총무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윤 지회장은 재밌는 아이디어 하나로 침체된 경로당을 확 바꿔놓았다. “경로당 나올 때 사과나 배, 라면이든 뭐든지 하나씩 갖고 오라고 하자 한 달여 만에 그 양이 리어카로 하나가 될 정도가 됐다”며 “서로 나눠 먹으며 회원 간 우애도 쌓고 분위기도 훈훈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7년 후 1600만원을 남기고 (경로당을)나왔다”고 덧붙였다. 

현재 거주하는 청계동 숲속마을경로당 회장 시절에도 운영의 묘를 살려 3년만에 아무것도 없었던 경로당에 1800여만원을 만들어놓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관광지에 가보면 여성회원들이 쉬지 않고 노래하고 몸을 흔든다. 한 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가슴 속에 한이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응어리를 풀어줄 수 있는 ‘콜라텍’ 같은 공간을 만들어주는 게 꿈이다. 몸을 움직이면 건강도 좋아져 국가적으로도 이득이다. 제가 이 얘기를 의왕시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게 말했더니 ‘좋은 생각’이라며 ‘음향기기 일체를 지원해주겠다’고 하더라.”

윤우태 지회장은 인터뷰 끝에 “지회가 복지관 한 층에 들어와 있어 여간 불편하지 않다”며 “지회 단독건물 신축이 또 다른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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