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는 말이야~’ 대신 젊은이에 공감을…꼰대에서 벗어나기
‘나 때는 말이야~’ 대신 젊은이에 공감을…꼰대에서 벗어나기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0.06.26 14:46
  • 호수 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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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행복 중시하는 분위기 이해 못하면 ‘꼰대’ 전락… 서툰 조언 삼가야

사적인 질문, 내 자랑 늘어놓기 조심… 스스로 꼰대가 될 수 있음을 인정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지난해 가장 뜨거웠던 유행어 중 하나는 ‘라떼는 말이야’였다. 기성세대가 자주 쓰는 말인 ‘나 때는 말이야’를 풍자하는 표현이다. 그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후배들에게, 또는 자녀들에게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하려 한 것뿐인데, 돌아오는 것은 ‘꼰대’라는 꼬리표이다. 

과거에는 나이든 사람의 경험이나 생각이 사회의 기틀을 유지하는데 필수 요소였다. 하지만 요즘 같은 고도의 정보화 사회에서는 오히려 젊은이들이 첨단 지식, 정보에 더 앞서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기성세대가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 소개한다.

◇꼰대의 정의와 기원

꼰대란 ‘자신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속어로 사용되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 어른들이 꼰대로 평가받는 것은 젊은 세대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기성세대는 농경문화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성실성’을 몸에 각인했다. 꼭 농경사회나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그때에 통용되던 진리를 바로 윗세대로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렇다 보니 “나 때는 밤을 새워서 일했는데”, “예전 같으면 이건 고생도 아니야” 등 고생과 무용담을 자랑처럼 이야기한다. 이는 기성세대들이 상명하복의 수직적 문화 속에서 주어진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성실성을 미덕으로 여겨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조직에 대한 성실과 충성보다는 개인의 행복과 균형 있는 삶을 중시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다보니 일과 생활의 균형을 강조하는 ‘워라밸’과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꿈꾸는 ‘소확행’을 중시하는 요즘 세대들의 가치관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집단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꼰대로 전락할 위험이 높다. 

◇꼰대 유형

▶고정관념형=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자신의 경험이 쌓이고 자신만의 고유한 시각이 뚜렷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보면 자신이 겪은 세상과 경험이 자신에게는 절대적 진실이 되고 자신의 정체성과 생각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사람들의 경우 다른 세대, 다른 경험에서 나온 행동이나 생각들이 이해가 되지 않고 자신의 기준에서 볼 때 수정해줘야 할 잘못으로 느낀다. 즉, 나의 관점이 옳고 다른 사람의 관점은 틀리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공감력 부족형= 이 유형의 경우, 그저 자신의 경험과 입장에서만 상대방이 이런 감정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상대방의 실제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 사람에게 맞는 충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충고를 하게 된다.

“내가 지내보니 이런 점이 힘들고 이럴 땐 이렇게 해야겠더라”면서 자신의 고통을 통해 얻은 교훈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려 한다. 이는 인간이 가진 보편적이고 이타적인 욕구라 할 수 있지만 지나친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인정욕구형=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내가 해본 방식을 젊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받아들여서 그 방법을 따라해 주고, 나의 방법으로 성공을 할 때 나의 성공이 더욱 입증되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자신이 살아온 인생, 쌓아온 노하우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이런 내적인 욕구로 인해 꼰대는 묻지도 않았는데 인생의 팁과 조직의 생리에 대해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되면 언제나 말해주고 싶어 한다.

◇꼰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

① 나이 묻지 않기

한국 사회에서 무턱대고 나이를 묻는 것은 상대방과 위아래를 겨루자는 의미이다. 자신의 나이가 더 많음을 상대에게 주지시키고,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하고 싶지 않음을 드러내는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비슷한 나잇대 사람들에게 견주어 상대가 어느 정도로 사회적 자본을 축적했는지를 재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당신은 꼰대 판정을 받을 수 있다.

② 상대방 삶에 참견하지 않기

“애인은 있느냐”,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 “왜 아이를 가지지 않느냐”, “취직은 어찌 되고 있느냐” 등의 질문은 쉽사리 공유할 만한 성격의 것이 아니다. 친해지기 위해 건네는 질문으로서도 부적절하다. 

이는 나이대별 당면과제 이행에 대해 추궁하는 느낌을 준다. 차라리 좋아하는 음식이나 동물을 물어보는 것이 더 낫다.

③ 자랑 늘어놓지 않기

상대방에게 자신의 인생 자랑은 ‘노잼’(‘재미가 없다’는 뜻의 속어)이다. 당신이 살아온 시절에 대한 자랑은 당신에게만 유효하다. 당신의 인맥 자랑은 당신에게 잘 보이라는 알량한 호소임을 상대방은 너무나도 잘 알아챈다. 어느 것으로도 결코 유익하지 않다.

④ 나이나 지위로 대우받으려 하지 않기

나이나 지위를 내세워 대우를 받고 있다면 지금 과감히 던져야 한다. 도리어 자신이 젊은이들에게서 ‘꼰대가 아닌 분’으로 인정받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멋진 대우를 받는 셈이다. 

⑤ 스스로 꼰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자신이 젊은이들에게 꼰대로 비칠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이 얼마나 꼰대와는 거리가 있는지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도 있다. 모두 스스로의 꼰대성과 마주하며 싸우고 있다는 증거들이다. 

한국 사회에서 꼰대성이란 자신보다 젊어 보이는 이들 앞에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쉽게 꺼내는 내 안의 괴물과도 같다. 그 괴물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꼰대 탈출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상대와 내가 살아온 시간이 다름을 인정하고 그 괴물을 늘 경계해야 한다. 그러면 꼰대가 아닌 어른에 가까워질 것이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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