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 우리 사회의 도덕시계는 몇 시인가
[백세시대 / 기고] 우리 사회의 도덕시계는 몇 시인가
  • 김한기 전 구미시 오상고등학교 교장, 인성교육지도강사
  • 승인 2020.06.12 14:24
  • 호수 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한기 전 구미시 오상고등학교 교장, 인성교육지도강사
김한기 전 구미시 오상고등학교 교장, 인성교육지도강사

오늘날 우리 사회는 도덕불감증이란 중병을 앓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선진국이라고 하겠지만 윤리와 도덕상실로 ‘동방예의지국’의 미풍양속은 날이 갈수록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기성 지도층은 스스로 도덕심을 저버려 그 지도력을 상실했고 공직 사회는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 이혼으로 가정이 무너지고 출산기피 현상으로 인하여 인구문제가 심각하다.

학생은 있어도 제자는 없고 선생은 있어도 스승은 없다는 소리가 높다. 갈 곳 없는 노부부의 자살이 늘고 있다. 전반적인 도덕 부재의 위기사항이다.

영국의 석학 ‘토인비’는 한국의 가족제도는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제도보다도 훌륭한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 말속에는 우리의 윤리 도덕이 가정에서 출발하여 인륜의 길을 바르게 가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런데 오늘날은 어떠한가. 여러 명의 자식을 두었으나 부모 봉양하기가 싫어 서로가 외면하는 불효자가 늘어나고 있다. 낳아주신 어머니를 구타하고 아버지를 살해하는 패륜아도 있다. 

자녀 교육은 가정에서 출발하고 학교에서 다듬어지고 있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자녀들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은 학교에서 보다 훨씬 길다. 부모는 자식에게 생후 최초의 교사이며, 부모의 가정교육이 더없이 중요하다.

가정에서 도덕 교육이 부실하면 곧바로 국가사회라는 크고 긴 교량은 힘없이 무너지고 만다. 페스탈로치는 ‘가정은 우리에게 인간의 도덕을 가르치는 학교’라고 하였다. 

하지만 요즘 가정은 그러한 도덕 학교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핵가족의 부모는 생업에 바쁘다는 핑계로 자녀를 학원으로만 내몰고 있다.

오늘날 학교도 입시 위주로 바뀌어 인성교육은 뒤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수업 일정에 쫓기는 교사는 마음먹고 훈화를 할 시간이 거의 없다. 전달사항을 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처럼 가정과 학교에서 도덕 교육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에 대책이 시급하다. 우리의 자랑이었던 도덕이 더 이상 실추되는 것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 

독일의 사학자 랑케는 국가 민족의 흥망을 좌우하는 것은 도덕적 에너지라 했다. 로마제국의 패망은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니라 시민들의 정신적 타락으로 인한 도덕 붕괴가 원인이었다.

21세기를 열어가고 있는 우리는 막중한 소명의식으로 내 가정 내 자식부터 관심을 가지고 도덕교육을 시켜야한다. 지금 우리사회의 도덕은 몇 시쯤 와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