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협찬광고 잘하는 것도 실력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협찬광고 잘하는 것도 실력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7.17 13:38
  • 호수 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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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5일 한 연예전문매체에서 인기가수를 비롯한 몇몇 유튜버들이 ‘PPL’(피피엘)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돈을 주고 산 것처럼 행동했다며 문제 제기를 해 주목을 받았다. PPL이란 ‘Product Placement’(프러덕트 플레이스먼트)의 약칭으로 특정 상품을 영화 및 방송의 소도구로 이용하면서 간접적으로 광고를 하는 것을 말한다. 

요새는 다소 주춤하지만 한때 큰 영향을 끼쳤던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유명 블로거들이 협찬을 받은 제품을 마치 실제로 구매해 사용후기를 쓴 것처럼 해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이로 인해 현재는 협찬을 받아 사용기를 쓸 경우 글 말미에 ‘본 사용후기는 어느 회사로부터 무상으로 제품을 제공받아 직접 체험 후 작성했습니다’ 같은 문구를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유튜브도 비슷하다. 대부분의 유튜버들이 영상 좌측 하단에 ‘유료광고포함’이란 문구를 넣어 PPL임을 명시하고, 이런 광고성 영상은 해당 유튜버가 올리는 평균 조회수보다 비교적 낫게 나오는 편이다. 

연예전문매체가 PPL인데 아닌 척 한 것은 도덕적 문제라는 시각에서 이를 비판했고 논란이 된 유튜버들 역시 해명에 나서며 추후 영상제작에 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튜브 등에 광고수입을 많이 빼앗긴 지상파를 비롯한 케이블, 종편 채널도 PPL이 장악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능 방송의 경우 비교적 PPL을 매끄럽게 잘 소화하고 있다. 현재는 종영한 MBC ‘무한도전’의 경우 대형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했는데 그럴 때마다 많은 PPL이 등장했다. 하지만 유재석 등 베테랑 예능인들은 이를 웃음으로 소화해내면서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줄였다. 특히 유재석은 최근 방영 중인 ‘놀면 뭐하니?’ 등에서도 프로그램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며 간접광고를 해 ‘PPL 장인’이라는 새 별명도 얻었다. 

반면 드라마의 경우 PPL 때문에 분위기를 흐리는 사례가 많다. ‘극한직업’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이병헌 감독처럼 PPL을 작품의 한 부분으로 완벽하게 녹여내는 작가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여전히 많은 드라마가 엉성한 처리로 비판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을 성공시키며 최고의 작가에 반열에 올라선 김은숙 작가가 참여해 기대를 모은 ‘더 킹 : 영원의 군주’다. 이 작품은 높은 제작비 때문에 PPL이 많이 등장했는데 이를 터무니 없게 처리하면서 극 분위기를 완전히 저해했고 결국 드라마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대중들도 방송 제작에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PPL을 이해한다. 하지만 어설프거나 이를 속이는 행위까지 눈감아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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