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재 대한노인회 충남 서산시지회장 “노인 4苦 스스로 해결해야…일자리 창출이 해답”
우종재 대한노인회 충남 서산시지회장 “노인 4苦 스스로 해결해야…일자리 창출이 해답”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7.03 14:13
  • 호수 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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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시절 경로당 회장·분회장 활동비 신설…보람 느껴

취임식 생략한 채 각종 사업 개시…산림조합과 업무협약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우종재(74) 전 충남 서산시의회 의장이 대한노인회 충남 서산시지회장이 된 건 우연한 일이 아니다. 우 지회장은 일찍부터 노인회에 관심을 갖고 서산의 노인복지와 권익신장에 기여해왔다. 우 지회장은 “시의원 시절 어르신들 장수수당, 효도수당과 함께 경로당 회장과 분회장의 활동비를 신설했다”며 “특히 제가 시 의장 때 지회 임원과의 간담회를 정례화 시킨 후 현재까지 열리고 있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우 지회장은 지난 4월 취임했다.

-취임식은 잘 치렀는지.

“코로나19 사태로 취임식을 생략한 채 지난 4월 1일자로 지회장 임기를 시작했다. 주변에서 취임식을 제안했지만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마당에 취임식을 하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

“5월 초에 말벗서비스 같은 대면 일자리를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식으로 8개 노인일자리 사업을 모두 재개했고 지회 임원, 분회장 등 26명과 시의원 13명 등 40여명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그리고 7월 초에 산림조합과 노인일자리 관련 업무협약을 한다.”

-간담회에선 어떤 말들이 나왔나.

“서산시는 15개 읍·면·동 분회가 있다. 이 중 10개 읍·면 분회는 사무실이 있지만 5개 동 분회는 사무실이 없다. 분회 사무실을 만들어달라는 것과 노인일자리 확대 그리고 노인들이 동아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종합복지회관을 지어달라고 했다.”

서산시 전체 인구는 18만여명, 노인인구는 3만1000여명(18%)이다. 서산시지회는 385개 경로당을 두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1만8000여명이다. 

-노인일자리 사정은 어떤가.

“지회가 노인 적합형 일자리(바다사랑지킴이, 아파트택배 등)를 개발하는 시니어클럽도 함께 맡아 한다. 지회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노인일자리가 1300여개이고 시니어클럽이 700개, 그밖에 각 기관·단체 1000여개 등  3000여개에 달한다.”

지회는 저소득 노인의 지속적인 사회참여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일자리를 많이 창출했다. 취약노인 가정을 방문해 말벗과 생활 상태를 점검해주는 ‘도란도란 노노케어’와 ‘우리두리 노노케어’, 경로당 식사준비와 환경정화활동을 하는 ‘경로당 도우미’, 독거노인 공동생활 및 노인대학 시설안전 확인 등의 일을 하는 ‘행복도우미’ 그리고 경로당운영비, 회계, 민원처리를 돕는 ‘경로당 민원도우미’와 도서관 환경정화를 하는 ‘실버북선생님’ 등이 있다. 

-어르신들에겐 일자리가 중요하다.

“당연하다. 100세 시대 장수는 축복일 수 있지만 복지서비스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재앙이다. 노인의 4苦(빈곤·질병·고독·무위)를 해소하는데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사람의 만족이란 한이 없다. 노인 인구 1000만 시대, 이제는 노인 스스로가 4고를 해결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일자리이다.”

이어 “노인이 일을 하면 건강을 유지하기 때문에 병원 갈 일이 적어져 크게 보면 국가 재정에 이득이 되고 개인적으로는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 도움이 된다. 앞으로는 자식에게 도움을 주는 부모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종재 서산시지회장(앞줄 중앙)이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우 지회장 오른편이 김미영 사무국장.
우종재 서산시지회장(앞줄 중앙)이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우 지회장 오른편이 김미영 사무국장.

-취임 일성으로 ‘자랑스런 서산의 노인, 아름다운 노후’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어떤 의미인가.

“가까운 예를 하나 말씀드리겠다. 인지면 분회장의 나이가 89세로 이번에 연임됐다. 그분은 93세까지 일하게 된다. 그 분회의 사무장이 91세로 분회장보다 두 살 많다. 이번에 분회장 인증서를 전달하면서 제가 건강 비결을 부탁하고 축하 인사도 드렸다. 바로 그런 분이 고령화시대에 젊은 세대로부터 존경 받고 일하는 노인의 모범사례이자 슬로건에 딱 맞는 주인공이 아니겠는가.” 

우종재 지회장은 지방공무원 생활을 30년간 했다. 서산시의회 6·7대 의원, 7대 시의회 의장을 지냈다. 경로당활성화지원협의체 위원장 역임. 현재 원예농협협동조합 사외이사로 있다. 부석면취평1리경로당 부회장을 지냈다. 옥조근정훈장, 국무총리표창, 장관표창(3회)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공무원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은.

“농업직 공무원으로서 농민과 소비자가 농산물 유통과정에서 중간마진으로 인해 피해보는 걸 두고만 볼 수 없어 농산물직거래사업을 시도했다.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흘 동안 서산의 특작물인 육종마늘, 생강, 누엣가루 등을 판매해 3억원의 수익을 올린 일이 있다. 서산 출신 방송인이 도와주고 TV 생방송에도 나가고 해서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이후로 여기저기서 농산물직거래가 활발해지기도 했다. 그 사업으로 인정을 받아 승진도 남보다 빨랐다(웃음).”  

-시의회 의장도 지냈다.

“제가 면사무소 있을 때부터 노인들과 접촉하며 늘 노인복지를 생각했다. 시 의장이 되고나서 가만 보니 전 의장들은 다른 사회단체들하고는 접촉을 많이들 하지만 노인조직하고는 한 건도 없더라. 그래서 처음 한 일이 서산시지회 노인회 임원들과 간담회를 추진했다. 상·하반기에 한 번씩 의장실에서 모여 경로당 애로사항 등을 듣고 서산시 노인복지 발전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서산시지회 경로당 회장과 분회장들은 우 지회장 덕분에 일찍부터 활동비를 받고 있다. 우 지회장이 시의원으로 있을 당시 서산시 노인건강생활 상담센터 및 운영 조례에 이어 서산시 노인복지증진조례를 공동발의해 신설했기 때문이다.  

우 지회장은 “공직생활 경력 중 노인복지와 관련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경로당 회장과 분회장 활동비 지급”이라며 “조례에는 경로당 회장 5만원, 분회장 10만원씩으로 돼 있었지만 예산 형편상 3만원, 5만원으로 하향해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앞으로 조례 내용대로 인상되도록 서산시장께 건의했다, 선거공약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에 3000만원을 들여 전 경로당과 분회, 노인대학에 발열체크 체온계와 마스크를 공급했다. 시장께 요청해 혈압측정기를 비롯 식탁·소파 등 입식 시설을 순차적으로 갖춰 나가려고 한다. 노인의 최대 관심사가 건강이다. ‘혈압 한 번 재러 간다’고 경로당에 나왔다가 점심도 드시고 영화감상, 요가 등 취미생활도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다.”

우종재 지회장은 인터뷰 끝에 “지회장이 된 건 명예직이 아닌 일하기 위해서”라며 “바둑·장기 두는 회원 외의 노인들을 경로당으로 유도하기 위해 노인일자리 창출과 프로그램 개발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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