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만 대한노인회 강원 동해시지회장 “경로당을 ‘경로복지안심센터’로…위급 시 관계기관에 통보”
남경만 대한노인회 강원 동해시지회장 “경로당을 ‘경로복지안심센터’로…위급 시 관계기관에 통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7.17 13:33
  • 호수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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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장 시절 ‘노인회 지원에 관한 조례’ 통과시켜 

지회 회관 리모델링, 경로당 프로그램 정착에 기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경로당은 한여름에 ‘무더위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강원 동해시지회는 한 술 더 떠 지역 안전의 파수꾼까지 하고 있어 화제다. 남경만(76)동해시지회장은 “2015년에 경로당을 경로복지안심센터로, 경로당 회장은 경로복지안심센터장으로 호칭하고 새로운 기능을 부여했다”며 “그 역할은 지역 내 사건·사고를 신속히 인지해 관계 기관에 알리고 복지사각지대 세대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10일,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에 위치한 지회에서 남 지회장을 만나 남다른 지회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동해시지회 사무국장 출신인 남 지회장은 2017년 6월에 재임했다.

-조만간 경로당 문을 연다.

“동해시는 지금까지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경로당 문 열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는데 20일부터 개방이 허락돼 한숨 덜은 기분이다. 그 전에 경로당 회장을 대상으로 사흘 동안 개폐 시간, 급식 여부, 방역 등 공지 사항을 전달한다.”

-무더위쉼터로서도 경로당이 필요하다.

“어르신들은 근검절약이 몸에 배 집에 혼자 있을 때 좀처럼 에어컨을 켜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하루라도 빨리 문을 열어야 한다. 우리는 쉼터 역할도 하면서 지역 안전의 파수꾼 기능도 한다.”

-파수꾼이라고.

“경로당 회원들이 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분들이 아닌가. 예컨대 어느 집 가장이 갑자기 사고를 당해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어르신들이 가장 먼저 인지하고 신속히 동사무소에 알려 사태가 악화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일종의 안전망 구축으로 위험요소가 발견되면 통보하고 복지사각지대 세대 구성원들 관리도 한다. 5년 전 이런 취지로 ‘경로복지안심센터’란 명칭을 부여했다. 경로당 회장은 안심센터장으로서 관계기관 전화번호를 항시 휴대하며 회원들이 평상시 역할 수행을 잘 하도록 지속적인 교육도 한다.”  

-효과는 어떤가.

“큰 사건사고가 거의 없어 눈에 띄는 성과는 적지만 주민들이 경로당을 볼 때 마음 든든해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시에서 최대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 경로당 비품 수요가 발생하면 100% 교체해주고 신규 경로당엔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제공한다. 공기청정기, 안마의자, 한궁도 다 보급했다. 회원들이 ‘집보다 좋다’며 경로당을 애용하고 있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공원관리, 학교지킴이 등 공익형사업에 200명, 경로당 별로 식사 준비와 청소를 해주는 경로당 행복도우미 244명 그리고 노인재능나눔사업 150명 등이다.”

-지회만의 특화사업은.

“25개 경로당, 400여명이 참여하는 공동영농단을 운영 중이다. 시로부터 경로당 한 곳 당 200만원의 지원을 받아 유휴지를 빌려 농사를 짓는다. 지난해에 감자·옥수수·들깨 등을 재배해 자체 소비하고 남은 수확물을 판매해 총 33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수익금은 경로당 운영에 쓰인다.”

남경만 강원 동해시지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남 지회장 왼편이 이춘우 사무국장.
남경만 강원 동해시지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남 지회장 왼편이 이춘우 사무국장.

이밖에도 도 사업비로 운영하는 경로당 특화 영농사업이 있다. 지난해 3개 경로당(45명)이 한 곳 당 500만원의 지원을 받아 고사리·울금·팝콩·옥수수 등을 재배해 연간 15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두 사업의 차이라면.

“공동영농단은 시비로, 특화 영농사업은 도비로 운영하는 점이 다르다. 시·도 지원금은 토지·기계사용료, 식대, 인건비 등에 쓰인다.”  

-영농사업의 계기가 있었나.

“어르신들이 화투로 하루를 보내는 걸 보고 여가활동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유휴지도 많고 어르신들이 농사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시장께 건의했더니 바로 승낙해주었다.”

남경만 지회장은 동해 출신으로 공무원 생활을 잠시 했다. 이후 개인 사업을 하다 접고 동해시지회 사무국장으로 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7년간 노인회에 봉사한 경력을 인정받아 2015년 동해시지회장에 무난히 선출됐다. 동해시 인구는 9만2000여명, 노인은 1만5000여명이다. 동해시지회는 7개 읍·면분회, 120개 경로당을 두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7300여명이다.

-지회 사무국장이 된 배경은.

“사업을 접고 쉬고 있을 당시 삼척군에서 같이 근무했던 전임 지회장의 권유가 있었다.”

-그간의 업적 중 기억에 남는 일은.

“지회 회관을 리모델링해 노인대학 등 노인회 운영이 크게 개선된 점이다. 회관 건립에 노인회 기여가 컸다. 처음에 전임 지회장과 국회의원이 협력해 도비(1억5000만원)를 받아 시에 전하자 시에서 땅(150평)을 내놓고 이 건물을 지어준 것이다. 그 뒤 4억여원을 들여 칸칸이 나뉜 내부구조를 지금과 같이 넓게 터 사무실과 노인대학 강당으로 쓰고 있다.”

남 지회장은 또 다른 업적으로 경로당 프로그램 정착을 들었다. 남 지회장은 “과거 놀이문화는 화투뿐이었다. 지금과 같은 노래·요가·건강체조 등 프로그램도입에 많은 시간과 수고가 따랐다”고 기억했다.

-프로그램 도입 초기 저항이 컸나보다.

“3~4년 전만 해도 프로그램에 무관심했다. 제가 (경로당을)찾아가도 회원들이 화투에 몰입돼 쳐다보지도 않았다. 제가 ‘그만 하시라’고 말하면 서운해 할 것이 분명해 한 가지 묘안을 냈다. 방문 전에 경로당 회장에게 전화로 알려 경로당 회장이 먼저 회원들을 설득해 화투판을 치우도록 한 것이다(웃음). 이제는 서로 더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동해시지회는 남 지회장의 남다른 봉사와 노력으로 오늘과 같은 복지를 누리게 됐다. 남 지회장이 사무국장 초임 시절에는 지회장 포함해 직원이 3명에 불과했고 시 보조금도 인건비 정도였으며 자체 사업도 전무하다시피 했다. 지회와 경로당의 관계는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는 수준이었다. 

남 지회장은 “2010년 들어서 시 지원이 늘자 조금씩 경로당 회장과 유대도 깊어졌다”며 “결정적으로 노인회 위상이 정립된 건 2014년 시와 함께 노인회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면서였다”고 기억했다.

남경만 동해시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백세시대’ 신문과의 소중한 인연도 소개했다. 

“백세시대 신문 창간 이듬해부터 지금까지 전 경로당이 신문을 구독하며 신문에 보도된 지회 관련 기사를 스크랩하고 있다”며 “제가 신문을 들고 시청 담당자를 찾아가 ‘노인들에게 유익한 신문’이라고 소개하자 바로 협조가 이뤄졌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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