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길 대한노인회 경북 울진군지회 “군청과 원만한 유대관계로 노인회 위상 높아져”
김성길 대한노인회 경북 울진군지회 “군청과 원만한 유대관계로 노인회 위상 높아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6.26 13:40
  • 호수 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울원전서 노인회 행사 지원…매달 120명 원전시설 견학 

노인대학장 시절 단체장 강연 정례화, 식사대접으로 활성화

[백세시대=오현주기자] 탈원전 정책의 여파를 지자체와의 원만한 유대관계로 극복하고 있는 노인회가 있다. 대한노인회 경북 울진군지회. 김성길(81) 울진군지회장은 “경제자립도가 낮은 울진이 그나마 현 상태를 유지하는 건 한울원자력본부가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앞으로 한울원자력 3·4호기가 폐쇄된다면 지역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노인회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앞으로 어떠한 난관이 오더라도 군청과의 원만한 유대 관계로 잘 극복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19일, 울진군 울진읍 연호로에 위치한 지회에서 김 지회장을 만나 노인회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김 지회장은 2018년 4월에 취임했다.

-코로나 사태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이곳에선 코로나 확진자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괜찮다 싶어서 한때 경로당 문을 열었지만 타 지역에서 계속 발생하는 걸 보고 다시 폐쇄했다. 군에서 모든 행사 금지 지시를 내려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총회도 지난 5월에 서면으로 대신했다.”

-노인일자리 교육은.

“우리 경우는 군청에서 노인일자리와 경로당 프로그램 운영을 맡아한다.”

-한울원전 규모가 크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가 지회로부터 북쪽으로 16km 떨어진 곳에 있다. 한수원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노인회도 (지원을)해준다. 10기의 원전 가운데 2기를 현 정부 들어 중지시켜 지역경제가 상당히 위축됐다. 따라서 노인회도 어려워질 수 있다.”

-어떤 도움을 받고 있나.

“한수원이 사업자 지원 사업이라고 해서 노인의 날 기념식 같은 행사에 협찬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제가 오고 나서 가장 활발해진 사업이 한수원 견학이다. 여기 살더라도 원전을 가본 회원은 많지 않고 특히 오지의 경로당 회원은 더욱 그렇다. 한수원에서 관광버스를 내줘 시설을 둘러보고 식사도 대접받는다.”

지난해의 경우 매주 1회, 30명씩 9개월간 지속된 이 사업에 총 1100여명이 다녀갔다.

-또 다른 혜택은.

“가정마다 전기세 기본요금을 면제해주고 매년 무료로 건강검진을 해주고 있다.”

-원전이 군민 건강에 끼치는 영향은.

“타 원전지역에서 갑상선 암환자가 발생했다거나 기형송아지를 출산했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지만 실제로 우리 지역에선 그런 말을 듣지 못했다. 군민들이 그런 것들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거나 그런 이유로 고향을 등지는 일은 없다.”

-어르신들 건강은.

“타 지역과 비슷하다. 대부분 80세가 넘었고 100세 어르신도 건강하게 지낸다.”

-경로당은 어떤가.

“경로당 시설은 잘 돼 있다.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물론 공기청정기, 정수기, 운동기구 등을 두루 갖췄다. 지회보다도 잘 돼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진군지회는 10개 읍·면 분회, 247개 경로당을 두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1만125명. 울진 군민은 4만8815명, 노인인구는 1만3322명이다. 김 지회장은 “울진은 산과 바다, 농촌이 어우러진 청정지역”이라고 소개했다.

-경로당 운영비는.

“경로당 한 곳 당 연 350만~380만원 선이다. 문제는 회원 100명 넘는 읍내의 경로당이나 촌의 경로당 운영비가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김 지회장은 “그 보다 시급히 해결할 문제가 난방비 등 일체의 운영비를 체크카드로만 사용하는 것”이라며 “면 소재지에도 슈퍼가 없는 곳이 많은데 꼭 카드만 써야 한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성길 지회장은 울진 출신으로 강릉사범학교를 나왔다. 대구에서 교편생활(39년)을 하다 60대 초에 명예퇴직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노인대학에 다니던 중 전임 지회장의 요청으로 노인대학장을 4년간 맡았다. 

-노인대학장을 지냈다.

“경북연합회 산하 23개 시·군 지회 중 울진군에 노인대학이 가장 많다. 지형 상 남북으로 길게 이뤄져 한곳에 모이기가 어려워 읍과 남부·북부·후포 등 4개권에 노인대학을 만든 것이다. 그밖에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 등 총 10여개가 있다.”

김성길 울진군지회장(왼쪽 두 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박태훈 사무국장. 직원이 총 3명이다.
김성길 울진군지회장(왼쪽 두 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박태훈 사무국장. 직원이 총 3명이다.

노인대학 한 곳 당 600만원의 군 예산으로는 운영 상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김 지회장은 “학장을 맡고나서 가장 먼저 보건소장, 경찰서장, 소방서장을 찾아가 강연을 부탁했더니 고맙게도 흔쾌히 승낙을 해주었고 간식비까지 지원해준다”며 “보건소장은 정례화한 강연을 통해 치매예방 등 건강정보를 제공해준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변화도 생겼다. 노인대학 지원자가 갑자기 늘어나 정원(40명)에서 더 이상 (학생을)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입학생이 늘어난 배경은.

“촌에선 장날을 이용해 노인대학에 올 만큼 교통편이 어렵다. 그런 분들을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앉혀놓고 그냥 돌아가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간식이나 점심을 제공했다. 비슷한 연배의 노인과 어울려 강의도 듣고 노래, 체조, 요가로 기분 전환도 하니 얼마나 좋은가.”

김 지회장은 “입학·수료식 등 기회가 닿는 대로 노인대학 강단에도 선다”며 “그때마다 사람을 곤충에 비유해 들려주는 일화가 있다”고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거미줄을 쳐놓고 기다리는 거미처럼 남의 것을 빼앗아 먹는 사람이나 개미처럼 부지런하지만 자기중심적으로 사는 사람이 되지 말고 자기들도 먹고 (사람에게도)도움이 되는 꿀벌 같은 사람이 되자는 말을 강조한다.”

-군청에서 노인회에 협조적인지.

“지회장 되고나서 가장 노력을 기울인 부분이 지회와 군청 간의 유대 관계이다. 해마다 지회 2층에서 개최하는 신년회와 총회에 울진군수께서 참석해 격려해주신다. 군청 행사에 항상 노인회장 자리를 상석에 마련하고 인사말 기회도 준다. 그만큼 예전과 달리 노인회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작년 10월, 갑작스런 태풍으로 사무실 집기들이 물속에 잠길 정도로 큰 수해를 당했다. 군청에서 대체 부지에 새 건물을 지어준다고 했지만 현재의 자리가 접근성이 가장 좋다. 건물 리모델링에 관해 군수와 협의 중이다.” 

김성길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군수께서 노인복지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며 “재능나눔활동사업 전담인력에 대한 지원으로 울진의 어르신들이 노노케어 등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이어가며 건강유지도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