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명 경기 성남시분당구지회장 “취임 한 달 만에 경로당 회장 판공비 현실화…보람 느껴”
김용명 경기 성남시분당구지회장 “취임 한 달 만에 경로당 회장 판공비 현실화…보람 느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6.12 14:01
  • 호수 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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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예산에 안 돼 수정예산에 편입…성남시장, 시의장이 도움 

경로당 회원들 사회지도층 인사 많아…102세 경로당 회장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놀라운 건 경기도 성남시의 대한노인회 3개 지회가 경로당 회장들에게 만족할만한 수준의 판공비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분당구지회, 수성구지회, 중원구지회 등 3개 지회 390여개 경로당 회장들은 매달 20만원 가까운 판공비를 지급받고 있다.  

이 같은 복지가 가능했던 건 성남시 지회장들의 열정과 경로당 회장에 대한 배려심이 커서다. 특히 지원이 이뤄지기까지 김용명(76) 분당구지회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경로당 회장 판공비 지급은 김 지회장의 선거공약 중 하나였고 김 지회장은 취임 한달여만에 이 약속을 실현해 주위를 놀라게 한 것이다. 김 지회장은 지난해 6월, 지회장 선거에 당선됐고 8월에 취임했다. 

지난 6월 12일,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한 지회에서 김 지회장을 만나 시 지원을 이끌어내기까지 기울인 남다른 노력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산하 경로당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없는지.

“다행히 아직까지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경로당 회장들이 매일 나와 경로당 문단속을 하고 있다.”

-경로당 회장 판공비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했다고.

“무보수로 봉사하는 경로당 회장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우가 있어야 한다는 신념에서 경로당 회장 판공비 신설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원래 약속했던 액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만족할만한 액수를 지급하게 됐다.”

-어떤 식으로 지급되고 있나.

“성남시는 경로당 회장들에게 ‘경로당안전지킴이’라고 해서 문단속, 가스·전기 점검 등의 노인일자리일을 하는 조건으로 5만원씩 지급해왔다. 그러나 액수가 적다는 논란이 있어 임원들과 고심한 끝에 ‘소일거리’ 노인일자리(12만3000원)를 더해 총 17만3000원을 지급하게 된 것이다. 시 지원으로 지난해 9월부터 주고 있다.” 

-예산 지원이 쉽지 않았을 텐데.

“물론이다. 경로당안전지킴이 신설 때도 지회 부지회장으로서 전임 지회장과 함께 노력했다. 작년 8월 취임하자마자 분당구지회 이름으로 시에다 ‘경로당 회장 및 급식도우미 지원 확대 요청’의 공문을 넣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시 전체 예산에서 빠진 것을 알고 성남시장, 시의장, 시의원들을 쫓아다니며 집요하게 설득했다. 시의 복지국장도 지회에 수차례 찾아와 조율을 했다. 수정예산에 편입하기까지 우리 임원들이 시의장실을 방문해 대책회의도 갖는 등 총 20여회 접촉을 가졌다. 정말 고단한 과정이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다.”

-경로당 급식도우미는 어떻게 됐나.

“30만원에서 43만500원으로 함께 인상됐다.”

-시에서 노인복지에 협조적인 것 같다.

“제가 성남시에서 사회단체장을 오래한 경력을 인정받아 지난 총선 때 은수미 성남시장 선거캠프에서 노인위원장을 맡았다. 그런 경력이 크게 작용한 듯하다.”

-또 다른 선거공약이라면.

“경로당 회장에 대한 임기보장제를 도입했고 분당 서울대병원, 차병원 등 큰 의료기관과 협약을 맺어 회원들에게 진료비 절감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노인대학과 프로그램 강사들에 대한 강사료도 인상됐다.”

-경로당 회장 임기 보장제는 왜 나왔나.

“경로당 내분으로 인해 회장이 임기를 못 채우고 나가는 경우가 간혹 발생해 이를 막기 위한 조치다. 노인회 정관에 적시한 회장 임기 8년을 지회가 지켜주겠다고 하자 내분도 잦아들었고 안정적으로 경로당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노인일자리는.

“성남시 전체 노인일자리 3000개 중 우리가 1200개를 맡았다.”

김용명 성남시분당구지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염동은 사무국장.
김용명 성남시분당구지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염동은 사무국장.

성남시 분당구 전체 인구는 48만8000여명, 노인은 5만8000여명이다 분당구지회 회원은 8000여명. 성남시 3개 지회 중 경로당, 회원 수가 가장 많고 면적과 주민 수에서도 가장 앞선다.

분당구가 ‘성남시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제 자립도가 높다. 분당은 일급수가 흐르는 탄천과 주변의 체력단련시설, 호수를 낀 중앙공원과 올림픽축구장까지 이어지는 자전거길 등 자연친화적인 시설과 맑은 공기로 노인들이 살기 좋은 지역이다. 학부모 학력 전국 1위라는 통계가 가리키듯 교육수준도 높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우리 지회가 노인복지 면에서 전국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90% 이상이 아파트경로당으로 널찍하고 쾌적한 공간에 대부분 입식이다. 고가의 안마의자는 일찌감치 전 경로당에 보급했고 공기청정기는 방마다 있다. TV·냉장고·김치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신청만 하면 15일 이내에 교체해준다. 특히 경로당을 순회하며 이불, 모포 등을 빨아주는 세탁차량을 전국서 최초로 운영 중이며 이동영화상영 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

김용명 지회장은 “경로당 회장 가운데 과거 사회적 지위가 높은 분들이 많다”며 “조래원 대한노인회 부회장도 우리 지회 노인대학장으로 있다”고 말했다. 이어 “90세 이상의 경로당 회장이 5~6명이고 102세 된 분도 계시다”고 덧붙였다.

김용명 지회장은 한국노인복지봉사회 성남시 지회장, 성남시노인단체협의회 회장, 성남시장애인연합 후원회장을 지냈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한국노인생활지원재단 성남시 지회장, 성남시 지방보조금 심의위원(성남시청), 성남특례시 추진위원회 고문이다.

-각종 사회단체에 관여했다.

“젊은 시절 정치에 뜻을 두고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여러 사회단체장을 맡아 봉사를 오래 했다. 공영주차장이 시설관리공단으로 넘어가기 전에 주차협회장을 하기도 했다. 10여년 전 야탑동의 자혜경로당 회장을 맡으면서 대한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지회 운영 철학이라면.

“100세 시대라지만 실제로는 건강 문제로 노인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노인들이 경로당에 나오면 건강해지고 행복해진다는 인식을  갖도록 만들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회 회관이 비좁아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지하철역과 가까운 곳에 있는 자원봉사센터를 리모델링하면 그리로 들어갈 수도 있다. 관계 요로를 통해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김용명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경로당 회장에 대한 판공비 지급을 재차 언급하며 “취임 이후 가장 큰 보람”이라며 웃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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