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35. 쉰목소리, 헛기침과 입냄새 동의보감
[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35. 쉰목소리, 헛기침과 입냄새 동의보감
  • 김대복 한의학 박사
  • 승인 2020.06.1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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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 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말을 하려는 데 갑자기 목이 콱 막히는 경우가 있다. 전화를 받으려고 할 때, 회의에서 발언을 하려고 할 때 등 뜻하지 않게 목의 살이 닿는 듯한 통증으로 말을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매일 반복되는 게 아니라 어쩌다 한 번씩 발생한다. 그렇기에 말 못하는 아픔과 함께 말을 하지 않는다는 오해의 이중고를 겪기도 한다.

돌연 무음 증상을 옛 의학에서는 회염(會厭)의 기능과 연계해 살폈다. 후두개라고 하는 회염은 인두 하부에 있는 숟가락 모양의 연골이다. 그 자체가 움직이지 않지만 음식물 섭취, 호흡, 말을 할 때 열린다. 그렇기에 동의보감에서는 소리가 나오는 문으로 설명한다. 황제내경에서는 갑작스럽게 말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찬바람으로 풀이한다.

“서늘한 기운이 침입하면 회염이 열리지도, 닫히지도 않는다. 개폐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영추>

말이 나오지 않는 데는 몇 가지 전조 증상이 있다. "목이 항상 부담스러운 편이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다른 사람은 별 반응이 없는 데 유난스럽게 목이 막혀서 물을 찾는다. 미세먼지나 차가운 날씨 등으로 목이 쉽게 자극돼 허스키하게 변한다."

원인은 후두염, 기관지염 등 목과 주변의 질환을 생각할 수 있다. 검사상 아무 이상이 없는 경우는 선천적으로 목이 약하게 타고 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는 노화 등 후천적 요인으로 목의 근육이 느슨해진 경우도 있다.

돌연 무음은 가끔 나타나는 데 비해 쉰목소리는 비교적 수시로 나타난다. 목에 조금만 무리가 가도 목이 쉬고, 자극된다. 이 같은 사람은 장기간 목이물감에 시달리고 일부는 입냄새로도 고민을 하게 된다. 동의보감 등에서는 쉰 목소리를 기의 허함과 위기(衛氣)의 차가움으로 보고, 후두가 상한 것으로 파악한다.

이와 함께 목소리 이상을 폐경(肺經)의 문제로 본다. 목소리가 비정상인 실음(失音)의 원인을 실증(實證), 허증(虛證), 담습(痰濕) 등으로 접근한다. 실증은 사기(邪氣)가 막혀 기 흐름이 제대로 되지 않는 기역(氣逆)으로 갑자기 목에 무리가 간 경우다. 허증(虛證)은 지속적으로 진액과 혈이 말라서 인두가 손상되거나 혀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담습(痰濕)은 기도(氣道)가 통하지 않는 것인데 비만인 사람에게서 빈도가 높다.

처방으로는 염증 완화와 호흡기 안정 그리고 신장을 기능 강화에 좋은 약재로 구성된 시호승마탕, 윤폐환, 밀지전 등이 있다.

또 대증적 처방 중 하나가 향성파적환이다. 예부터 인후질환, 특히 성대 이상을 잘 다스리는 명약으로 사랑받은 약이다. 향성파적환은 목을 부드럽게 하고, 기관지를 편안하게 한다. 목의 무리에 의한 쉰목소리, 목이물감, 헛기침, 인후통, 인후염을 잡는 데 좋다. 미세먼지, 흡연, 황사, 대기오염으로 인해 목의 불쾌감이 더해지는 요즘에는 이비인후의 피로도를 낮추는데도 유용하다.

향성파적환는 박하, 연교, 도라지, 감초, 백약전, 궁궁이, 사인, 가자, 대황의 9가지 한약재를 가루 내 달걀 흰자위와 반죽해 환으로 만든다. 향성파적환과 비슷한 처방으로는 가미고본환, 가미상청환, 가자산, 가자청음탕, 통애산, 행인전, 옥분환 등도 있다. 모두 목을 편안하게 하는 공통점이 있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 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 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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