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여는 어르신상담 [9] “아내에 미안한 마음 많지만 말로 잘 표현 못해요”
마음을 여는 어르신상담 [9] “아내에 미안한 마음 많지만 말로 잘 표현 못해요”
  •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 승인 2020.06.12 13:48
  • 호수 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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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내에게 다정하게 대하고 싶지만 70대가 되어서도 표현이 어려워서 고민입니다. 어린 시절 저는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아 원망이 가득했습니다. 원만하지 않은 가정환경 속에서 수십 년을 살아와서인지 상대방에게 부드럽게 표현하거나 상냥하게 대하질 못했습니다. 나이 들고 지난 날을 돌아보니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어 이제부터라도 잘 대해보려고 하지만 방법이 서툴러서인지 아내가 오히려 불편해 하는 것 같습니다. 정년퇴직 후 자식들도 모두 분가하여 두 부부만 남아 살고 있는데 아내와의 사이는 갈수록 멀어집니다. 아내에게 어떻게 해야 관계가 좋아질 수 있을까요?

A 아내에게 표현을 잘하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방법이 서투르다 하셨지만 아내분과 관계 개선을 위해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시는 것 같아 많은 지지와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현재 고민하시는 부분은 은퇴기에 접어든 어르신들이 많이 겪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남성 어르신들은 은퇴 후 가정 안에서 배우자와 마주하는 일이 많아지고,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노년기 부부가 함께 살아가는 시간 또한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노년기를 보내는 많은 부부들은 사회적 역할과 생활의 변화로 크고 작은 갈등을 겪게 되는데요. 남편뿐만 아니라 아내분들도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노년기를 맞이한 부부는 이미 서로에 대한 여러 기억과 감정들을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혼생활 중 함께 노력해서 처음으로 내 집을 장만해서 행복했던 일, 첫 아이를 건강하게 낳아서 감사했던 일과 같이 두 분이 살아온 수십 년의 결혼생활에 대해 함께 떠올리면서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이때 중요한 것은 나의 입장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서로의 마음을 존중해주는 태도입니다. 현재의 마음 상태를 들여다보며, 서로에 대한 감정들을 하나씩 이야기하면서 과거에 고마웠던 일에 대해서는 “당신에게 참 고맙다”라고 말하고, 서로 서운하게 했던 일에는 진심으로 용서를 구해보세요. 이 때 배우자가 나의 마음을 금방 받아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시는 것은 금물입니다. 지나온 시간만큼은 아니겠지만 세월이 오래 지난만큼 서로의 마음을 알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또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평소 아내가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표현해 보거나 아내가 외출하여 집을 비우는 시간에는 그동안 힘들었던 아내를 배려하여 집안일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진심어린 용서와 고마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시다 보면 두 분의 갈등이 하나하나 해소되어 노년기 행복한 부부생활을 보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도움말 :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02-723-9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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