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국회의원 자격에 대하여
[백세시대 / 세상읽기] 국회의원 자격에 대하여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6.12 14:17
  • 호수 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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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들은 돈 많은 재력가들이다. 일반인보다 재산이 5배 많고 부동산도 4배나 많이 소유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30%는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들이다. 

21대 국회의원 300명이 신고한 전체 재산은 총 6538억원이다. 1인당 평균 21억8000만원이다. 부동산 재산은 이 가운데 62%를 차지했다. 

평균 부동산 가격은 13억5000만원이다. 2019년 가계금융복지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가구당 평균 재산은 4억3000만원, 부동산 재산은 3억원이다. 

의원 중 본인과 배우자를 합쳐 2주택 이상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는 전체의 29%인 88명, 3주택 이상 보유자도 6%(17명)나 됐다. 정당별로는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1인당 부동산 재산이 평균 20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열린민주당 11억3000만원, 더불어민주당 9억8000만원, 국민의 당 8억1000만원 순이다. 다주택자는 민주당 의원들이 가장 많았다. 

부동산 재산이 가장 많은 의원은 민주당 박정 의원(397억8000만원). 2위는 통합당 박덕흠 의원(288억8000만원)이다. 100억원 이상 자산가는 총 7명이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20대 국회가 4년 일하고 받아간 월급이 4억원인데 그 기간 의원들이 부동산 값이 올라 불로소득이 평균 5억원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의원을 하게 되면 앞으로 집값을 얼마나 올릴지 걱정된다”며 “부동산 부자 다주택자들은 국회 국토교통위와 기획재정위 등에 배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국회의원 가운데 전과자도 수두룩하다. 300명 가운데 3분의 1인 100명이 전과기록이 있다. 전과기록이 5건은 1명, 4건과 3건 6명, 2건 28명, 1건 59명이다. 

신정훈 당선자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으로 징역 3년을 선고 받는 등 5건의 전과가 있다. 김민석·이광재·김철민·박용진·송갑석·서영석 등 민주당 의원은 전과가 4건씩이다. 

그러나 재산이나 전과보다도 심각한 건 국회의원 자질 문제다. 신문·방송에 거론되는 의원들 중에 ‘과연 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있는가’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때가 있다. 

위안부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출신 윤미향,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는 양정숙, 탈북민 출신 태영호·지성호 의원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윤미향은 30여년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힘썼다지만 안성 쉼터,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실, 딸 유학비와 아파트 매매금 자금 출처 등 횡령과 기부금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받고 있다. 

더불어시민당 의원 가운데 가장 재산이 많은 양정숙 의원은 명의신탁 및 탈세 의혹을 받고 있다. 후보등록 당시 아파트 3채, 복합건물 2채를 소유한 다주택자로 신고재산 90억원에 달했다. 당선 직후 더불어시민당은 양 의원을 제명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태영호 의원은 김정은이 한달 가까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근거 없는 억측을 내놓아 빈축을 샀다. 그는 김정은 건강이상설을 주장하며 “김정은이 혼자 일어서거나 제대로 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성호 의원은 한술 더 떠 “김정은 위원장이 99% 사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도덕적 잣대를 들이댄다면 이들은 스스로 사퇴하거나 당 차원에서 철저한 검증을 통해 후보로 지명을 하지 말았어야 할 인물들이다. 그럼에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채 의원 사무실을 배당 받고 보좌관, 비서관을 거느리고 고액의 세비를 챙기고 있다. 

이들이 불체포 특권을 누리면서 국민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대의명분으로 속내를 감추고 개인 또는 특정집단에 유리한 입법 활동을 벌인다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국민 복지는 후퇴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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