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자연요법의 놀라운 효과
[백세시대 / 세상읽기] 자연요법의 놀라운 효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7.10 13:41
  • 호수 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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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지인이 몇달 전 간경변 초기, 췌장낭종 진단을 받았다. 그는 10년 이상 당뇨병을 달고 다녔고, 그보다 훨씬 전에 고혈압과 간에 지방이 듬뿍 낀 중증 지방간 진단도 받았다. 지인의 몸은 대사증후군의 집합체였던 것이다. 

지인은 어느 날 평소 집근처에 다니던 의원에서 정밀검사 권유를 받았다. 혈소판 수가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지인은 168cm, 75kg의 퉁퉁한 편으로 정상인과 다름없이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다. 특별히 아프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호소하지 않았다. 그는 의사의 권고대로 CT촬영, 내시경초음파, 위내시경, 혈액검사 등 4가지 검사를 했고 이에 대한 비용으로 100여만원을 지불했다.

그런데 놀랍고도 황당한 사실이 벌어졌다. 지인이 두툼한 검사결과지를 가지고 찾아간 대학병원의 간전문의와 췌장전문의 두 의사로부터 들은 대답은 “약이 없다. 경과를 관찰할 뿐”이었다. 

“세상에 큰돈을 들여 온갖 첨단의료기기를 동원해 찾아낸 질병을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없다니….” 지인은 이렇게 중얼거렸다. 믿기지 않은 이 상황에 화가 나기까지 했다. 그것은 현대의학의 한계와 그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무능함(?)에 대한 분노였다. 지인은 이런 말도 덧붙였다. “도대체 내로라하는 선진국의 그 수많은 첨단의학연구소, 기라성 같은 노벨의학·생리학상 수상자들은 지금까지 도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최근 독일인 의사가 흥미로운 책을 발간했다. 의학박사 안드레아스 미할젠의 ‘자연으로 치료하기’(열린책들)다. 그는 베를린 샤리테병원의 자연요법 교수이자 독일의 유서 깊은 자연요법 시설인 베를린 이마누엘병원의 자연요법센터장이다. 그는 책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길게 자연요법의 장점을 설명했다. 

“현대의학엔 자연요법이 필요하다. 그것도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다. 점점 늘어나는 만성질환은 ‘국민병’이라는 이름을 얻을 정도로 만연하고 모든 병을 수술과 의료 처치, 새로운 약으로만 고치려는 강단의학은 점점 많은 부작용과 비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자연요법의 전통적 치료 방법은 오직 경험에만 근거를 두고 있음에도 수천년 동안 사람들의 생명을 지켜왔고 효과 역시 놀라웠다. 그러나 과학적 토대와 환상적인 진단 기술 및 치료법으로 무장한 현대의학이 등장하면서 수많은 옛 지식은 케케묵거나 심지어 틀린 것으로 여겨져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혔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현대 생물학과 의학의 최신 연구로 자연요법이 결코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아닐뿐더러 현재의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실용적 방법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치료비의 증가와 만성질환의 증가로 드러난 의학의 위기적 상황에서 자연요법은 기존 질병을 몰아내고 새로운 질병을 막을 길을 제시한다.”

이 독일인 의사는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관절염, 우울증 등 노인들에게 흔한 질병 치료에 똑같은 처방을 내린다. 그것은 식생활 개선과 감량, 단식, 운동, 요가, 명상 등이다. 그는 “의사들은 영양 섭취 자체에 관심이 없다. 내과의사들이 이구동성으로 했던 말이 있다. ‘무엇을 먹는지는 상관없다. 중요한 건 약이 맞느냐는 것이다’”라는 말로 약보다는 음식이 질병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한 점을 강조했다. 

앞에서 언급한, 현대의학으로부터 외면당한 기자의 지인은 독일인 의사의 책을 접하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자연요법에 들어갔다. 인스턴트음식과 동물성식품을 멀리하고 채식 위주의 소식을 했다. 간헐적 단식과 매일 아침·저녁 운동으로 석 달여 만에 10kg를 감량했다. 그리고 혈액검사에서 당화혈색소, 간수치, 혈압 등이 정상에 가깝다는 결과를 얻었다. 당뇨 증상도 거의 사라진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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